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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이 그리고 오늘 하루


복실이 그리고 오늘 하루

4개월령 즈음에 노인정에 버려진 것을 저희 아버님께서 데려오셔서 저하고 16년째 살은 복실이 입니다.....

1996년 어느 봄 날,,,,부모님으로부터 분가하고 살던 때... 어느 토요일에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 순간, 웬 낯선 털북숭이 강아지가 꼬리를 세게 흔들며 온 몸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복실이와 저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복실이와 저희 가족이 함께 살면서 겪은 일들을 오늘 쓰자면 아마 밤을 세워서 써야 할 겁니다. 최근 몇년 동안의 복실이를 보신 분들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복실이가 젊었을 때는  참 부산스럽고 말썽을 많이 피웠었습니다. 그에 따른 에피소드...  

그리고 도둑이 훔쳐간 후 5일 만에 다리가 골절된 채 집 찾아온 이야기... 입양보냈더니 그 날로 가출한 후 11일만에 집 찾아온 이야기 등등... 복실이 삶은 참 이야기 할 것이 많았습니다. 

복실이는 저하고 사무실에서 지내면서 어찌나 졸졸 따라다니는지...껌딱지라는 별명도 있었지요... 1층과 2층을 오르내리더니 급기야 다리에 무리가 갔나 봅니다.

이젠 나이도 먹고 여생을 집에서 보내주게 하려고 마음 먺었을 때에 한편으론 걱정된 것이 있었는데 평생을 밖에서 행동반경을 넓게 하며 살던 아이를 실내에 두면 퍼져버려서 혹 일찍 가면 어쩌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젠 집에서 함께 지내자..,하고 지난 겨울에 데려왔지요... 한 두어달 남짓 되었나요? 한 1년 정도 이렇게 살다가 엄마 보내는데서 편히 가거라...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다리를  주저앉아 병원에 갔지요.연로하시니 수술을 하기도 그렇고... 수술 할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일주일 동안 약 처치를 해주며 지켜보던 중, 갑자기 월요일 밤에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 앉기만 하고 또 이렇게 힘없이 누워만 있기에 그 다음날 병원을 갔습니다. 

체력이 다 빠져나가고 고개는 마치 죽은 아이 처럼 축 쳐져 있고..수액을 넣으니 다리가 붓고, 어쩜 염증으로 인하여 괴사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네 다리가 다 시원찮으니 이 아이 배변을 어찌 관리해야 하나.. 네 다리를 보정해줄 휠체어가 있나? 그게 가능하지 않으면 하루종일 주저 앉아있는 애를 어쩌나..데리고 다니며 출퇴근을 해야 하나... 단 하루 동안 이 아이를 어떤 식으로 돌볼지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단 하루 고민만 했을 뿐인데...자신을 돌보는 고생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복실이는 제게 짐을 지우지 않으려는 듯...오늘 새벽에 갔습니다.

새벽 6시 15분 전화 벨소리...무슨 전화인지 물어볼 필요도 없는 시간...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새벽에 병원에 달려가서 복실이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국회가서 행사 참여하고 그리고 광주에 가서 화장하고 그리고 다시 보신각 집회에 참여하고 그리고 황윤 감독이 조언 요청한 독립영화 이야기 하고...그리고 늦은 밤에 집으로 왔습니다.

복실이 유골함 들고.

이런 하루.. 이런 엄마...

저는 오늘 복실이 보냄를 슬퍼하는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고작.... 화장장에서 두어번 혼절하려는 것 정신줄 놓치지 않으려 유리창 꽉 부여잡은 것..그것 뿐이었습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군요.

이 모습이 어제.. 우리 복실이 살아 생전의 마지막 기억일 뿐입니다..

복실아...

 




댓글

이수정 2011.03.22

사무실 방문할때마다 항상 복실이가 반겨주곤 했었는데,하늘의 별이 되었군요.ㅠㅠ 대표님 힘내세요!


신호주 2011.03.15

저도 13년을 가족으로 지낸온 아이가 무지개다리를 넘어갈즈음..점점 차가워지는 아이를 어루만지면서 가슴에 안은 채 눈물로 보낸 기억이 나는군요.. 뭐라 표현할수가 없지요..그저 가슴만 미어지는 아픔,쓰라린 상처만 느낄뿐..복실이는 하늘에서도 주인에게 감사하구 또 수호천사가 되어 줄거에요 힘내세요!!


