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 법을 묻다] 싸워야 사는 개, 투견

정책 · 입법

[동물 법을 묻다] 싸워야 사는 개, 투견

  • 동물자유연대
  • /
  • 2020.09.29 15:00
  • /
  • 3264
  • /
  • 2




[동물, 법을 묻다] 다섯번째 주제는 투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개는 인간의 친구로, 때로는 가족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반려동물입니다. 하지만 음지에서는 강제로 싸움에 동원되어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개들을 서로 싸우게 해 돈을 따내는 투견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명백한 불법 행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 투견 사건은 매해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지 돈과 재미를 위해 동물에 고통스러운 훈련을 강행하고 서로 싸우게 하는 투견. 처벌 규정은 존재하는지, 현장을 목격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함양 강아지의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상남도 함양 사는 강아지입니다.

몇달전 옆집에 친구 넷이 이사를 왔습니다. 덩치도 크고 인상도 우락부락해서 처음엔 좀 무서웠지만 종종 만나 친해지다보니 어떤 개들보다 마음도 여리고 착한 녀석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 반려인이 친구들에게 자꾸 싸움을 시킵니다. 종종 반려인과 나갔다 들어온 친구들이 여기저기 상처투성이, 때론 피투성이가 되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친구들도 싸움을 하기가 너무 무섭고 싫지만 안싸우려고 하면 반려인이 매질을 하거나 밥을 굶기는등 괴롭혀서 어쩔 수가 없다고 합니다. 착한 제 친구들을 고통스러운 싸움판에서 구해줄 방법은 없을까요?


👩‍💼강아지씨. 원치 않는 싸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 옆집 친구들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는지요? 지켜보는 강아지씨도 고통스럽지만 옆집 친구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우리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3호에서는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같은 조항 제4호에서는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 집 반려인이 투견도박에 동원하여 친구들에게 상해를 입게 하고 있다면 도박 목적으로 동물을 학대한 것이 되어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동물보호법 외에도 형법 제246조 제1항의 도박죄가 함께 적용되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반려인이 돈을 걸지 않고 싸움을 시켰다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것이 되어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투견도박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조항들이 적용되어 징역 6월의 실형이 선고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해당 피고인들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감안이 되었는데요. 옆집 친구들의 반려인도 이미 도박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을지도 몰라요. 만약 도박 전과가 있다면 감옥에 갈 가능성이 높아요.

강아지씨. 친구들을 구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경찰서에 신고해주세요! 경찰관님에게 친구들이 싸움을 하는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고 도박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등의 증거자료를 제출하면 더욱 좋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어떻게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동물자유연대와 같은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실 수도 있어요. 

옆집 반려인이 감옥에 갈 경우 친구들이 방치될 수도 있을텐데요. 만약 친구들이 서울시에 살고 있다면 긴급보호동물 인수보호제를 통해 긴급 구조될 수도 있어요. 긴급보호동물 인수보호제는 혼자 사는 보호자의 사망, 구금 등으로 방치된 경우 지자체로 소유권을 이전해 동물을 긴급구조하는 제도입니다. 시민이 남겨진 동물을 발견하여 자치구에 긴급보호를 요청하면 자치구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요건에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반려동물의 최종 소요권을 넘겨 받아 서울동물복지센터로 인계합니다. 구조된 동물이 치료를 받은 후에는 일반 시민이 입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친구들이 구조되어 치료도 받고 좋은 집으로 입양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요? 

강아지씨의 적극적인 행동만이 친구들을 구할 수 있어요. 부디 친구들을 못 본 체 하지 말아주세요. 친구들의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일이 될 거예요.


📜관련법규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4.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보호법 제46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8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위반하여 동물을 학대한 자


🔎관련사례

"투견 전력 때문에" 기르던 개 싸움시킨 50대 법정구속 (한국경제 2019.12.02)

창원지법 형사6단독 강세빈 부장판사는 기르던 개를 다른 개와 싸움을 시켜 상처를 입힌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9)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김해시 자신의 농장에서 기르던 핏불테리어 1마리와 다른 핏불테리어 1마리를 사각 철제 링에 넣어 서로 싸우게 해 상처를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검찰은 당시 개싸움이 돈을 건 행위가 아니어서 도박이 아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김 씨를 기소했다.

강 부장판사는 김 씨가 사행성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2015년 투견도박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도 다시 투견행위에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했다.


⚖관련판례 

창원지방법원 2019. 11. 27. 선고 2019고단2713 판결 

투견 도박 사건

테스트도박(돈을 걸지 않은)을 한 피고인의 경우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4호 적용

실제 투견도박을 한 피고인의 경우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3호 적용

동종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피고인들의 경우 징역 6월 선고, 동종 전력이 없고 오랜 기간 벌금형을 초과한 처벌 전력이 없는 피고인의 경우에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


[동물, 법을 묻다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