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김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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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8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 라는 글을 올렸던 고3 학생입니다.
글을 올린 후 제가 저희 학교 주변 강아지를 3월 8일 부터 현재까지 사료와 물, 간식을 아침과 저녁에 챙겨주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제가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밥을 챙겨주니 강아지가 더 자주 학교에 찾아온다고 탐탁치 않아하는 학생들이 생겼습니다. 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전부터 아침에 밥을 먹으러 나오면 강아지가 쳐다보고 있어서 무섭다는 학생도 있고, 강아지가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서 신발을 물고 나오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제 기억에 1년 전 제가 2학년 일 때도 떠돌아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요. 제 친구는 1학년때도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주택이 많고 골목이 많은 곳에 학교가 있다보니 강아지가 발바리(믹스견)이라 자유롭게 기르는 건지 아니면 유기견인지 저도 잘 알지 못했지만 오늘 지난 번 '월~월이야~' 라고 강아지를 부르시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여쭤보니 할아버지 강아지라고 하시더라구요.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이가 없으셔서 응응 이라고만 말씀하셨는데요. 밥도 챙겨주시냐고 물어보았는데 응 이라고 대답하셨어요. 전 사실 임시보호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부모님께 여쭤보진 않았지만 여러 친구들, 기숙사 학생들, 심지어 선생님께서도 자주 강아지가 찾아오는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여 경계심이 높은 아이라 친해지면 데려갈거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주인이 있는 강아지라는 걸 알게되어 다행스럽기도하고,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나날이 걱정 됩니다. 게다가 워낙 자유롭게 자란 것 같아 주인인 할아버지가 불러도 따라오지도 않습니다. 주인이 아닌가? 하고 의심이 갈 정도로 말이죠. 저도 가족인 반려견과 함께 살아서 집에 있는 금순이 생각도 나고, 하늘 나라로 간 덕순이 생각에 쉽게 외면 할 수도 없습니다. 모두 믹스견 이여서 믹스인 강아지에게 더 마음이 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번 일로 캣맘분들의 마음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주변 사람들과 캣맘분들간의 마찰... 제가 지금 그런 상황 인 것 같아요. 예전에 동물농장을 보았을 때 새끼고양이를 돌봐주던 학교가 생각이 나요. 전 제가 다니는 학교도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했어요. 게다가 학교니까 동네 분들도 밥을 준다고 뭐라 말씀도 안 하실 것 같아 다행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그러면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하면 좋을까요... 하루종일 매일매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너무 속상해서 눈물도 나고... 할아버지께서 밥도 챙겨주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아침 저녁으로 사료와 물, 간식을 놓고 가면 먹고 항상 다 비워두는 강아지인데 말이죠. 어떻게 한순간 외면 할 수 있겠어요... 모두 제가 밥을 챙겨줘서 자꾸 온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밥을 먹으러 오기도 하겠지만 원래 몇년 전부터 찾아온 강아지인데... 좀 이기적이지 않나요? 학교 건물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도 잘 닫아두면 될텐데 말이죠.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 운동장에서 낮잠도 자고, 뒹글며 놀기도 하고 산책하다 돌아가는 강아지인데 말입니다. 답답한 심정입니다. 주인이 있으니 앞으로 제가 그만 챙겨줘도 될까요? 답이 없네요. 그냥 한국에서 살기 싫다는 생각 밖에... 워낙 학대 받는 동물들, 버려지는 동물들... 이런 끔찍한 일들... 제 주위 사람 중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주제 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공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를 듣고 배우러 학교에 오는 것인데 선생님들 마저 작고 힘없는 생명에 대해 학생들에게 보호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시는 것을 보고 상처 받았습니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앉아 있나 싶기도 하구요. 앞으로 동물자유연대와 더불어 사람들의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어린 아이 일때 부터 생명 보호에 대한 큰 마음가짐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없네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 인것 같아요. 길지만 끝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마음을 가장 많이 공감 해주실 분들이 이곳에 오면 계실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삭막한 사회 속에 동물자유연대가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힘없는 동물들에게 힘써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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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 2014.04.11
우리 김덕하학생의 글을읽고 너무 마음이아프고 그 안타깝고 먹먹한 심정을 이해할수있어요. 저도 이 미개한 나라가 너무너무 싫거든요. 하지만 우리의 작은 하나하나의 힘이 모아지게되면 우리의 공통된 꿈을 이루는날이 오리라 믿어요!!! 덕하학생 기운내고 용기를내요~~~ 우리의 용기있는 행동들은 먼 미래의 희망이 될테니까요~~~^^
송경희 2014.03.31
참 주변엔 안타까운 아이들이 많네요. 속상합니다... 혹시 모르니 먹을 것을 조금씩은 챙겨주셔야 할 듯 한데... 우리의 인식이 참으로 문제네요.. 힘내세요.
동물자유연대 2014.03.28
안녕하세요, 동물자유연대 채희경 활동가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모든 생명이 함께 사는 곳이라고 인식한다면 김덕하님의 고민은 없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배고픈 동물에게 밥을 주는 것 마저도 인간 개개인의 호불호를 따지는 사회라면 마음마저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김덕하님이 고민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아이의 반려인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얼마나 잘 돌봐주실 수 있는지도 중요하겠지요. 글의 느낌상 할아버지와 대화가 쉽지 않은 듯 하지만 할아버지가 밥을 어떻게 챙겨주시는지 확인한 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할아버지를 도와서 아이를 챙겨주는 방법으로 해 보는 것은 어떨가요? 할아버지가 적절하지 않은 음식을 주거나 제대로 못 챙겨주는 부분이 있다면 할아버지가 잘 돌봐줄 수 있도록 도와 드리는 것이 지금 지속적으로 밥을 챙겨주는 것 만큼이나 중요할 듯 합니다. 만일 할아버지가 돌봐주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할아버지와 말씀을 나누어서 다른 좋은 곳으로 입양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동물도 많고 끔찍한 일도 많지만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다고 외면한다면 조금의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겠죠. 김덕하님처럼 작은 관심과 도움들이 모여서 커다란 흐름을 만들고 그것이 세상을 바꿔나가리라 믿습니다. 어려운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02-2292-6337로 전화주세요. 감사합니다.
최지혜 2014.03.28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동물학대,유기, 등 나쁜일들이 발생하지만 김덕하 학생같은 사람이 있어 그 아이들에겐 희망과, 미래가 있는것 같아요..19살때 꼭 저를 보는것 같네요. 지금도 포기하고 싶을만큼 힘들고, 개선되는것은 아주 미약하지만 덕하 학생을 보고, 또 힘을얻고, 미래를 보게 되네요. 홧팅!!홧팅!! 먼 훗날 덕하학생의 이름을 또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