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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도리를 떠나보낸지 7일째 되는 날입니다..
- 윤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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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20
오늘은 빽돌이와 이별한지 7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난 6월 26일.. 밥이면 사죽을 못 쓰던 녀석이 저녁밥을 먹지 않아 살펴보니 집 안 곳곳에 아침에 먹은 사료들을 다 토해 놓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이 많은 녀석들이 어느 순간 밥을 거부하고 갑작스럽게 떠나던 일을 많이 겪어본지라 다음 날 바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정확한 결과는 CT를 찍어 보아야 하지만 몸 곳곳에 종양이 있는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CT결과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양이 몸 안에 퍼져있고 수술이 회의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5월에는 빽돌이와 처음으로 애견펜션도 가고 우린 참 잘 지내왔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밥을 먹고 제가 요리를 할 때면 늘 가스렌지 밑에서 눈을 반짝이고 여전히 화장실 앞에서 스토커 놀이를 하며 우린 참 좋았는데... 살이 빠진다고 생각했던게 다이어트에 성공했구나 했었는데 참 순진한 생각이었네요.. 그 동안 아픈 내색 한 번 없이 착하고 고왔던 녀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어느날.. 이번주를 넘길 수 없을지도 모르니 마지막은 집에서 보내주었으면 좋겠다는 원장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 봄.. 준비도 없이 병원에서 허망하게 떠나 보낸 땡구르에게 약속했습니다. 우리 박씨네 녀석들 이제 마지막은 집에서 지켜 주겠다고요..
하지만 겁이 많이 났습니다. 죽음이 예정 된 녀석과 여행을 한다는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 여행의 종착점이 마지막 참기 힘든 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단계이고 그때는 안락사를 해 주는 것이 녀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인데 그 힘든 고통이 언제 찾아올지.. 얼마나 아파할지 몰라 너무 무서웠습니다.
빽돌이는 7월 9일 수요일, 마지막을 집에서 보내기 위해 퇴원을 하였습니다.

퇴원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습니다. 아주 소량의 물만 허락되었습니다. 모두 다 토해버리기 때문이었지요..목요일과 금요일.. 빽도리를 위해 휴가를 내었습니다..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지막을 위해 시끄러운 탱이,노아,대국이는 센터에 맞겼습니다.

토요일에는 소풍도 갔습니다.. 집에 있는 걸 제일 좋아하던 녀석이었지만 애견펜션에 갔었을 때 너무 신나했던 모습이 떠올라서요.. 먹지를 못해 기력이 없지만 많이도 걸어다녔습니다. 물을 먹고 싶지만 속에서 받아주지 않으니 물그릇 앞에서 계속 서성이기만 하던 요 며칠과는 다르게 물 한그릇 뚝딱 비우고 신기하게도 토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친구들과 함께 뻗었네요.. 이 날이 박씨네에서 보낸 마지막 밤이었습니다...

일요일에는 급격히 기력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호흡은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떠나기 1시간 전까지 패드로 가서 쉬를 누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거실과 안방화장실 앞과 가스렌지 밑.. 늘 밥을 먹던 식탁 밑까지 힘들게 발걸음을 옮기며 하나하나 기억에 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빽돌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 스스로 자기 공간으로 찜했던 컴퓨터 책상밑의 방석이었습니다. 예상했었습니다.. 마지막은 이 곳으로 가지 않을까.. 빽돌인생 처음으로 가져보는 자기만의 공간..
방석으로 들어가 엉덩이를 바깥으로 빼고 누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변을 쏟아내었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착하고 깔끔한 녀석.. 변을 다 쏟아내었는데도 몸도 방석도 더러워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호흡은 거칠어지지 않았습니다. 고통에 발버둥치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 조용히 숨을 쉬던 빽돌이의 눈이 갑자기 커졌고 몇초 후 예쁘게 눈을 감았습니다. 저와 남편이 지켜보며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던 7월 13일 오후 3시 15분..

기특한 녀석.. 간절한 바램대로 정말 예쁘게 떠났습니다.
빽도리를 처음 집으로 데려온 건 작년 6월쯤.. 센터 이전을 앞두고 행당동 2층 견사의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두달정도만 임시보고 하고 센터가 이전하면 데리고 갈려고 했었는데.. 배변을 잘 가리던 빽돌이를 기특해하던 남편이 배변 잘 가리는 착한 개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사는날까지 같이 지내자 했었지요..