민수홍 2011.03.13

볼수록, 들을수록 사랑과 용기가 정말 많은 이였음을 알겠습니다. 그만큼 편안하고 평화로운 영면이길 거듭 기원합니다.


민수홍 2011.03.13

복실이의 평안한 영면을 위해 기도합니다.


김다혜 2011.03.12

저희집도 시간이 흘러 몇몇의 아이들을 보냈지만 그 마지막 순간은 참... 대표님 삼가 조의를 표하며 깊은 슬픔에 위로를 보냅니다..... 힘내세요.. 행복하게 살았고 좋은곳에서 대표님께 고마워하며 있을것입니다....


서지희 2011.03.12

저는 따로따로 읽어도 이렇게 슬픈데 두 녀석을 한꺼번에 잃으신 대표님의 마음이 어떠실지... 억지로 눈물 참으시고 혼절하려는 정신을 억지로억지로 부여잡고 유골함을 들고 오실 때 그 길이, 지나가는 풍경이, 저무는 해가 얼마나 가슴 아리셨는지요. 사람보다 수명이 짧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슴이 차곡차곡 묻으며 살다가 대표님 병나실까 염려되어요. 하시는 일, 하실 일이 워낙 많고 크신 분이라 더욱 옥체 보존하셔야 하는데... 부디 얼른 추스르시고 기운 내세요. 하늘에서 대표님이 사랑하신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조희경 2011.03.12

글로.. 마음으로...격려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처 감사드리지 못한 분,, 김용현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틀을 우리 복실이때문에 집에도 못가시고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장지은 2011.03.12

복실이도 대표님의 가슴안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했었다는 기억을 가지고 무지개 다리건너 좋은 곳으로 갔을거에요.. 힘내세요!


이경숙 2011.03.12

복실아...ㅠㅠ....네 예쁜 모습...이 사진으로나마...맘깊이 두고 볼게...ㅠㅠ...대표님...기운내세요....ㅠㅠ


이현숙 2011.03.12

아아..가는 세월을 잡을 수가 없는 거군요.. 병으로 앓던 아이는 생전의 아파하던 기억 때문에, 아픈 흔적 없이 순식간에 가버리는 아이는 간병조자 못해보고 보내버려서... 그래서 떠나보낸 모든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한없이 아픈 손가락, 눈물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지만, 심장병이 있던 아이나 노령아이들의 다리 이상은 다리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심장 이상으로 오는 전색증-혈전이 혈관을 막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합니다. 고양이의 경우엔 전색증으로 후지마비가 오면 대개 2주를 못버티고 간다고하구요. 저희 강국이도 심근비대증을 앓고있었지만 잘 먹고 잘 놀던 아이가 병원 정기검진받고 온 다음날 새벽.. 혈전이 동맥을 막아 호흡과다, 심장부정맥으로 몇시간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복실이의 명복을 빕니다. 참 멋졌던 복실아 잘가..


박성희 2011.03.12

효녀 복실이!!! 복실아 이젠 아픔없는 그곳에서 먼저간 친구들과 우리 만오와 행복하게 뛰어 놀며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 행복하렴......


박경화 2011.03.11

복실이를 만난 건 지금 럭키만났던 때랑 같은데... 럭키보다 더 나이가 위지만... 함께 동자련 처음 사무실 생기고 마당에서 뛰놀던 아이들인데...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그래서 대표님이... 순간순간 저보다 더 먹먹해질 것 같아서도 마음이 아프구요. 힘내세요...


김한솔 2011.03.11

복실이를 몇 번 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그때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좋은곳에가서 다른 친구들이랑 편히 쉬고 있을꺼에요.. 뛰어다니고 친구들하고 놀고..


