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이 구조 현장
인천의 한 섬 지역 관광지에 80세의 할머니가 5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좁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가족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는 주변 관광지를 돌아다니던 유기견을 한둘씩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개들이 자체번식으로 출산을 반복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설현이 구조 당시
다행히 마을주민들과 제보자의 도움으로 주변에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그 중 서열에 밀려 무리와 적응하지 못하는 성견 5마리와 복잡한 집안에서 다른 성견에게 물려 구강과 이마에 교상을 입어 생명이 위중한 새끼강아지 1마리는 온센터에 입소했습니다.
이때 구조된 설현이는 겁 많고 소심합니다. 발 디딜 틈 없는 공간, 수많은 개들 사이에서 서로 경계하고 조금이라도 더 먹기 위해 경쟁해야 했던 날들. 설현이는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 하루도 편안한 날 없이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설현이는 자주 눈치를 봅니다. 다른 개들의 눈치를 보고, 특히 사람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설현이는 소심한 성격이지만, 내미는 손길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활동가를 졸졸 쫓아다니기도 합니다. 운동장 산책 시간에는 세상 활발한 개가 됩니다. 개들로 빽빽했던 곳에서 제대로 놀지도 뛰지도 못하며 살아와서 일까요? 설현이는 산책 시간에 누구보다 활기차게 놀곤 합니다. 매일 똑같은 냄새가 나는 보호소의 운동장일 텐데도 운동장에 나오는 순간 활기차게 뛰어다닙니다.
설현이가 가족을 만나 새롭고 다양한 곳을 산책하고 그 기쁨을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산책할 때의 당당한 발걸음으로 앞으로의 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예전의 힘들었던 기억을 모두 잊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설현이가 더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요? 그런 날을 만들어주세요!
설현이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김혜진 2020-12-06 22:19 | 삭제
설현이 너무 예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