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Researchers] 플랜A, 플랜B? "아니, 플랜오션!" 외치는 이영란 대표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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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과미래포럼 사무국
Fuuture Researchers |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
바닷가에 떠밀려온 고래는 어디로 갈까요. 대부분은 아무도 모르게 폐기되거나, 밍크고래 같은 큰 고래는 이른바 '로또' 가격으로 떠들썩하게 팔리죠. 한반도 연안에서 고래는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어떤 이유로 죽고 있을까요? 이달에 소개할 Future Researcher는 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의 이영란 대표입니다.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가운데)가 상괭이를 부검하기 전에 설명하고 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수의학과 졸업 후 동물병원 페이닥터로 일했지만, 늘 바다와 고래에 관한 호기심이 사그라지지 않았어요. "고래와 일하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라고 수소문하던 시절, 한 아쿠아리움에 전화를 걸었는데, "생물이 죽으면 또 사면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운 좋게도 고래연구소 연구보조원으로 일할 수 있었고,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의사, 미국 해양포유류센터(Marine Mammal Center)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 세계자연기금(WWF) 해양보전팀장을 거치며 깨달았죠. 고래의 위협은 곧 바다와 사람의 위협이구나. 그래서 2023년 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을 세웠습니다.
Q. 플랜오션은 어떤 단체인가요?
A. 세상에는 '플랜 A'가 있고, 그게 안 되면 '플랜 B'가 있듯이, 우리에게는 '플랜오션'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단체의 일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수산업'이 두 축입니다. 특히, 좌초·혼획된 고래 부검으로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있죠. 그래야,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보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으니까요.
Q. 플랜오션의 '한국 해역 해양포유류 좌초 실태 파악 및 질병 연구'가 2025 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되셨습니다.
A. 다른 나라에 견줘 우리나라는 보전적 관점에서 바다를 연구하는 게 약해요. 전통적으로 정부 예산 투입도 '자원 관리' 관점에 맞춰져 있고요. 해양 보전을 하려면 데이터베이스부터 만들어야 해요. '물고기 수가 줄었으니 다시 늘리자', 이게 과거의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바다 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으며, 기후변화 그리고 생태계, 먹이사슬의 영향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 조사도 병행합니다.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해양포유류가 대량 폐사했어요. 반면, 한국엔 해양동물 질병 감시 체계도 없는 실정이죠.

Q. 고래 좌초, 자주 일어나나요?
A. '얼마나', '어떻게'에 답할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밍크고래처럼 보호종이 아닌 고래가 좌초되면 해양경찰이 불법 포획 여부를 확인한 뒤 발견자가 소유권을 갖고 위판하죠. 반면, 위판이 안 되는 보호종은 고래연구소에서 연구용으로 다 수용할 수 없어 대부분 폐기되고요. 그물에 걸리는 혼획의 경우, 조사받기를 번거로워 하는 어민이 사체를 신고 없이 버리기도 합니다. 좌초 실태는 정말로 'Nobody knows'인 셈이에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 해역의 좌초 실태를 파악하고, 어떤 종이 어떤 이유로 죽는지 그 경향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Q. 민간 연구기관으로서 어려운 점은요?
A. 상근자는 세 명이고, 프로젝트마다 외부 인력과 협업합니다. 많이 힘들지만, 저희에게는 해양포유류 사체 한 구가 너무 귀해요. 환경오염 물질·미세플라스틱·상괭이 아종 연구까지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 Editor’s Note |
2016년 스코틀랜드에 떠밀려 온 범고래 '룰루'에게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폴리염화페비닐(PCB)이 검출되어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범고래가 헤엄친 그 바다에서 우리도 먹고 수영하고 항해하니까요. 떠밀려온 고래 한 마리에 바다 전체의 안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미래의 안부도 담겨 있죠. 그 안부를 묻지 않는 사회에서 이영란 대표는 '묻는 일'부터 다시 하자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동물과미래포럼이 따뜻한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글 남종영 운영위원, 사진 이영란 대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