동물자유연대

센터에세이

시골개 곰순이, 도비, 블레니 집지어주기~!
반려동물복지센터 2018-03-29 오후 3:56:13 650 47






한 여름, 뜨거운 햇볕에 온 몸이 타들어 갑니다. 나무 그늘이 있다면 훨씬 나을텐데 작은 플라스틱 개집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손바닥만합니다. 이마저도 없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차가운 물이라도 한 사발 먹고 싶지만 며칠째 물그릇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겨울에는 좀 나을까요? 온 종일 추위와 싸워야 하니 여름과 마찬가지로 괴롭습니다. 더 힘든 것은 짧은 목줄입니다. 시골개들은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다가와도 줄에 묶여 있어 도망가지 못합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무섭다고, 다가오지 말라고 짖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는 시골에 있습니다. 센터 진입로에도 여러 마리의 시골개들이 살고 있습니다. 개들은 차에 치어 죽기도 하고 어느날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합니다. 주인 있는 개들을 모두 데려 올 상황도 여건도 되지 않아 마음 아픈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천천히 개보호자와 얼굴을 트고 개를 키우게 된 이유, 개의 성격 등을 알아 나갔습니다. 온 몸이 까만 '블레니'는 어린 자녀들이 원해서 데려왔지만 부모는 바쁘고 자녀들은 작고 품종 있는 개를 좋아해 관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도비는 강아지일 때 데려왔는데 개를 키우는 것이 처음이라 훈련이 안되어 낯선 사람을 물고 때로는 주인도 물었습니다. 곰순이는 도비의 친구로 데려 왔는데 기가 센 도비에게 치였습니다. 

개보호자들은 묶어 두는 것 외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밖에서 사는 개들의 복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고 오랫동안 이렇게 키워왔으니까요. 도비의 경우는 사람에게 해를 가할까 더욱 짧은 목줄로 통제했습니다. 

블레니는 굉장히 겁이 많고 소심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꼬리를 말고 목줄이 끊어져라 도망가지만 이내 줄에 붙들려 오도가도 못하고 벌벌 떱니다. 도비는 낯선 사람이 지나가면 과도하게 흥분하여 날뜁니다. 이내 곰순이와 줄이 꼬이고 두 녀석은 꼬인 줄을 풀지 못해 더욱 흥분합니다. 

목줄은 주인 있는 개라는 표시이고 집을 나가거나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도구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개들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목줄을 채우면 심각한 성격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블레니처럼 극도로 겁이 많은 개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도비도 자세히 보면 겁이 많아 먼저 위협을 가합니다. 난 목줄에 묶여 있어 도망가지 못하니 '나에게 다가오지마!'라고 끊임없이 메세지를 주는 것이죠. 이것을 알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방어하는 방법이 무는 것입니다.

목줄의 길이를 늘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겁이 많고 소심한 개들의 경우는 자기만의 공간과 은신처가 필요합니다. 개보호자와 마을 노인회장님의 동의를 구해 3월 21일 수요일, 블레니&도비&곰순이에게 견사를 지어 줬습니다. 







블레니, 도비, 곰순이 

그 동안 짧은 목줄을 교체해주고 집과 방석, 겨울에는 볏짚을 넣어 주며 
개보호자와 친분을 쌓고 개들의 성격을 파악해 왔습니다.  





꽃쌤추위가 절정에 달해 바람이 매서웠던 3월 21일. 
4명의 자원봉사자와 센터 활동가들이 뭉쳤습니다. 







제일 먼저 견사 바닥에 깔아 줄 보도블럭을 옮깁니다. 
보도블럭 1개의 무게가 8kg 정도 되었지요. 겁나 무거움 ㅠ 










견사 프레임과 부속품, 지붕, 바람막이도 옮겨서 트럭에 실었습니다. 

 같.은.시.간.

아랫마을에서는 기존 견사의 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새 견사를 올리기 위해 바닥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업의 능률을 올려 줄 최신식 기구인 ㅎㅎ 낫과 호미, 곡괭이들이 열일 하고 있네요 ^^;;





폐기물이 한가득입니다.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폐기물도 치워줘야죠 ㅎ 







다음은 견사 바닥의 50%를 차지 할 보도블럭을 깔고 있습니다. 

보도블럭은 비가 와서 흙바닥이 젖어 개들의 몸이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해주고,
자고 쉬는 공간(보도블럭위)과 배변(흙바닥)을 보는 공간을 분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기가 센 도비에게 치여 살던 곰순이입니다. 







바닥이 완료되고 다음은 견사의 프레임을 설치합니다. 

 같.은. 시.간.

20m 떨어져 있는 블레니의 견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기존 견사를 철거하려면 블레니를 옮겨야 하는데
소심나라 소심공주 블레니의 저항이 만만치 않네요 ㅠ







요럴땐 우리 동물훈련 활동가가 당근 해결하지요~





블레니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철거 작업에 들어갑니다. 









곰순이와 도비의 집은 어느새 완성이 되어 가네요 ^^

프레임을 세우고 낯선 사람들의 눈과 바람을 막아 줄 가림막과 
비와 눈을 막아 줄 지붕까지 올립니다.





우리는 '완벽한 팀'이니까 지붕 틈새에 실리콘도 쏘아 줍니다 ^^





우리만 보면 사납게 덤벼들던 도비(오른쪽)가 웃어주네요 ~~





백만볼트 웃음 발사 ~~~~~~





블레니의 견사도 완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다 해줘야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 

말과 글로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서 입니다. 

장기적으로 생각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활동도 있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해결하는 활동도 있습니다.


견사 설치를 하는 날, 마을 분들께서 음료와 간식도 준비해 주시고

새롭게 탄생한 견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아..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진작에 해 주었주면 좋았을 걸.. 얘기해 주시고

마을 진입로가 깨끗하게 바뀌어 너무 좋다고 해 주시네요.

아마 견사를 구입하시거나 위 모델을 적용하여 만들어 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소문을 타고 답내리 개들의 전반적인 복지가 높아 질 것입니다 ^^


더욱 기쁜 것은 블레니,도비,곰순이의 행동 변화 입니다. 

예민함과 공격성이 많이 줄었습니다. 당연히 짖음도 줄었지요.

그만큼 마음이 편해진 것입니다 ^^






*견사 제작 비용이 궁금하신 분들께 공유합니다. 

 재료 
 가격 
기타  
총액  
보도 블럭  
1장 2000원 내외  
운반비 별도  
 
 견사 프레임 
3m * 4m  30만원 내외 
운반비 별도  
 
바람막이, 지붕  
샌드위치 판넬  10만원 내외
설치비 별도  
 
 
 
 
 
 
 

견사 크기에 따라
50~100만원 

견사프레임은 검색창에 <대형견울타리>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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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윤정혜
    2018-04-02 오전 11:45:21 | 삭제
    출근길 안성ic 부근의 주유소에 삽살이에게도 선사하고 싶은, 집이네요^^
  • 김은숙
    2018-04-11 오후 5:11:16 | 삭제
    센터 활동가들 이런 봉사도 하시네요. 감동입니다. 아이들의 삶이 많이 격상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