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잔혹하게 살해하여 구속되었던 피고인이 오늘(13일)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고작 반년 만에 사회에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이 잔인하고, 엽기적이고, 계획적이었으며, 재범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를 구형했습니다. 개의 꼬리를 잡아 들어 올리고, 발로 밟고, 던지고, 오물 속에 방치하는 등의 학대를 하면서, 피고인은 동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고 이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깨순이’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머리를 가격해 기절시키고, 추운 겨울 하천물에 깨순이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집에 다시 데려가 과도로 깨순이의 눈을 도려내고, 다리를 절단하며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깨순이 사체라도 찾고 싶었지만, 피고인이 말한 장소에는 없었습니다. 사체가 온전할 것이라는 기대조차 없었지만, 사체를 찾지 못해 장례조차 치러 주지 못했습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명복을 비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 깨순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너를 아프게 한 사람 벌 받게 되었으니 편히 쉬어'라고요. 그러나 피해 동물을 염두에 두지 않은 재판부의 판결로 그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변호사의 변론은 깨순이와 피해 동물을 모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악의로 한 것이 아니라, 동물을 귀여워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모친은 법정에서 피고인의 감형을 바란다며 선처를 구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너무 소중하고 피와 살 같은 존재라며, 치료감호 대신 치료 명령을 내려 피고인이 자신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해달라 말했습니다. 피고인이 곁에 없는 지금 너무 괴롭다고 말입니다. 이 말들은 재판에 참석하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했던 피해동물과 깨순이의 임시보호자, 활동가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은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집행유예 기간에 보호관찰과 동물 소유를 금지했습니다.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는 피고인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를 범행의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에게 선천적 지능 장애가 있고, 조현병 진단까지 받는 등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피고인이 형사 처벌을 받은 적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의 모친이 적극적인 치료와 돌봄을 약속한 점, 치료감호보다는 통원 치료가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이유가 되었습니다.
와카롱팀과 이 사건을 고발한 개인 활동가, 그리고 동물자유연대는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피고인 측과 재판부에 피고인에 의해 살해된 깨순이가 우리에게는 소중한 존재이고, 깨순이를 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계속 대응할 것입니다.
**깨순이는 입양처가 절실한 유기견이었습니다. 이를 확인한 임시보호자가 깨순이를 데려왔고, 3개월간 정성을 다해 돌봤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이 한 입양 신청에 깨순이의 삶에 행복만 있기를 바라며 보내주었습니다. 반려동물을 위해 따로 공부하고 있다는 말을 믿은 것입니다. 그러나 깨순이는 피고인에 의해 세상을 떠났고, 이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이번 판결로 임시보호자분이 겪은 슬픔에 괴로움이 더해졌을 것입니다.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