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입법

[동물 법을 묻다] 이웃들이 저는 아파트에 살면 안된대요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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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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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법을 묻다] 열여섯번째 주제는 '반려동물 사육 금지' 아파트 자치규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며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네 집 당 한 집 꼴로 늘어났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벽지 훼손, 소음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 사육금지를 특약 사항으로 넣는 곳이 많아졌고, 별다른 규정이 없더라도 계약 시 반려동물 유무가 계약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렵게 집을 구하고 난 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잘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갑자기 자치규약을 변경했다며 반려동물은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쫓아내는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연의 주인공 강아지씨도 살던 아파트에서 갑자기 자치규약이 변경되었으니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미 살고 있던 중이라 해도 자치규약이 수정될 경우 이를 따라야만 하는지 강아지씨의 사례를 통해 함께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도 하남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강아지입니다. 

제가 2년째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서 갑자기 주민들이 자치규약을 변경했다며 앞으로는 아파트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반려인들이 전화로 항의했지만 저랑 계속 같이 살면 벌금을 물게 된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사를 가거나 헤어져야만 하는 건가요?


👩‍💼안녕하세요, 하남 사는 강아지씨. 갑자기 아파트 내에 모든 반려동물들이 살지 못하도록 하는 자치규약이라니,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었겠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파트 내에서 반려동물이 사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자치규약은 위법한 규약입니다. 따라서, 위 규약을 따르기 위하여 이사를 하거나 벌금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강아지씨로 인하여 다른 이웃에게 피해가 발생하였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에 의하여, ‘가축(장애인 보조견은 제외)’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라면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은 방법은 각 아파트의 ‘공동주택관리규약’에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대개 통로식 아파트라면 해당 통로에, 복도식 아파트라면 해당 복도 층에 거주하는 입주자의 과반수의 서면동의를 받는 방법을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는, 승강기·복도·화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에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방치하는 행위, 반려동물로 인해 공용부분의 통행에 어려움을 주는 행위, 반려동물이 이웃을 위협하거나, 위해, 혐오를 주는 행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즉, 반려동물로 인하여 해당 아파트의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가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이웃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면, 해당 아파트에서는 그 반려동물이 살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2005년 관악구의 한 복도식 임대아파트에서는 SH공사가 대형견인 ‘도베르만 핀셔’를 키우는 입주민에게 계약해지에 따른 명도청구소송을 하여 승소한 바가 있습니다. 이웃들이 위 ‘도베르만 핀셔’로부터 위협을 느낀다는 민원을 다수 제기하였는데, 위 입주민이 ‘도베르만 핀셔’를 키우는 것에 대해 같은 복도 층에 거주하는 이웃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반려동물이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합니다. 반려동물이 어떠한 피해를 주는 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반려동물이 아파트 내에 사는 것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모든 반려동물의 거주를 금지하는 자치규약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러한 자치규약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이는 반려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법적분쟁화 되었을 경우 무효인 규약이 될 것입니다.  

벌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 측에서 반려인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 아파트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주체도 아닐뿐더러,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외출 시 목줄 착용’ 등과 같은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에나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관련법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관리규약의 준칙)

② 입주자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4. 가축(장애인 보조견은 제외한다)을 사육하거나 방송시설 등을 사용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


🔎관련사례

아파트에서 반려동물을 못 키우게 할 때 (뉴스1 2018.02.22)

'이사 가는 곳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해 분양합니다'는 글들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느 공동 주택은 되고, 어느 공동 주택은 안되고. 과연 그 기준이 있는걸까? 결과부터 말하면 층간소음을 규제하는 '소음·진동관리법'에는 동물 소음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로인해 서울시와 광주시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웃분쟁조정센터' '동물갈등조정관' 제도 등을 도입해 이웃간 동물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생활하는 공동주택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펫티켓을 지키고, 소음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부당한 대가를 요구한다면 이에 대해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방법을 알아보자.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간혹 관리사무소로부터 '애견 양육금지' 통보를 받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는데...갑자기 왜?"

관리사무소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나? 정답은 "그럴 필요없다"

가축을 사육하거나 방송시설 등을 사용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는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주택법 시행령 제57조 제4항 제4호). 그러나 배설물을 공용장소에 방치한더던지 하는 '피해를 미치는 행위'를 했을 경우에 그렇다. 애완견을 기르는 행위 자체는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

공동주택 관리규약으로 제재할 수 있다? 정답은 "아니다"

아파트에서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애완견 등 가축을 기르는 행위 자체는 제한할 수 없다. 공용부분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규약'으로 정하면 된다.

부녀회에서 벌금을 관리비에 부과할 수 있다? 정답은 "아니다"

주택법 제45조에 의거해 관리비 항목 외에 벌금을 당사자 동의없이 관리비에 부과할 수 없다. 더구나 부녀회는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


[동물, 법을 묻다 시리즈]

📂15탄 :  길거리에서 강아지를 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