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부고] 양구 번식장 구조견 리프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 2025.12.29

양구 번식장에서 구조된 리프가
악성 종양 투병 끝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번식장의 뜬장에서 끊임없이 빙글빙글 돌며 울부짖던 리프는 구조된 후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갔습니다. 장난감을 절대 놓고 싶지 않아 하고, 장난감이 없으면 활동가의 팔과 이불이라도 입에 물고서 안정을 찾았습니다. 뜬장 안에서 돌봄도, 좋아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던 삶에서 벗어나, 리프는 자신이 붙잡을 수 있는 것들을 배워갔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온 흔적은 리프의 몸에도 깊이 남아 있었습니다. 약해진 뼈와 관절, 반복되는 통증 속에서도 리프는 여러 차례의 수술과 재활을 견뎌냈습니다. 그러던 중 리프에게 악성 종양이라는 또 하나의 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수술과 치료를 이어갔지만, 종양은 결국 비장과 전신 림프절로 전이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리프는 끝까지 리프다웠습니다. 잘 먹고, 산책을 즐기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물고 활동가 곁을 오가며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떠나기 전날까지도 리프는 산책을 나섰고,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익숙한 일상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종양 병변의 급격한 진행과 그로 인한 내부 출혈로 상태가 갑작스럽게 악화되었고, 리프는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온센터에서 리프가 치료를 받고, 마지막까지 따뜻한 돌봄 속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대부모님을 비롯해 리프의 삶을 함께 지켜봐 주신 분들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리프의 긴 회복의 시간과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돌봄에는 많은 마음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리프의 마지막 길에 함께 마음을 보태어 주세요. 리프의 평안을 바라며, 가장 가까이에서 리프를 돌봐온 박소현 활동가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리프야 이젠 안 아프지? 맛있는 건 많이 먹고 있어? 난 당연하게도 리프랑 올해를 함께 넘기고 새해를 맞이할거라 생각했어. 마지막에 봤을 때까지 네가 너무 씩씩하고 건강해 보였거든. 그래서 다음 주에는 우리 같이 놀러 갈 계획까지 세웠었다. 몰랐지? 너한테도 꼭 말해줄걸... 그랬으면 더 힘내서 우리와 좀 더 같이 있어줬을까? 리프가 좋아하는 간식도 장난감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고 싶어서 많이 생각해뒀었는데 너무 아쉽고 벌써 보고싶어.
그래도 그동안 리프가 많이 힘들었던 걸 아니까 씩씩하게 보내줄게. 앞으로는 고통에서 벗어나 그곳에서 편안할 거라 믿고, 나도 이제는 헤어짐의 슬픔을 곱씹기 보다는 리프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너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주려 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찰나였지만 내 안에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야.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해. 정말 고마웠어, 리프야. 꼭 다시 만나자.



리프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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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수 2025.12.29
리프야! 새해에 결연 만남을 신청하려 했는데 영원히 늦어버렸구나. 내 동생 앵두도 며칠전에 돌연 세상을 떠났어. 리프보다 이틀 먼저 떠났는데 함께 만나서 둘이 무지개다리 잘 건넜으면 좋겠다. 이 세상 사느라 고생했어 리프야. 마지막에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만 가져가길… 활동가님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값진 활동과 사랑에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