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하기
- 2004.06.14
방생하기...마음 다스리기
어제 세번째 카페를 통해 수술한 길냥이를 방생했습니다
수술하고 온날 저녁 갑자기 아파서 그 밤중에 병원원장님에
집식구들 몽창 긴장시키더니...일주일내내 몸조리하고 돌봐주니
살도 조금 오른것 같고 애교도 많이 늘었고 그랬는데....
일요일 오전내 몸이 좋치않아 약먹고 자는데 엄마가 깨우더군요
낮에 방생해주고 싶다고..어두운 밤에 말고....
마지막 만찬이라면 캔에 멸치가루를 버무려 가져갔더니
맛있게 싹싹 비우고 좋아서 가르랑 거리며 누워서 그루밍을 하더군요
손을 가져다대기가 무섭게 손바닥에 꾹꾹이하며 고륵거리며 발라당하다가
손을 꽉꽉깨물기도 하고...휴~
한참을 그렇게 앉아 엄마랑 얘기하다가 도저히 더이상은...이라며
아이를 이동장안에 넣으려 했습니다
반항하더군요..넣으면 도로나오고 넣으면 도로나오고...
미안해..넌 여기서 살수가 없다..미안하다...미안해~
건강하게 잘살아야해 나쁜놈들 피하고...미안해...너무 미안해
어거지로 이동장안에 넣으려는 엄마손에 부비부비하고...물고 햝고...
미치는줄 알았습니다..ㅠ.ㅠ.
대체 이렇게 해서 못보낸 아이가 몇이야..보내자..보내야지...
하고 혼잣말로 웅얼거리는 엄마...
둘이 이동장과 가게에 부탁할 아이사료를 한푸대 들고 터덜 터덜 걸어가는데..도저히 걸음이 떼지지가 않았어요
몸도 않좋아서인지 마음때문인지 속이 울렁거려서 골목 절반즈음에서 도저히 걷기가
힘들어..엄마에게 떼를 썻지요..못가겠다고..ㅠ.ㅠ.
결국 엄마혼자 다녀오셨고
그 이후엔 그 아이에 대해 묻지 않습니다
그냥..미안할 뿐입니다...현실적인 내가 속상하고..이런 상황도 짜증스럽고..
너무 미안해서..미안하고...그렇지만 어쩔수 없잖아...하며 내 스스로를 위로할뿐 녀석에겐 아무런 변화는 없지요..
자주 가서 봐야지..했지만...어느날 추레한 녀석의 모습을 보게되면
많이 속상하고 맘아프겠지요...
감정보다 이성이 앞서는 인간이길 늘 바라지만...
그래서 결국은 이성이 이기는 인간이지만....
참 모진년이구나..라고 어제 스스로 한껏 욕해주고...지탄하고..그리고 위로하고
이기적이지만 잊기로 했습니다
언제가 또 만나게될 길냥이 있다면 중성화를 해야하니까
4월에 내 14살된 개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5월엔 아는 사람의 7살난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6월엔 껌녀석이 나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아 모두의 속을 태우고...
건대에선 미친인간이 고양이를 팔고있고...
떠냥이네도 돈문제로 너무 힘든 상황이고...
엄마는 또 동네근처에 중성화해주고 싶다는 고양이에 대해 말씀하시고..
무진이녀석을 보면...맘아프지만 현실적으로 뭔가 시원하게 해줄수 없는 상황이라 외면하고만 싶고
혼자서 칭얼 칭얼...약해빠진년...
길풍에 계신 너무 많이 고생하시는 몇몇분들보면..
이제 존경을 넘어...두렵습니다..
무엇이 그분들을 그렇게 흔들리지 않토록 단단히 만들어 놨는지...
나는 내일도 소중하고 내자식이 더 소중하고..내자식이 더 많이 건강하고
잘먹고 잘지내기만 바라는데..
내일이 잘 안되면 짜증도 나고 내상황이 좋치않으면 그런쪽으로 신경조차도 쓰고싶지 않아~ 라고 혼자 칭얼 칭얼 거리는데..
어쩜 그렇게 한결같으신가요..
6월엔 꼭 껌이 돌아오고...
7월엔...고양이를 많이 좋아하시는 누군가가 꼭 로또가 당첨되길..ㅠ.ㅠ.


- 1
- |
- 74
- |
- 2
이경숙 2004.06.14
마음이 아픕니다...이런 현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