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서]KBS<다큐3일>방영분에 대한 한화의 사과와 KBS의 정정보도를 요구한다.

보도자료

[성명서]KBS<다큐3일>방영분에 대한 한화의 사과와 KBS의 정정보도를 요구한다.

  • 동물자유연대
  • /
  • 2014.07.21 17:28
  • /
  • 4516
  • /
  • 279

7월 20일 방영된 KBS <다큐 3일>의 ‘바다를 부탁해’편에서 시청자들에게 거짓된 내용을 전달하고, 해양동물의 보존과 복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방송된 점에 대해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촬영 협조를 한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현재 사육하고 있는 벨루가 3마리에 대해서 ‘”(다른 동물로부터) 공격을 당해서 무리에서 떨어지거나 고아가 된 벨루가를 한 군데서 모아놓고 관리를 하던 동물을 데려온 것”이라고 설명했고, KBS측은 이를 여과 없이 방송했다.
 
그러나 2013년 제 29회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정기총회에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가 해당 동물들에 대해 발표한 ‘흰고래 연구 및 사육관리’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1년 여름 6-7월에 포획된 개체로, 러시아 가두리에서 약 10개월의 순치과정을 거친 후 2012년 4월에 국내로 이송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가 동물들을 유입했다고 밝힌 ‘러시아 태평양수산연구센터(Pacific Scientific Research Fisheries Cetner(TINRO)’는 러시아 정부 기관으로,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주장대로 ‘고아가 된’ 벨루가를 구조, 보호하는 기관이 아니다. 동물자유연대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확인한 결과, ‘러시아 태평양수산연구센터’에서 수입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으며, ‘구조’된 경위에 대해서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화 수입의 방법으로 야생 벨루가를 포획해 수출하는 정책 때문에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000마리 이상의 야생 벨루가를 포획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총 29종의 벨루가 중 야생개체수가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종은 4종에 불과하다는 점, 야생포획 외에도 사냥,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 기후 변화, 선박과의 충돌 때문에 15만 마리 이상의 개체들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더욱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3년 미국 해양수산부는 어린 벨루가 18마리에 대한 수입 신청을 반려했는데, 그 이유는 벨루가들이 포획될 경우 야생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허가할 경우 러시아의 고래목 포획 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 19마리 중 5마리는 아직 1살 반밖에 안되었다는 점이었다.
 
러시아가 무분별한 고래류 포획으로 국제적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돈벌이에 급급해 존재하지도 않는 러시아의 ‘벨루가 고아원’에서 구조된 벨루가를 수입했다는 거짓말로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상업적 포획과 전시를 미화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KBS <다큐3일>제작진은 허위사실 방송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정부에 의해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된 점을 이용해 2012년 제주도에서 구조한 바다거북을 640일이 지나도록 방류하지 않고 수족관에 억류해 전시하고 있다. 해양생물의 구조는 방류가 목적이어야 하며, 방류가 불가능할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있는 동물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전시장에 전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는 ‘불법포획과 환경오염으로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사육동물 중) 대부분이 구조된 개체’라고 사실과 다른 표현을 하며, 낚싯배에서 상업가치가 낮아진 물고기들을 필요에 의해 관상용으로 수확해 며칠 지나지 않아 죽게 하는 것을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낸다’는 표현까지 쓰며 미화한 것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해당 방영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정이 필요하지 않은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고래류의 수족관 전시에서 사회적 동물인 고래류의 복지를 심각하게 위해하는 요소 중 하나인 개체간의 갈등과 그로 인한 격리사육에 대해 경각심 없이 방영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또한, 사육사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으로 배려를 해주는 것이 아쿠아리움 자체의 목적이다’라는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했다. 현재 국내 야생동물 전시 시설의 열악한 사육환경이 사회적 문제점으로 대두되었고, 정부도 최근 야생생물법 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해 세금을 들여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상황에서, 활동반경이 넓은 고래류를 전시하면서 ‘최소한의 공간’ 만을 제공하겠다는 자세는 한화가 대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은 커녕,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여지 없이 드러낸 부분이다.
 
그 외에, 관람객이 수조를 두드리는 행위, 관람객에게 소음을 유도해 동물을 과도한 소음에 노출시키는 행위, 공연을 위한 훈련은 하면서도 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훈련도 되어있지 않아 체중 측정을 위해 사육사가 겁에 질린 동물을 쫓아다니며 꼬리를 잡아 잡으려는 행위까지 일말의 문제제기 없이 방영되었다. 시민들에게 생명을 존중하는 관람태도에 대한 교육을 해도 모자랄 공영방송이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이다. 이 중 대부분은 동물자유연대가 실태조사 후 의견서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들이고, 한화는 전혀 시정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여수, 일산에는 과도한 정형행동을 보이는 바다코끼리, 외부방사장도 없이 밀폐된 공간에서 사육되는 재규어 등 복지 개선이 하루가 시급한 동물들이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거짓보도를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과대포장 일색인 홍보를 중단하고 현재 보유 중인 동물의 복지 개선과 구조생물의 방류에나 힘쓸 것을 요구한다. KBS는 벨루가 포획 경위 등 잘못된 보도 내용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조속한 정정보도를 요청한다. 동물자유연대는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KBS의 향후 조치를 시민들과 함께 감시할 것이다.
 
2014년 7월 21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