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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구조한 고양이를 안락사했습니다.

어제 아침, 구조한 고양이를 안락사했습니다.

엊그제(24일) 아침 구조한 고양이를 어제(25일) 아침 안락사했습니다.

 발견당시 뒷다리를 벌리고 주저 앉은채 미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동자연과 동사실에 트위터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멘션을 보냈습니다.

일단 제가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받았습니다.

방사선 촬영을 했는데 골절은 없었고 하지 마비의 원인은 알 수 없었습니다.

 마비로 배변을 할 수 없었고 직장과 방광에는 배설물이 차 있었습니다.

구더기들이 항문과 엉덩이 부근에 기생하고 있었습니다. 구더기들을 제거하고 소독하

는 선에서 치료하고 내복약을 처방받아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이미 5마리의 고양이와 개 1마리가 있었기 때문에 전염병을 염려하여 실외에 격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1시간여마다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배변은 병원에서 관장을 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 병원에서 알려준대로 손으로 조금씩 긁어내야 했습니다만...잘되지 않았습니다.

동사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상황을 자세히 알렸고 검토하고 연락하겠다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단체에서도 그 아이를 맡는게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밀착 관리해야 하고 회복해서 방사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인은 말할 것도 없겠죠. 안락사를 고려했습니다. 저나 그 아이, 서로에게 낫겠다고 싶

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한 번더 마비의 예상 원인과 회복의 경우를 세세하게 물었습니다. 수의사의 소견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

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락사를 진행했습니다. ...

하루 정도를 같이 보낸 정도라 담담히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그렇지 않더군요.

오후에 동사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이미 안락사까지 고려하는 내용을 알렸기에

 동사실에서도 안락사의 선택이 반드시 나쁘지 않다는 의견과 더 수용하기 힘든 보호소

의 사정을 말했습니다. 대신 치료비의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잠시 그 아이의 개별 화장을 치룰 수 있는 비용 지원을 생각해봤으나 그만뒀습니

다. 나쁜 의미야 없지만 돈이 오가는 것이 그 아이에게 더 미안해질 뿐이었습니다.

동자연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던 것은 이해는 합니다.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 유기동물에 관한 것은 홈페이지를 이용하라고 써있으니까요

. 다만 다급한 상황에 집에 가서 컴퓨터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글을 남기는 것도 자연스

럽지 않고, 후원하지 않는 곳에서는 도움을 주겠다고 하고 후원하는 곳에서는 무응답이

라는데서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아무튼 동자연이 구조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이와 같은 요청이 허

다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대응원칙이 있다고 이해하려 합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저에게 아내가 이미 그 아이는 체념한듯 편안해 보였다고 얘기해주더군요.




댓글

이재은 2012.11.07

보낸 시간이 짧은 건 눈물이 나지 않는 이유가 되지는 않더라고요..며칠 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저로써는 충분히 공감합니다.아마도 평생 잊지 못 할 것 같네요..아니 잊지 말아야죠..어찌 잊을까요 그 애틋한 생명들을.. 기운내세요..


김용현 2012.10.31

위로의 말씀 드리고.. 고양이의 명복을 빕니다. 무력감을 느낍니다.


박경화 2012.10.29

저는 십년도 전에 몸이 여기저기 곯아가던 아이를 어찌하지 못하는 아이들 품에서 데리고 깽이를 데리고 다니던 서울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한다해도 산다는 보장도 몇 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는 상황과 그 후에 다시 길 위로 갈수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냥이를 입양할 곳도 마땅치 않은 점 때문에 안락사를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단지 냥이를 받아서 이동만 했을 뿐인데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제 품에서 보내면 제가 더 힘들어할 거 같았는지, 원장님께서는 들어오지 말라시며 원장님과 부원장님만 들어가서 하시더라구요. 진료실 밖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잠깐이라도 데리고 계셨으니 얼마나 더 마음이 그러시겠어요... 그래도 더 고통없이 해주시고 따뜻한 품을 내어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 냥이가 이제는 무지개너머에서 고통없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경숙 2012.10.27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냥이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홍현신 2012.10.27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고 종민님의 마음이 모두.. 너무 이해가 되고.. 그러는 동안 계속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참 맘이 아픕니다.. 그 아이가 덜 고통스러웠기를 이제는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그 작은 아이의 몸과 마음의 고통이 종민님으로 인해 덜어졌을거라 믿기에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한동안 힘드시겠지만 기운내시구요.. 다시한번 저 예쁜 아이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최지혜 2012.10.27

음...안타깝네요.. 과연 저라면 저 냥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데려 갈 수있었을까요? 종민님,,넘 애쓰셨네요..정말 감사드려요. 아이가 회복될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하늘나라에선 먹이걱정,사람들 눈치보지말고,행복하고,따뜻하게 살기를~~~


안종민 2012.10.26

글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문단이 모두 붙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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