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쓰담쓰담] 시장 쥐잡이 고양이로 7년 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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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시장 쥐잡이 고양이로 7년 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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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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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월 시장에서 샤샤를 처음 만났습니다. 어느 상인이 쥐잡이로 데려와서 내놓고 키운다고 했습니다. 주인이 제대로된 먹이를 챙겨줄 리 없으니 구조자가 매일 먹이를 주며 보살폈습니다. 항상 깨끗하고 건강하던 샤샤였지만, 올해 들어 유난히 털이 푸석해지고 입 주변이 지저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나이가 들어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등쪽 털이 뭉치는 모습이 너무나도 구내염 걸린 아이들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지나가던 사람이 여기 있는 고양이가 간식을 먹다가 꽥 소리를 내며 아파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고 물었습니다.

구조자는 다음날 바로 이동장으로 샤샤를 구조했습니다. 고맙게도 샤샤는 그 시간에 맞춘 듯 나타나 주었습니다. 샤샤는 오랫동안 손을 타고 순한 편이었지만 이동장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듯 구조자의 팔을 할퀴어 가며 강경하게 버텨서 겨우 포획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병원에 입원하고 다음 날 치아 엑스레이 촬영 후에 아래 송곳니 포함 7개의 이빨을 뽑았습니다. 다행히 이빨 모두 발치를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조자는 샤샤를 다시 시장으로 돌려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구조자는 물론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종 쓰다듬어주고 간식을 주던 고양이라, 시장에 돌아가서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면회를 갈 때마다 구조자를 반기고, 실내 생활에 완전히 만족하는 것처럼 입원장 속에서 뒹굴거리는 샤샤를 보니 과연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구조자가 9년 동안 동네에서 밥을 주는 동안 시장 바로 옆 작은 찻길에서 차에 치여 운명을 달리 하는 고양이들도 몇 있었고, 어느날부터 갑자기 모습을 감추고 사라져버리는 고양이들도 많았습니다.

샤샤도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면 언젠가는 차에 치여 죽거나 아파서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구조자는 입원장 안에서 골골거리는 샤샤를 보며 평생 샤샤의 가족이 되기로 결론내렸습니다.

샤샤는 퇴원 후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자유롭게 온 집안을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아직 오랜 길 생활로 쌓인 고단함이 콧등과 입가에 남아 있는 듯했지만, 더 이상 입도 아파하지 않고 살도 많이 올라 건강해졌습니다. 구조자의 반려묘와는 아직 친하게 지내지는 못하지만, 서로 조금씩이나마 가까워지고 의지하며 지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샤샤는 사람 곁에 눕기를 좋아하고 밤에 자고 있으면 어느새 침대 위에 올라와서 함께 자기도 합니다. 이렇게 집생활을 좋아하는 샤샤를 다시 시장으로 돌려보냈다면, 비바람이 치고 태풍이 불고 추위가 닥쳐올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샤샤와 첫 반려묘 레이스를 끝까지 책임지고 동네 고양이들도 건강하고 배부르고 덜 추울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