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언론에 보도된 동물자유연대의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부고] 예쁜 눈망울로 눈 맞추던 허브가 별이 되었습니다.



허브의 마지막 소식을 전합니다.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허브는 이후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호소에서 지내다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허브는 2015년, 대규모 불법 번식장 구조 현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는 불법 번식장의 실태를 사회에 알리며, 번식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구조는 이후 반려동물 생산과 유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키는 중요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그 역사적인 구조 현장에서 수많은 이름 없는 동물 중 하나였던 허브는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며 긴 세월을 지나 왔습니다. 사람의 손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었지만, 이름만 불러도 눈을 맞춰주던 친구였습니다. 노견정의 친구들 몸에 얼굴을 기대기도 하고, 다른 친구와 방석을 나눠 쓰며 조용히 누군가의 곁을 지켰습니다.

보호소에서의 시간은 어느덧 10년 지났고, 허브에게도 늙음과 질병이 찾아 왔습니다. 골반 깊은 곳에 자리 잡아 주변 장기와 신경에 영향을 미치던 종양으로 인해 허브는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온센터에서는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절하며 허브의 곁을 지켰고, 긴 돌봄의 시간 끝에 허브는 조용히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온센터에서 허브가 치료를 받고, 마지막까지 따뜻한 돌봄 속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대부모님을 비롯해 허브의 삶을 함께 지켜봐 주신 분들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허브의 보호소에서의 긴 시간과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돌봄에는 많은 마음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 시간과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브의 마지막 길에 함께 마음을 보태어 주세요. 허브의 평안을 바라며, 가장 가까이에서 허브를 돌봐온 윤예지 활동가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허브야, 따뜻한 봄이 오면 허브의 발걸음에 맞춰 산책길을 걷고, 품에 안아 햇살을 함께 맞자고 했었는데… 예쁜 눈망울로 쓰다듬어 달라며 손끝으로 다가와 얼굴을 부비적거리던 허브.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기대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스르르 잠들던 참 사랑스러웠던 허브야.

2015년,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되었을 때 경계심이 가장 커서 가장 마지막으로 구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처음엔 사람의 손길을 무서워하던 허브. 귀청소 한 번 해주려 하면 겸자를 깨물던 모습도 아직 선명해. 그래도 미용을 해주면 노견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얼굴은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우리 예쁜 허브.

보호소에서의 하루, 한 달, 일 년, 그리고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며 눈을 맞추고 함께 걷던 허브의 시선도, 허브의 발걸음도 세월만큼이나 느려졌지만 예전에 씩씩하고 경쾌하던 허브의 발소리는 오래도록 그리울 것 같아.

허브의 시간 속에는 허브를 아끼고 사랑했던 많은 활동가들의 마음이 있었고, 그 기억들이 허브에게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 채워졌기를 바라. 이제는 아프지 않은 따뜻한 별나라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있지? 허브야, 고생 많았어.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