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고양이 공존

우리의 작은 이웃 동네고양이의
내일이 더 따뜻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그 날, 또 하나의 고양이가 세상에서 사라질 뻔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매일 수많은 구조 요청을 받습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새끼고양이 제보가 부쩍 늘어납니다. 그 날도 그 중 하루였습니다. 


건물 외벽과 창문 사이에서 새끼고양이 소리가 들린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고양이, 특히 새끼고양이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비좁은 공간에 갇히는 일이 많습니다. 모습이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릴 때에는 구조물을 철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을 파손해야 한다”는 말에는 대부분 망설입니다. 동물 하나 때문에 큰 손해를 감수하기란 많은 이들에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날은 달랐습니다. 

단체에서 출동 준비를 하며 협조를 구하기 위해 창문을 뜯어도 괜찮을지 문의하자 제보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파손해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지금 벽을 부숴서 구조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활동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스스로 벽을 부수고 아깽이를 구조한 것입니다. 


건물 틈새에서 모습을 드러낸 고양이는 생후 2주 가량의 아깽이였습니다. 눈과 털 상태나 울음소리 등이 양호한 것으로 보아 어미가 근처에 있을 것으로 추정돼 기다려봤지만 하루가 지나도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제보자 덕분에 구조는 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수용 한계를 넘어선 온캣에서는 몇 시간에 한 번씩 수유와 배변이 필요한 새끼고양이를 돌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 때 또 하나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단체에서 진행하는 지원 사업인 ‘캣동지 협의체’ 중 하나 ‘성동서울숲길고양이돌보미협회’에서 수유 봉사를 맡아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 협회는 2015년부터 서울숲 길고양이 급식소 봉사를 하면서 꾸준한 TNR로 개체수를 안정화하고 구조 및 치료, 입양까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돌봄활동가 모임입니다. 또한 동물자유연대 사무실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어 이번처럼 단체의 여력이 부족할 때에도 도움을 주는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이들 뿐 아니라 다른 협의체와 시민들도 단체에 힘을 보탭니다. 얼마전에는 송파구 주택가 바닥에 고립된 새끼고양이를 구조해 수유봉사자를 찾았고, 덕분에 구조된 새끼고양이는 가정에서 살뜰한 돌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시민과 단체가 함께 할 때, 단체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일이 현실이 됩니다.


많은 시민들이 매일 구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입양으로 비워지는 자리보다 동물보다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단체가 가진 능력은 생각보다 대단치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만약 그 날 제보자가 건물 훼손을 거부했다면, 또 수유를 맡아줄 봉사자를 끝내 찾을 수 없었다면, 그 새끼고양이는 지금 세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동물자유연대가 더 많은 동물을 구할 수 있도록, 생사의 기로에 선 생명들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함께 해주세요. 꼭 입양이 아니어도 됩니다. 수유 봉사, 임시 보호와 같이 각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모인다면 우리는 더 많은 동물을 살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정희수 2025.10.17

저도 감사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 화이팅!!


이혜옥 2025.10.17

그. 아깽이. 구해주셔서. 정말감사드립니다. 고생. 많으시구요. 항상. 고맙읍니다


김희숙 2025.10.17

너무 고생하셨습니다.이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이은용 2025.10.17

이렇게 힘겹게 구조하는사람들이 있는데 고양이를 혐오하고 학대하는사람들이 있다는게 너무 마음아픕니다 사람과동물이함께 공존해야한다는인식 변화가 크게 일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아깽이 건강히 잘 자라주길~♡


차재엽 2025.10.17

용맹하게 생겼어요^^. 힘차게 아주 잘 살거라 믿어요!!!


김주성 2025.10.17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로


배유진 2025.10.17

제보자분은 정말 하늘에 태어난 천사시네요 동물연대여러분도 너무 감사합니다


김윤영 2025.10.17

너무 예쁘네요 후원하는 보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