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하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지만, 여전히 메리입니다!
- 2025.07.24
문을 긁고 또 긁다가 지쳐 잠에 들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요. 메리는 누군가 자신을 데리러 올 거라고,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 들릴 거라고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메리가 있던 곳은 “요양 보호소”,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그럴싸한 홍보 문구를 내걸고 있었지만, 그곳에는 ‘요양’도, 최소한의 돌봄도 없었습니다. 보호와 회복이 아닌 방치가 일상이었고, 좁은 공간에서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말뿐인 “요양 보호소”, 실상은 신종펫숍에서 메리는 오물 범벅이 된 채 방치되었습니다.
신종펫숍을 벗어나 온센터에 온 메리는 익숙한 듯 사람 무릎 위를 차지했습니다. 품에 안기는 게 당연하다는 듯 무릎 위로 올라오고, 이전 가정 생활에서 배웠을 행동을 기억했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앉고 엎드리고 돌며 자신의 개인기라는 듯 보여주었습니다.

메리의 현재 추정 나이는 9살입니다. 노화가 서서히 몸을 덮기 시작하던 무렵 신종펫숍으로 보내져 메리의 몸도 방치되었습니다. 최근 메리는 안구 수정체 탈구로 인해 한 쪽 눈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쪽 눈을 잃고도, 메리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람을 바라보고, 사람을 기다리고, 사람 곁을 쫓습니다.

몸은 달라지고 늙어가고 있지만, 메리는 여전히 메리입니다. 기댈 무릎을 찾아 조용히 올라앉고, 작은 몸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오는 방식으로, 메리는 오늘도 사랑을 갈구합니다. 이런 메리에게 늘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안겨줄 가족이 나타난다면 좋겠습니다. 메리에게 당연한 품과 새로운 기억을 안겨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메리 / 수컷 / 2.5kg / 9살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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