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쓰담쓰담] 안구가 파열되어 피를 흘리던 대장 고양이, 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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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안구가 파열되어 피를 흘리던 대장 고양이, 구름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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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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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는 2017년 영역을 삼고 있던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그 주변으로 이주한 많은 고양이 중 하나입니다. 구름이는 자상하고 다정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엄마 젖을 뗀 새끼 고양이들을 다 데리고 다니며 알뜰살뜰 보살폈고, 제 혈육이 아닌 어린 고양이들도 계속 품어주는 관대한 대장냥이이자 말 그대로 아빠 고양이였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몸에 이상징후가 나타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약도 먹이고, 필요하면 치료도 받게 하며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부터 한쪽 눈이 점점 이상해지더니 갑자기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한쪽 눈에서 피를 흘리는 구름이를 보고 긴급하게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진료 결과 눈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능을 상실했을 것이라 하셨고, 더 이상 탈이 나지 않도록 적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12살이 훨씬 넘은 나이 든 고양이라 큰 수술을 받는 것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돌봐주는 사람들에게 애교 한 번 부린 적 없어도 하악질 한번, 크게 냥 소리 한번 안 내던 구름이는 수술 후 입원 기간 극도로 예민해졌습니다. 그릇도 매번 엎어놓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로 힘든 입원 생활을 보냈습니다. 실밥을 풀고, 구름이를 같이 돌봐주시던 분이 임시 보호를 하게 되었는데, 믿었던 사람한테 포획되어 배신감을 느낀 것인지 구름이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건강 상태는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 떠나버린 재건축 현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아파트 안을 돌아다니며 남겨진 고양이들을 돌봤습니다. 그동안 폭우나 폭설, 태풍보다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10여 년을 넘게 돌봤던 아이들이 아파하는 걸 보는 것이었습니다. 아픈 아이들을 모두 치료해 줄 수 없다는 게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동물자유연대 쓰담쓰담 덕분에 구름이를 치료해 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길 위,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직접 구조하여 치료 후 보호하고 계신 시민분들께 치료비를 지원하는 쓰담쓰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구름이’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