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구조] 신촌 고양이 흰발이에게 다가온 행운

위기동물

[구조] 신촌 고양이 흰발이에게 다가온 행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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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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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에 고양이 한 마리가  체념한 듯 앉아 있습니다.
주위도 지저분하지만 고양이의 몰골도 말이 아닙니다.
태생이 깔끔한 고양이가 왜 저런 모습을 하게 되었을까요.
몇 주간 지켜보며 밥을 주었던 제보자의 말을 듣고 현장에 방문하였습니다.
 

 
고양이를 만난 곳은 신촌의 골목이었습니다.
제보자는 이 지역에 사는 것도 이 지역에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상태가 안 좋은 고양이를 발견한 후 매일 일부러 방문하여 밥을 챙겨 주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몸이 많이 안 좋은지 먹는 것도 불편해 보였습니다.



고양이는 발 끝만 유난히도 흰 색이어서 흰발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나타난다는 흰발이를 현장에 방문하여 포획틀을 설치한 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의 등장에 긴장을 했는지 잠깐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한 눈에도 몸이 상당히 안 좋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보자가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포획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후 흰발이가 포획틀에 들어왔습니다.
흰발이의 얼굴은 처음 제보되었던 사진이나 포획 후 모습이나 많이 힘이 없어 보입니다.
마치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곧바로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검사 결과는 놀랍게도 고양이면역결핍증(FIV)에 치주염 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에이즈라고 하는 병입니다.
치주염이야 치료를 하면 되지만
고양이면역결핍증은 흔하지 않은 질병인데다가 치료 방법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면역결핍증이다 보니 치료를 한다는 것 보다는 어떻게 케어를 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방사나 보호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무엇보다 질병으로부터 최대한 보호를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단 동물자유연대는 흰발이 치주염 치료를 하면서 약해진 몸의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치주염 치료를 진행하면서 제보자와 활동가와 수의사 모두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행중에도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제보자를 통해 흰발이를 생을 다하는 날까지 보호해 주겠다는 분이 나타난 것입니다.
너무도 큰 병을 혼자 견뎌내다가 길에서 혹은 병원 입원실에서
고통스럽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던 흰발이에게
병은 큰 불행이었지만 또 다른 행운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보해 주신 분이 흰발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겉모습은 어쩐지 초췌해 보이지만 그래도 기력도 많이 차렸고
건사료도 이제 먹을 수 있다고 하니 마음이 놓입니다.
 
흰발이에게 찾아 온 불행이 이제는 희망으로 바뀌어
다시 한 번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댓글


최지혜 2014-08-02 13:43 | 삭제

조만간 흰발이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길 기대해 볼께요..
고달프게 살았던 흰발이에게 지금의 행운은 ..행운이 아닌 당연히 받아야할 사랑이 이제야
뒤늦게 찾아온듯이.. 말이예요..
입양자분 감사합니다..흰발이에게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세요.


정진아 2014-08-04 10:47 | 삭제

집이나 회사 근처도 아닌, 멀리 떨어진 곳의 길고양이에게까지 밥을 주기 위해 근처 상인 분들을 설득하고, 구조 후 임보까지 맡기로 해주신 제보자분들을 보면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곳곳에서 알게모르게 길고양이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된 흰발이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이혜현 2014-08-04 09:25 | 삭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ㅠㅠ 흰발아~ 이제는 행복한 날들만 있을거야~ 치료 잘 받고 어서 건강해지렴!!


네로소망 2014-08-04 14:46 | 삭제

흰발이의 표정이 정말 뭉클합니다. 흰발이를 위해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경숙 2014-08-04 18:18 | 삭제

ㅠㅠ
맘이 아프네요
흰발아~ 얼른 나으렴 ㅠㅠ
제보자(구조자)님과 입양자님
두루 고맙습니다


민수홍 2014-08-06 11:07 | 삭제

흰발이, 더 많은 사랑과 즐거움을 느끼고 누리길!!!


이재은 2014-08-07 17:26 | 삭제

얼마나 고된 삶을 살았기에 차라리 도도하게 보여져야할 고양이가 저렇게 초췌한 모습일 수 있을까요. 꼭 병을 이겨내고 반려자분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프고 병든 길냥이를 챙겨주신 제보자분도 너무 감사한 분이네요. 나중에라도 씩씩하고 활기찬 모습의 사진도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동네 길냥이들이 눈에 밟히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