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 2026.06.16

2017년 여주 개농장에서 구조된 남해가 별이 되었습니다.

남해가 구조된 여주 개농장은 수많은 도사견들이 비좁은 뜬장 안에 방치된 채 죽어가던 참혹한 현장이었습니다. 당시 굶어 죽은 동물들이 발견되었고, 살아남은 동물들 역시 뼈가 드러날 만큼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남해도 그 지옥 같은 공간에서 겨우 살아남아 구조된 동물들 중 하나였습니다.

사람에게 사랑받고 돌봄받아야 할 시간에 남해는 공포와 결핍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구조 이후에도 남해는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손길도, 새로운 변화도 조심스러워했고, 언제나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세상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런 남해에게는 늘 함께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룸메이트 피사였습니다. 겁이 많았던 남해는 항상 피사 곁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친구는 견사 문 앞을 서성이며 사람의 발걸음을 기다렸고, 간식을 든 활동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나란히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은 남해가 오랜 시간 이어온 일상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남해가 갑작스럽게 발작 증상을 보였습니다. 급히 협력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회생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남해에게 신경성 쇼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지만, 구조 이후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남해는 수많은 계절을 건너왔습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친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갔습니다.

커다란 발로 느리게 걷던 남해를 기억하며, 남해를 가장 가까이서 돌봤던 고유진 활동가의 편지를 전합니다.🙏

💌남해야.
너를 떠올리면 늘 피사 옆에 꼭 붙어 있던 모습이 생각나.
그러다가도 궁금한 게 생기면
어느새 앞장서서 다가가던 남해였지.
조심스러운 듯하면서도 호기심 많던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

밥 먹는 시간마다 피사와 엉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던 것도,
산책길 오르막에서 더 느려지던 걸음도 생각나.
그 모습에 웃었던 날들이
이제는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되었어.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아직도 네가 떠났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아.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남해와의 추억은 오래 간직할게.
이제는 무서운 소리도,
걱정도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어다니길 바라.

만나서 행복했어.
안녕, 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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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 2026.06.16
정말 고생했다 남해야! 그곳에선 더 이상 아프지말고, 따뜻하고 편안하게 쉬어~ 존재만으로도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