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동물자유연대의 다양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 2011.08.26
말문이 막혀서 논리적으로 대답하지 못하고, 깊이 생각에 잠겨 있다가 글을 남겨봅니다.
올해 초 미용을 위한 동물실험에 희생되는 아이들 이야기에 너무나 충격을 받고, 또 우연히 동자련을 알게 되기 전 까지 저 역시 평범한 사람들처럼 반려견과 식용견은 애초부터 다르다고 생각해왔던 사람입니다.
8년 째 동거 중인 우리 아가와 바깥의 백구가 똑같은 생명임에도 다른 취급을 받는 것을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었어요.
가족처럼 반려견을 사랑하며 데리고 살면서도 제 의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걸 요즘 많이 배웠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더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고자 작게나마 노력하는 중이지만 아직 많이 모자라네요.
무엇보다도 제가 살고 있는 대부도라는 지역의 환경은 처참합니다. 동물에 대한 끔찍한 인식 상태를 접할 때마다 마음을 짓누르는 절망감이 가장 괴롭고 두렵습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는 힘들 거라는 절망감이요. 그리고 개는 패서 죽여야 육질이 좋다며 껄껄대며 막걸리를 따는 사람들이 아직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요.
찐자 이야기로 동자련을 알게 되고, 홈페이지에 들러 여러 아이들 이야기를 보며 며칠 밤을 새며 울고 아파하다 더는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더군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금전적인 도움이라도 동물들에게 보내는 것이 저를 위한 가장 타당한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 형편이 좋지는 못해 그동안 작게나마 후원하던 결식아동 후원을 멈추고 동자련에 후원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요.
전에 후원하던 업체의 소식지를 보던 동료가 지나가듯 말하더군요. 그래도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후원하는 것이 낫지 않냐고. 동물이 살고 사람이 죽는건 아니지 않냐고요.
최소한 어딘가에 후원하고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이렇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나진 않았을까요. 그리고 거기에 저는 그저 제 마음이 동물들을 돕는 것이 더 편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은 말도 할 수 있고 누군가 도와주려는 사람들도 훨씬 많다고. 하지만 동물들에겐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도 석연치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동물을 위하는 행위는 사치로 치부하는 인간이기주의가 만연해 있으니까요.
물론 저도 가능하다면 배고픈 우리 아이들에게 단 돈 만원이라도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여윳돈이 있다면 그걸 더 보태서 매 맞고 굶주리고 고통받는, 그럼에도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큽니다.
동물을 위해 사람이 죽어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저 또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동물과 인간이 같은 생명체로서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정 식용을 해야겠다면 고통없는 도살 방식이 정착 되기 바라고, 최소한의 자유와 청결함을 제공하는 축사에서 동물들이 살아가길 바라는 거죠.
저는 단지 너무나 낙후된 우리 사회의 동물복지를 조금이라도 높은 질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쪽에 도움을 보내고 싶습니다. 태어난 생명은 풀 한 포기라 해도 먹이사슬의 순리 이외의 고통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어떻게, 뭐라고 설명해야 이런 것들을 한 번에 납득시킬 수 있을까요? 이런 장황한 이야기를 꺼내면 꼭 토론이 되고 맙니다. 전 그런 감정만 상할 뿐인 말다툼은 정말 하고 싶지가 않아요.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동물들 생각을 하면 속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구요.
앞으로도 제가 살아가며 만날 "인간제일주의"인 평범한 사람들에게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답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그 돈으로 배고픈 어린 애들이나 도와주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요.
아직도 주변엔 동물은 인간의 소모품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요. 인간을 위해선 마땅히 괴롭고 죽어도 상관없는 사람들이요.
이런 척박한 인심 속에서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동물복지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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