제가 참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꼭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거든요..
'' 저 이제 아빠엄마 있는 거죠?''
신당동 떡뽁이 골목에서 나고 자란 빽돌이의 마지막은 박씨네 듬직한 첫째 아들이었어요. 설치고 나대는 탱이와 노아는 혼낼줄 알고 약한 동생들에겐 늘 양보하고 보듬던 착한 첫째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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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맘 2014.07.29
빽돌이는 행복을 듬뿍 안고, 강아지 천국으로 갔겠지요. 빽돌아, 안녕..
토토멍멍 2014.07.26
갑작스런 소식에 멍하게 글을 읽었습니다. 행당동에서 처음 만났던 빽돌이를 기억하는데 아픈쪽 입으로만 손이가지 않으면 그렇게 착하고 예쁠수 없던 아이..윤국장님댁에서 사랑듬뿍 받으며 편안한 모습에 정말 감사하고 기뻤었는데..그래서 다행입니다. 쎈터도 아닌 다른 곳도 아닌 빽돌이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윤국장님댁에서 평안한 마지막을 보냈을 빽돌이..이제는 아프지 않고 하늘나라에서 맘껏 뛰어놀기를 기도할께. 사랑한다 빽돌아~
강희선 2014.07.23
너무 가슴아프내요..빽돌이 좋은곳으로 가길기도하겠습니다..보는동안 눈물이 계속흘러습니다..편히 쉬어^^ 정말 좋은곳으로 가길 기도하께 ^^*
홍소영 2014.07.22
눈망울이 무척 예쁜 빽돌아.. 마지막까지도 너는 이렇게나 예뻤구나. 잘 가.. 평안하렴.
최소영 2014.07.22
빽돌아..잘가.. 꼭!! 부디 편안한곳에 잠들기를... 그래도 좋은부모만나 사랑받고 가서 마음은 편하네... 다음생애는 아프지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주렴.....안녕..
정수연 2014.07.22
회사에서 글 읽다가 재작년 무지개 다리 건넌 우리 뚱이가 생각나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빽돌이도 좋은 곳으로 갔겠죠...아프지 않고....
류소영 2014.07.21
수고 하셨어요.....
덕이뚱이언니 2014.07.21
빽돌이의 마지막은 편안하고 행복했을 거에요~ 잘가라.. 아가.. 편히 쉬렴.
박경화 2014.07.21
아프다는 소식도, 떠났다는 소식도 들으면서... 윤국장님 마음 한켠이 또 얼마나 아릴까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집에서 편안히 떠난 빽돌이는 동자련에 와서 행복했을거에요. 빽돌이에게 한켠을 내주고 마지막까지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운내세요. 이제 빽돌이는 아프지 않고 무지개 너머에서 행복할거에요.
김남형 2014.07.21
예쁜 별이 되기를...
심인섭 2014.07.21
착한 빽돌이...잘가......
장소영 2014.07.21
빽돌이 구조하는날 충격적이었던 빽돌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윤국장님 사랑 듬뿍 받아서 완전 달라진 모습보며 뺵돌이 행복하겠구나 했어요.. 외롭지 않게 무지개다리 건넜으니 기운내세요..ㅠㅠ
이경숙 2014.07.21
아...빽돌이가 이렇게 떠났네요 ㅠㅠ 눈물납니다 아가들과 행복한 펜션여행기를 읽은 게 엊그제같은데... 국장님과 노아아빠...그동안 빽돌이에게 베푸신 사랑 빽돌이도 고마운 맘 한가득 안고 떠났을 겁니다 아픈 맘 어찌 다 말로 표현되겠습니까? 기운내세요...ㅠㅠ
다래뿌꾸언니 2014.07.21
빽도리가 무기개 다리를 건넜군요. ㅠ.ㅠ 글 읽는 내내 눈물이... 저희 다래는 급성신부전으로 무지개 다리를 하루하고 반나절만에 건넜습니다. 그런데 죽기전까지 주는 밥 다 먹고 하늘나라 가기전 제가준 물까지 먹고 갔었요. 빽도리가 하늘나라 가기전 정들었던 곳을 돌아 보고 갔다고 하닌 더 마음이 짠하네요.
한송아 2014.07.21
마지막 가는 길 사랑하는 엄마아빠와 손잡고 행복했던 날 추억하며 갔을 빽도리... 윤국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빽돌아! 저 무지개 너머에서 아프지 말고, 좋은 추억 갖고 재밌게 놀고 있어!
박소연 2014.07.21
착한녀석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도 엄마아빠한테 효도하고 갔네요~ 마음 잘 추스리시고 힘내세요! 편하게 잘 있을거에요!^^
강류경 2014.07.21
글을 읽는 내내 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행당동 2층에서 아이들이랑 지내는 것보다 윤국장님 댁에서 사랑 듬뿍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빽돌이를 생각하니 정말 복받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풍가서 토하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는 말에 더 가슴이 아프지만, 마지막 가는길까지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황규연 2014.07.21
두분 가족들의 사랑에 눈물이 나네요..빽도리가 좋은 추억과사랑 안고 강쥐별에서 엄마 아빠 내려다보며 지켜주고 잇을껍니다.. 강쥐별은 아프지도 않코 외롭지도않을껍니다.. 빽도리의 명복을 빕니다.
이현숙 2014.07.20
한아이를 보내고, 한아이를 세번째 입원시키고 돌아온 밤. 빽도리 소식에, 아픈 마음 다독이며 담담하게 서술하신 글 내용에 참을수 없이 눈물이 나네요... 두분 가족들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빽도리의 명복을 빕니다.
안혜성 2014.07.20
저희 보리랑 닮았네요. 보리도 노령견이라 어느 순간 가지 않을까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어요. 우리 윤국장님 사랑을 받았으니 복받은 녀석이죠.^^
숀형 2014.07.20
평안한 영면을 정성스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