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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이인데 누렁이라 부를 수 없던 가을이를 추억하며..가을이를 되찾은 일화

어제 가을이가 별이 되었네요. 2004년에 우리 품에 와 2016년에 눈 감았습니다. 가을이를 이렇게 돌볼 수 있도록 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우리 남양주 가족들의 마음은 우리가 다 이해한다 할 수 없겠지요. 가을이가 ''그동안 고마웠어요...''하며 눈 감았을 겁니다.
 
가을이와 비슷한 연배의 아이들이 메리와 백구인데, 백구는 그 셋 보다도 더 나이 먹은 상태에서 더 먼저 구조됐는데 대견하게도 아직 잘 버텨주네요.
 
 
 
 
 
 
가을이는 2004년 경 안산(?)의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던 3~4개월령 정도의 강아지였습니다.
누렁이였죠. 점점 덩치는 커지고 당시로선 구조 동물을 모두 돌볼 형편이 안되어 가을이를 비롯해 메리 등등 큰 아이들 몇몇을 오산 생명의 집에 양육을 부탁드렸습니다. 생명의 집에 아이들을 맡겨놓고 자주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우리 발등에 떨어진 현안 대처에 급급했으니까요. (핑계~핑계ㅠㅠ)
 
가을이와 메리 등은 생명의 집 양선생님의 사랑을 받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집에서도 메리와 가을이는 소소한 사고를 쳤고, 급기야 메리는 가을이 귀를 물어 뜯어 가을이는 한 쪽 귀끝이 잘려 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추석을 앞에 두고 생명의 집 양정원 선생님께서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양선생님과의 관계도 있고 우리 아이들도 있으니 생명의 집에 남겨진 동물들 대처에 신경을 써야 했고, 그 아이들은 당시 생명의 집 봉사활동을 하던 사람들 중심으로 보호소가 만들어지며 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그곳이 안성 평강공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맡겼던 아이들은 다 되찾아와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메리도 그때에 다시 돌아온 것이죠. 처음 맡길 때와는 우리 단체 상황도 좀 나아졌기도 했지만, 당시 우리 아이들 우리가 끌어안고 살자는 다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집 아이들을 평강공주로 옮기고 우리 아이들은 데려오는 과정에서 가을이는 없었습니다.
안타까웠죠. 양선생님 돌아가시기 직전에 가을이가 죽었는데 우리에게 미처 알려줄 사이가 없으셨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 후 1년이 지난 어느날, 김승우 이사님께서 가을같은 애를 평강공주 카페에서 발견하셨다고, 한번 확인해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평강공주 카페에 가서 아이들 사진 속에서 가을이를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요... 평강공주로 달려가서 분명 생명의 집에서 이동할 당시 가을이가 없었는데, 가을이가 어떻게 평강공주로 오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사연인즉슨, 생명의 집 봉사자 일부가 양선생님의 운영 방식을 불편하게 생각해 몇몇 아이들을 양선생님과 상의 없이 빼어서 다른 곳에서 보호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양선생님이 돌아가시니 그 애들은 평강공주로 데려온 것이고, 그 모든 과정은 평강공주 의사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는 다시 우리 품으로 왔습니다.  메리 덕분이죠. 잘린 귀 때문에 김승우 이사님 눈에 들아왔고 가을이임을 바로 판단할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와 살던 가을이는 넓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입양을 간 적도 있었습니다. 2009년...
하지만 행당동 누나들이 너무 좋았던 것일까요? 뻑하면 탈출 하려 해서 다시 데려왔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가을이는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역사 속의 아이, 가을이....
"가을아, 동물자유연대 누나들 그리고 봉사 회원님들과 함께 한 삶. 괜찮았지?
편히 쉬거라. 먼저 간 일구에게 백구 소식도 전해주고...."
 
 
 



댓글

이경숙 2016.01.11

가슴 한켠이 뜨뜻해지면서 눈시울이...ㅠㅠ 가을아 안녕....ㅠㅠ


김남형 2016.01.07

얼마 전에 집정리 하다가 뜨개질 옷 몇개를 떠서 보내드리고 받은 양선생님 손편지를 발견해서 반가웠었어요 장미는 어떻게 되었는지... 가을이 편안히 잠들기를...


조희경 2016.01.06

단체 블로그에서 이현숙님이 양정원선생님이 2007년에 돌아가셨다고 하셔서, 다시 살펴보니 정말 그러네요... 벌써 10년이 다 돼가는군요... 가을이를 찾은 것은 2008년이니 가을이를 1년 만에 찾은것이 돼요.. 김승우 이사님께서 카페에서 발견하지 못하셨으면 큰 일 날뻔 한 차이가 있는 시간이네요...


안혜성 2016.01.06

병원카페 당직일지에서 가을이를 봤는데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군요. 그래도 동자련을 만나 가을이는 행복했을거라고 믿어요.


윤정혜 2016.01.06

복실이와의 인연으로 가을옹을 본 적이 있답니다.. 어찌나 치대며 친한 척을 하던 지...담에 보자, 건강해라..얘기했었는데.. 가을아, 그곳에서도, 잘 지내~~~


김보현 2016.01.06

마지막 글에서 울뻔 했네요.... 가을이... 편안한 맘으로 떠났길....그 곳에서 말씀하신 친구들도 다 만났길 바래봅니다....


민수홍 2016.01.06

평안을 기원합니다.


박경화 2016.01.05

가을이가 입양갔다가 자꾸 탈출해서 다시 되돌아왔던게 생각나네요... 바보야, 너를 예뻐해주시는데 왜 그랬니... 그랬었는데... 이렇게 동자련에 어릴 때 들어와서 동자련에서 생을 마감하네요. 저는 거동도 불편해하는 백구를 가끔 볼 때, 어느 순간 이 아이의 소식이 들어오겠구나... 양재동에서 봉사할 때는 늠름하고 멋진 아이였는데 이렇게 나이가 들었구나... 했는데. 생각지 않게 가을이가 먼저 떠났네요. 메리는... 처음 공사장에서 학대로 데리고 양재동 데리고 오실 때 어린 강아지 였는데... 한살도 되지 않던 그 어린 녀석을 주말에 봉사할 때 만났었는데... 어느새 메리할머니에요. 그래도 동자련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이 아이들의 노년이 춥고, 어둡지 않은게 아닐까요... 남양주센터에 계신 분들이 너무 많이 아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병원원장님께서 럭키 수명만큼 잘 살다 갔으니 너무 슬퍼하면 마음 편히 영혼이 못 떠난다고 너무 아퍼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간사님들께도 그 얘기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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