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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속에서 다가오는 순코
- 2025.10.16
애니멀호딩 현장에서 구조된 순코는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치는 게 익숙합니다. 누군가 다가오기만 해도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들고, 발끝이 땅을 더듬으며 뒷걸음질칩니다. 그 한 발에는 지난 시간 동안 얼어붙었던 삶 전체가 담겨 있습니다.
순코가 눈치를 보고 사람을 낯설어 하는 건, 단순한 성격 때문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두려움의 신호로 각인된 삶을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순코가 구조 이전 수십 마리 개들과 지냈던 창고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았고, 오래된 배설물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 안에서 순코는 다른 개들의 짖음과 싸움, 밥그릇을 차지하기 위한 긴장 속에서 매일을 버텨야 했습니다. 사람은 그저 먹이를 두고 사라지는 존재, 혹은 갑작스러운 소리와 움직임으로 공포를 남기는 존재였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며, 순코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겁 많고 주저하지만, 망설이면서도 다시 용기내 다가오고, 손길이 닿으면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내미는 손길에 몸을 들이밀며 쓰다듬을 느낍니다.
활동가가 손을 가만히 허공에 두고 있으면 순코는 자신의 등과 머리가 활동가의 손에 닿게끔 몸을 기대어옵니다. 쓰다듬는 손길이 좋은지 빙글빙글 돌며 이 움직임을 몇 번이고 반복합니다. 가진 경계심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몸짓으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며 마음을 열고 있습니다. 순코의 용기를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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