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안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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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3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엊그제부터 길 건너편에서 다 큰 성묘 한 마리가 2차선 도로를
오락가락 횡단하며 큰소리로 울며 다니길래 나가보니 사람을 보자마자
무조건 따라가고 발라당 뒤집어 배를 보입니다.
중성화가 된 녀석같고 너무 친화적인 아이라 혹 주인이 있지 않을까
그냥 두고 보는데... 밤 늦게까지 오가는 행인을 무조건 따라가는거에요.
마치 패닉상태에 빠진 것처럼요.
버려진 아인가보다...생각하던 중 오늘은 아침부터 제가 사는 건물 주변에서
울어대며 방황하고 있더군요. 제가 사료 준 것을 기억한 것 같아요.
그냥 방치하면 혹 나쁜 인간들에게 해코지라도 당할 것 같고....
일단 구청과 동물구조협회에 신고를 했습니다.
제가 지금 데리고 있을 상황은 도저히 안되고 외상이 있는 아이도 아니어서
동자련 보호소에 보내기도 어렵고 염치없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추운 겨울, 저런 성격이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케이지에도 순순히 들어가고 캔을 하나 따주니 그 자리에서
흡입을 하더군요. 그런데....반전이 있었어요.
동구협 직원분이 오셨는데 귀를 보시더니.
"이 녀석 중성화되서 방사한 길고양이라 저희가 데려갈 수가 없어요"
라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녀석 귀가 컷팅되어 있었어요.
검은 색 턱시도우인데다가 그닥 티가 날 정도가 아니라 제가 못본거죠.
분명 돌봐주는 캣맘이 있을거라는데. 제가 알기로 저희 집 주변에는
저밖에 없거든요. 서식지가 아닌 곳에 방사한것은 아닐까...
그분께 물어보니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어쨌든 일단 중성화 후 방사한 녀석은 인계가 불가하니 다시 있던 곳에
놓아주던가 입양자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고 가버리시더라고요
결국 집으로도 데리고 오지 못하고 녀석이 있던 곳 근처에서 케이지 문을
열어주니 스스륵 걸어나가버렸어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저는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주기는 하나 절대로 녀석들과 틈을 좁히지는
않는 편이라서 이해가 안갑니다. 저렇게 붙임성이 좋은 ...개나 다름없는
고양이를 중성화 후 방사하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
중성화한지도 오래 된 것 같아보였어요. 귀 자른 부분이 다 아물고 털도 있어요.
저녁때 사료를 들고 나가보니 낮에 풀어 준 그 관목숲에 숨어서
또 죽어라고 울어대는 겁니다. 제 목소리를 듣더니 냉큼 나오는데...
일단 사료를 주고 왔는데. 저 녀석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길냥이라면 어느정도 방사에 적응을 할 텐데...
자신이 살던 지역이 아닌 곳에 방사되지 않았나싶어요.
조금 떨어진 근린공원겸 뒷산에 고사모회원분이 플랜카드 붙이고
중성화한 녀석들 사료를 주는 급식소가 있는데 그곳에 녀석을
데려다주어도 괜찮을지. 거기서도 적응을 못하거나 다른 녀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 또 어딘가로 떠돌게 될텐데 괜찮을지.
도대체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ㅜㅜ
저 아이를 어쩌면 좋아요.
너무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암컷 고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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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 2013.12.04
제 생각에도 누가 키우다 유기한 경우거나 집을 나온 것 같아요. 오늘은 하루종일 안보이는데 오히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안혜성 2013.12.04
저도 그동안 입양이나 임보처 구하는 글은 포스팅도 많이 해보고 주변에도 알아보는데 거의 찾기가 힘들어요. 아기고양이들도 입양처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 성묘는 더더욱 어렵지 싶습니다.
