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에릴 정도로 추운 겨울밤, 저는 동네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놀란 티거가 겨울 집에서 후다닥 나가며 도망을 갔습니다. 그 짧다면 짧은 순간에도 저는 티거가 몹시 아픈 상태임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온몸에서 고름을 뚝 뚝 흘리고 있었고, 썩은 내가 진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티거는 그런 아픈 몸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아픈 탓인지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저는 그런 티거를 쫓아갔지만, 빛 한 점 없는 겨울밤이라 그런지 결국 티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살기 위해 도망가는 티거의 뒷모습이 아른거려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다행히도 티거는 그다음 날 겨울 집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상처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티거가 겨울 집 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겨울 집 문을 나무판자로 막으며 구조를 시도했고, 구조에 성공하여 바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검사 결과, 티거는 교상으로 인한 상처에 고름이 꽉 차 있었고, 추가로 신부전이 발견되었습니다. 밥도 잘 먹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어 있었기에 강급까지 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수술은 잘 되었고,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로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경계심이 있어 조금 사납게 행동하기는 하지만 서서히 집 생활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티거가 안전한 집에서 꽃길만 걸었으면 합니다. 그 길에는 제가 함께 할거고요. 동물자유연대의 쓰담쓰담 지원 덕분에 길 위의 위태로운 생명을 지키는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태산 같은 병원비 걱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에 항상 응원하며 연대하겠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길 위,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직접 구조하여 치료 후 보호하고 계신 시민분들께 치료비를 지원하는 쓰다쓰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역 다툼으로 심한 상처를 입은 티거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티거와 구조자님의 앞날에 행복과 건강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