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네고양이]모든 것이 파괴되고, 모두가 떠난 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됩니다.

길고양이

[동네고양이]모든 것이 파괴되고, 모두가 떠난 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됩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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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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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파괴되고, 모두가 떠난 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됩니다.


동물자유연대와 포스코건설은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남겨진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동물보호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울산 재개발 지역 봉사자들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모두가 떠난 황폐한 도시에 남아 삶을 이어가는 동물과 그들을 지키기 위해 따뜻한 사랑을 실천 중인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에 다녀온 재개발 구역은 주민 중 80% 가량이 이주하였고 건물과 집도 대부분 철거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떠난 뒤에도 떠나지 못하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나고 자란 동네고양이들도 그 중 하나입니다. 곳곳에는 부서진 건물 잔해와 유리 조각이 산재해있었습니다. 현장 직원 분의 말에 따르면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양이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공터 한 편을 가리키며 “저기가 고양이 무덤이에요. 죽은 애들 발견하면 우리가 많이 묻어줬어요.”라던 직원 분의 말 끝에 슬픔이 묻어났습니다. 


이번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 울산 재개발 현장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소속의 시민들이 이곳의 동물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지역 풀뿌리단체와 TNR 담당 병원 수의사 선생님은 물론이고, 철거와 관리를 담당하는 재개발 업체 직원, 현장 근처 어느 절의 스님까지 참 많은 분들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습니다. 


이들은 건물 철거 공사를 할 때 고양이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고, 어리거나 아픈 고양이들은 풀뿌리 단체와 연계해 치료와 입양을 진행했습니다. 험한 현장에서 위험에 처할 생명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수십 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중성화 수술 시켰고, 철거된 건물에 임시보호 공간을 마련해 회복할 때까지 살뜰하게 돌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사 후에도 곳곳에 고양이 사료를 급여하며 관리를 계속하는 중이었습니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재개발을 위한 공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말끔하게 탈바꿈한 지역은 사람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영문도 모른 채 터전을 빼앗기고 목숨을 잃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인간만을 위한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이 희생 당하는 현실은 부당합니다. 


도심의 편의를 누리는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재개발 지역 동물보호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울산 현장과 같이 각 지역에서 소수의 봉사자들이 애를 쓰고 있지만, 그 책임을 개인의 부담으로 돌리고 있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자체와 건설사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 동물을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건설사로서 재개발 현장 동물보호에 책임을 느끼고 꾸준히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인 포스코 건설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고되고 어려운 활동 속에서도 동네고양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봉사자 분들께 깊은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동물자유연대도 재개발 현장 동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역할을 찾아가며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