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는 2년 전, 제가 일하고 있는 요양병원에 버려진 유기견입니다. 처음에는 몸집이 큰 개라 신고도 여러 번 들어갔다고 합니다. 어느 날은 시청에서 누렁이를 포획하기 위해 나왔는데, 경계가 너무 심한 나머지 누렁이가 마취총을 맞았는데도 도망을 가서 결국 포획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도망을 간 누렁이가 결국 돌아오는 건 유기된 장소인 요양병원이었습니다.
병원 몇몇 지원들은 누렁이의 밥과 간식을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누렁이는 경계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지만, 밥시간이 되면 병원 앞에서 직원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밥을 챙겨준 지 2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병원 주변에 큰 개가 돌아다니는 것이 무섭다며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저와 병원 직원들에게는 그저 안쓰럽고 착한 ‘누렁이’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유기견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직원들은 누렁이를 유인하여 목줄을 맸고 시청에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로 보냈습니다.
지자체 보호소에서 검사받은 누렁이는 심장사상충 진단을 받았습니다. 보호소 측에서는 누렁이가 큰 개이고 질병이 있어 입양이 어려울 수 있다며, 기간 내에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시킨다고 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저와 직원들은 누렁이를 다시 병원으로 데려와 병원 뒤편에 생활 공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록 병원 뒷마당 작은 공간이지만 누렁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돌봐주고 있습니다. 줄을 이어서 길게 만들어 생활 반경을 넓게 만들어 주었고, 집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심장사상충 치료도 했습니다. 이동장에 들어가는 걸 무서워해서 방문 진료를 요청하며 치료를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떠돌이 생활을 하기 시작하고 아프기까지 했던 누렁이가 지금까지 힘든 시기를 잘 버텨주어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치료를 끝낸 누렁이가 아직은 묶여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꼭 좋은 곳으로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환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