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동네에 살고 있던 고양이 6마리를 TNR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고양이가 바로 ‘용자’입니다. 나타나지 않는 용자를 찾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된 영상을 확인하던 중 용자가 배를 꿀렁거리며 거칠게 호흡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걱정이 되어 다른 영상도 찾아보다가 왼쪽 눈이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해 서둘러 구조하여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처음 방문한 동물병원의 원장님은 용자의 호흡이 너무 거칠다며 검사를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범백 검사를 위해 항문에 체온계를 넣으니, 용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거칠게 숨을 뱉어냈습니다. 진료 시간이 한 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더 이상 검사를 계속할 수 없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동해 치료받게 해 주고 싶었지만, 이동 중 용자가 잘못될까 걱정되어 새벽 6시까지 산소방에 입원시킨 후 큰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렇게 이동한 병원에서 횡격막이 탈장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탈장이 생기고 눈까지 그렇게 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눈 수술도 필요했지만, 급히 횡격막 탈장 수술부터 진행해야 했습니다. 수술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장기의 유착이 너무 심해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렸고, 내장 환납 후 복압이 높아지는 것을 막고자 비장을 제거해야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지만,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만큼 수술 후 경과도 잘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고비를 잘 이겨낸 용자는 지금 제 옆에 있습니다. 퇴원 후 강급이 필요하긴 했지만, 나흘 후부터는 스스로 먹기 시작했고, 항생제와 구충제를 섞은 간식도 잘 먹어주었습니다. 조금 더 안정을 취한 후 눈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횡격막 수술 후유증이 있고 한쪽 눈이 없지만, 이제 겨우 한 살 된 어린 고양이이기 때문에 입양 갈 수 있는 희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용자가 진짜 가족을 만나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입양처를 찾아주려고 합니다. 동물자유연대의 쓰담쓰담 사업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길 위, 위기에 처한 동물을 직접 구조하여 치료 후 보호하고 계신 시민분들께 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쓰담쓰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용자’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용자가 건강을 되찾아 평생 가족을 만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용자를 외면하지 않고, 용자를 위해 행동해 주신 구조자 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