홍소영 2013.12.04
안혜성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시간 되시면 밥 주실 때 사진을 좀 찍어서 임보처나 입양처를 알아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운이 닿아 좋은 사람 만나면 추운 겨울 저 애교 많은 성격 그대로 발휘하며 사랑받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임보처든 입양처든 계약서는 꼬옥 작성하시고요.. 그나마 중성화가 된 암고양이라 다행입니다. 다른 길고양이들도 모두 추운 건 마찬가지지만 저렇게 사람한테 의존적이고 야생성을 잃은 아이는 집에서 살게 해줘야 할 것 같아요ㅠㅠ
박경화 2013.12.04
길냥이면 잘 지낼거에요. 저희 동네 흰냥이도 여기저기 사람 손 타고... 심지어는 누군가 정기적으로 너무 지저분하면 데려다 목욕도 씻기더라구요, 알고 보니... =_=;;; 그래서 얘가 스스로 글루밍을 더 안 하는 것 같아요. 겨울 잘 날 수 있도록만 도와주시고, 사진 찍어서 여기저기 혹시 입양할 분이 있을지 알아보는 정도 어떨까요? 그리고... 전 그 캣맘 분들 잘 몰라요. 그냥 과일집과 아랫집이 하신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만 어제는 왠 부부까지 있고, 과일집 아줌마께 인사드리며 옆에 있다 들었는데... 누구네가 또 있데요. -_-;;; 막강한 우리동네더라구요. 임신한 녀석을 위해 따로 사료를 장만하셨더라구요. 흰냥이가 무사히 출산해야할텐데요. 그리고 아랫집은 제 얼굴 모르세요. 울엄니가 캔 가져다 준 것만 아시니... 어제 과일집 아줌마께 인사드릴때 얜 누규?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시더군요. 숫기없는 제가 거기 껴들 성격도 못 되고 말이죠. ㅋ 혜성님!!! 힘내셔요! 너구리에 길냥이들에... 바쁘시겠어요. ㅠ.ㅠ
안혜성 2013.12.04
지금 집이 빌라라서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요. 고양이도 네 마리고 잘짖는 개도 있는데 주인네가 또 바로 윗층에 살거든요. 저도 왠만하면 그리하고 싶은데...도저히 지금 상황이 어렵네요.ㅠㅠ
이경숙 2013.12.04
ㅠㅠ..눈에 밟히시면...혜성님이 품으셔야 할 듯 ^^
안혜성 2013.12.04
다행히 이녀석은 중성화가 된점이에요. 아주 마음이 심란한데..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태라 일단 두고 보면 사료를 챙겨주기로 했어요. 오늘은 또 조용합니다. 주변에 그런 분들이 계시면 정말 힘이 될것 같아요. 아무도 없으니 더 고민이 되넷.
박경화 2013.12.04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이번에 캣맘 캔 나눠주실 때 받아서, 아랫집과 과일집 캣맘인 걸 아는 분들께 엄마를 통해서 나눠드렸는데... 이런 마음 먹게 된 이유가 울 아파트 화단에서 지내는 흰냥이 때문이거든요. 발랑당의 천재입니다. 경비아저씨게도 발랑당, 내 동생에게도, 나에게도... 그리고 자기를 예뻐해주는 사람인걸 기억하면 집으로 들어가는데 스윽 나타나서 발랑당... ㅠ.ㅠ에휴... 게다가 임신도 하셨더라구요.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동네 캣맘들이 모여서 그 녀석 밥을 특별히 따로 챙겨주시면서 임신한 냥이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시더라구요. 워낙 사람 따르는 애라서요. 다른 애들은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인 애들인데요. 전 잘 안 보여서 몰랐는데, 과일집 캣맘분께서 냥이들이 많다고 얘기하시더라구요. 다행히 저 말고도 고민하고 애써주시는 서로들끼리도 잘 아시는 캣맘분들이 여러명이라, 흰냥이에 대한 고민은 어제부로 접기로 했어요. 제가 나설 자리는 아닌 것 같더라구요. 오랫동안 돌봐오신 분들에게 맡기고, 저는 예뻐해 주고 간간히 간식만 챙겨주려구요. 그 녀석처럼 우선은 겨울동안 배곯지 않게 돌봐주시면서 상황을 보면 어떨까요? 저는 흰냥이 출산하고 새끼들 뗄 때쯤 우선 안면 터있는 과일집 아줌마께 불임수술을 의논드리려고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 집으로 들일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밥주고 돌봐주는 이도 많으니, 불임수술이 우선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