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후기
가족을 만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온센터 입양 동물들의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 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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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3
안녕하세요. 2018년 12월 20일에 봄(보테)이를 입양한 최정은입니다. 우리 봄이가 어제 새벽 5시경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올해도 입양 동물의 날 행사에 참여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안내 뜨자마자 거의 바로 신청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이쁜 봄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봄이는 저와 제 친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눈감는 순간까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둘러 쌓여 갔습니다. 2022년에 혈소판 감소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용감한 봄이는 항암 치료와 수혈 치료까지 받으며 견뎌냈고, 이듬해에 수영장도 갈 정도로 많이 회복했습니다. 2025년 10월 경에, 설사를 너무 해서 병원에 갔더니 호흡이 너무 안좋아서 췌장염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장 처치가 먼저라고. 제가 입양할 당시 이미 동자연에서 심장사상충 치료를 하고 보내주신 터라 항상 호흡과 심장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 말대로 심장 처치를 먼저 시작했는데, 혈소판 감소증 앓을 당시 슬개골 관련 스테로이드 복용했던 것이 문제였던 지라 함부로 약을 다시 쓰는게 어려워 상담 끝에 가장 낮은 단계 심장 약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 호흡이 오히려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폐에 물이 차 이뇨제 성분이 들어간 심장약을 일주일 단위로 체크하며 먹이는 중이었습니다. 이뇨제가 들어가니 폐에 다시 물이 차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살이 조금씩 빠지더라고요. 그게 약 한 달 전입니다. 11kg에서 10kg 정도로 빠지더니 몸도 가벼운지 움직임도 좋고 호흡도 좋아서 별 문제가 없는줄 알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2월에 유방암 진단을 받아 항암 치료를 병행 중이어서 제가 병원에 입원하면 봄이도 친구 집에 맡겨야 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지난 주, 제가 원래는 3박 4일 계획으로 입원을 했으나 열이 갑자기 나서 2주를 입원하는 바람에 봄이가 지인과 친구집에서 1주일씩 보냈습니다. 돌봐주신 분들 모두 봄이를 너무 예뻐하는 분들이라 사진도 매일 주시고 큰 문제가 없었어요. 지난 주 목요일 다시 만난 봄이는 살이 더 많이 빠지고 기운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저를 만나서 집에서 밥을 먹고 잠을 오래 자길래, 엄마를 만나서 피로를 푸는 줄 알았습니다. 금요일에도 같이 출근을 했는데, 기운은 없어 보였고 간식이나 음식은 먹지 않았지만 산책은 귀엽게 해서 큰 문제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부터 소변 색깔이 너무 노랗고 살도 더 빠지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으로 병원에 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걱정이던 심장은 오히려 편하게 들린다고 하셨고, 피로가 있을 것 같아 수액을 요청 드렸는데, 살이 너무 빠졌다고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셔서 봤더니 작년 11월에 78이던 간수치가 1000이 넘게 나온다고 큰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산동물의료원에 긴급 입원을 한 봄이는 매일 강도 높은 치료를 받았지만 염증 수치, 간수치, 황달수치 등이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 월요일 ct 촬영을 통해 간, 담, 췌장, 쿠싱에 종양이 너무 많이 퍼져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으니 데리고 가서 맛있는 것 주고 보내주시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우리 용가리 봄이가 그렇게 빨리 갈 거라 생각을 못했습니다. 월요일 퇴원 후에, 제가 매주 화요일 항암을 해야해서 집으로 가지 않고 가족같이 돌봐주는 친구에게 봄이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화요일 항암이 끝나자 마자 친구의 집에 갔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이, 친구는 봄이가 몸을 너무 떨고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수의사 선생님께 혹시 안락사를 해야하는지 여쭤봤습니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 차트와 영상자료를 모두 받아서 확인하신 선생님께서 봄이가 너무 많이 아파서 안락사를 해도 될 정도라고 하지만 봄이를 좀 더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항암 끝나자 마자 친구네 집에 가서 봄이를 안아 주었는데, 3-4시간을 제 무릎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아마 가려고 했던거 같아요.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깔끔한 봄이가 소변을 봤는데 마치 블랙커피 같은 색깔이었습니다. 그리고 앞다리 뒷다리 모두 힘이 빠져 다시 제 무릎 위에 배를 보이고 누워야 편하게 있었습니다. 제가 항암 중이라 밤을 샐 수가 없어 잠깐 졸았을 때, 친구가 엉엉 울면서 "봄아, 가도 돼, 힘들면 가도 돼"라는 소리에 깼을때가 사진에 있는 인형을 배고 있는 봄이의 마지막 살아 있는 모습입니다. 친구 집 거실 소파에서 봄이를 데리고 잠시 잤는데, 봄이가 제 친구 침대방으로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가 밤에 볼테니 걱정 말고 자라고 해서 저는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게 새벽 3시 쯤이었던 것 같아요. 동이 트는 거 같은데 밤새 돌아다니며 괴로워 하던 봄이가 아무 소리가 없어 친구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5:30분이었어요. 봄이는 친구 침대에 깔아놓은 배변 패드 위에 노란 소변을 싸놓고 조금씩 차가워지고 있었습니다. 배가 아직 따뜻한 것을 보니 떠난 지 얼마 안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너무 이쁘게 마치 자듯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친구가 마지막으로 소리를 지를 때, 온 식구들이 다 나와서 봄이와 눈을 맞추고 모두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렇게 제게 온지 햇수로 9년 만으로 8년 만에 다섯 살로 추정된다는 봄이는 열 네살로 제 곁을 떠났습니다. 제가 아픈 바람에 세심하게 체크하지 못해서 이렇게 빨리 갔나 싶은 속상함과 2022년 죽을 고비를 넘기며 덤으로 5년을 더 살아준 고마운 마음 등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래도 제가 봄이를 만나게 해주신 동물자유연대 은혜는 잊지 못할거에요. 제가 봄이와 같은 품종인 미르를 뇌종양으로 하루 아침에 보내고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낼 때, 동자연 인스타에 올라온 봄이의 구조 사진이 알고리즘을 통해 저에게 떴고, 그래서 봄이를 만났습니다. 힘들었던 봄이에게 봄같은 나날을 주고 싶어서 봄이라 이름붙였지만, 봄이를 만나고 온통 봄날에 꽃길만 있었던 것은 오히려 저였습니다. 봄이를 만나게 해주시고, 저에게 봄날을 주시고, 저에게 봄이라는 구원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봄이는 이제 천국에서 저의 엄마와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낼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엄마를 떠나는 그 순간까지 너무 예쁘게, 순하게, 착하게 가준 우리 봄이 마음 속에 영원히 잘 품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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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센터 2026.04.29
세월이 흐르니 아이들도 하나둘씩 떠나가네요.한없이 순했던 보테를 기억합니다.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아이들이 별이 되어 하늘나라에 가면,남겨진 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모두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보테도 그곳에서 많이 걱정하고 있을 것 같아요. 조금씩이라도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