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는 어느 날 갑자기 밥자리에 나타난 어린 고양이입니다. 갑자기 나타난 것이 신경 쓰여 길고양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분께 여쭤보니, 어미 고양이가 독립시킨 지 얼마 안 된 고양이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앳된 얼굴의 고양이가 어미 없이 험한 길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쓰여, 홀로 선지 얼마 안 된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들에게 치이지 않고 잘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고양이 엉덩이 부분에 골프공만 한 크기의 빨간색이 대롱대롱 달린 것을 발견했습니다. 동네 동물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탈장된 것 같다며, 그대로 두면 괴사하여서 얼마 못 살 거라고 했습니다.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사실 경계심 강한 편이라서 구조도 쉽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잠시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어린 고양이는 살리고 보자’라고 다짐한 뒤, 현실적인 고민이 흐릿해졌습니다. 다짐이 굳게 선 뒤 평소 알고 있던 동물자유연대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연락한 바로 다음 날 구조 일정이 잡혔고, 바로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었습니다.
보이던 것과는 다르게 다행히 괴사까지 진행된 건 아니어서 탈장된 부위를 소독한 후 밀어 넣고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자리 잡기를 바랐는데, 며칠 뒤 다시 탈장되어 결국 장이 자리를 잡을 동안 항문 주위를 살짝 꿰매는 시술을 해야 했습니다. 그 덕분에 병원에 오래 입원해야 했는데, 힘든 시간을 잘 견뎌준 희망이에게 정말 고마울 뿐입니다.
지금은 좋은 가족을 찾았습니다. 아직 적응하는 단계인데 아무래도 겁이 많아서 그런지 숨어있는 걸 좋아하고 아무도 없을 때 나와서 활동합니다. 구조를 못 했으면 지금쯤 별이 되었을 희망이인데 구조를 도와주고, 치료비를 지원해 준 동물자유연대 덕분에 저도 용기 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