강연정 2011.03.11

다른 녀석이었으면 글 제목을 보며 어느 정도 예감을 했을텐데,,, 복실이는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그냥 오랜만에 복실이 지내는 모습 올리신 거니,,했는데...ㅠ.ㅠ 복실이는 영원히 아프지 않고 죽지도 않고 언제까지나 대표님 옆에 붙어다닐꺼라는 인식을 저에게 주었었나봅니다... 가는 마지막까지도 아프단 어리광 한 번 안부린 이 녀석을 기특하다 해야할지 섭섭하다 해야할지...ㅠ.ㅠ 자식같은 개가 있는 반면, 친구같고 언니같고 엄마같이 의지가 되는 개가 있는 것 같아요..이제 아픈 몸 놓고 훨훨 날아다니며 대표님 가시는 곳 어디든 아마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며 지켜줄 거라 믿습니다.. 복실아,,이제 다시 못보는구나..안녕...ㅠ.ㅠ


류소영 2011.03.11

복실이... 첨 봤던 날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까칠하던 녀석..성격처럼 깔끔하게 가는 군요...


조희경 2011.03.11

아... 맞다... 복실이는 내가 화장실 가면 항상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윤팀장이 복실이가 자기한테도 그래봤으면 한다 했었지.. 내 껌딱지... 평생 엄마 껌딱지로 있게 해줄께. 늘 엄마 방에 있으렴... 천성이 할 일 제쳐두고 시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거나..하는 그런 성향이 못돼어서..여느 일상처럼 지내다가도 순간 호흡이 멈춰지는 경험을 해요. 심장 깊숙한 곳까지. 가더라도 시기를 잘 타고 가야지 엄마 정신없을때 가면 더 소홀한 것같아, 그래서 더 미안하구...


양지영 2011.03.11

한번씩 우리 반려견들도 저희와 같은 수명을 가졌으면 좋을껄 하고 생각합니다..저희 집 애들도 노견들이라.. 공감이 갑니다.. 복실이...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기를 바래요...


윤정임 2011.03.11

복실이 계단 내려오는 소리가 귀에 선합니다. 차분하면서도 경쾌한발소리..귀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녀석이었지만 후각만큼은 어떤개도 따라갈 수 없었지요.. 1층에서 고기캔을 따면 어김없이 탁탁... 계단 내려오는 소리가 났었지요. 그립구나 복실아..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던 모습도 생각나고.. 이쁜 모습 많이 담아놓지 못해 미안하구나. 편히 쉬렴..


서해숙 2011.03.11

사무실에서 조금 꺾인 앞발로 쫄랑쫄랑 다니던 복실이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한데.. 파란만장했던 복실이의 삶이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 품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네요. 이제 슬슬 동자련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어떤 위로도 눈에도 귀에도 안들어오겠지만.. 그래도 대표님.. 기운내세요.


홍현신 2011.03.11

어제 둘이 얼굴을 마주보고 복실이 이야기를 들었건만.. 슬픈사람도 위로하고 싶은 사람도 그저.. 그랬어요... 라는 말만 멍하게 오갔지요... 몇번을 겪은들 좀 단단해지기는 커녕 예전의 아이들 생각이 겹쳐져 더 힘든...그래서 아무말도 못하지요.. 나 살겠다고 입에 뭐가 안들어 가는거 뻔히 알지만 뭐라도 드시게 하고 싶었지만 시간도 그렇고 대표님 상태도 그렇고 그냥 보내드리고 내내 맘이 쓰였어요... 쓰러지실까 싶어서.. 일은 산더미고.. 특별한 놈들은 가슴을 더 후벼파니 이를 어쩔런지요... 힘내세요.. 작지만 보탤께요..힘~!!


다래뿌꾸언니 2011.03.11

복실이가 무지개 다리 건너기 전부터 복실이가 엎드려서 밥먹는 모습이 자꾸 눈에 떠올라서 복실이 사진 찾아서 보았습니다. 한번도 본적은 없으나 자꾸 정이 가네요. 복실아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그리고 대표님 힘내세요.


최란숙 2011.03.11

복실이.. 끝까지 참으로 효견이네요.. 반은 사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쿠키와는 또 다른 아픔이겠지요.. 복실아 아제 하늘나라 가서 친구들이랑 편히 지내거라 가끔 엄마 어찌 지내나 살짝 살펴주고..


노선화 2011.03.11

복실이가 대표님 많이 힘드실까봐 급히 떠났나봐요ㅠ.ㅠ 복실이의 눈망울이 자꾸만 제 가슴을 울리네요.. 저희애들도 노견들이 대부분이라 항상 마음에 준비는 하려고 하지만 막상 이별의 시간이 오게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ㅠ.ㅠ 복실아... 이젠 맘껏 하늘나라에서 뛰어 놀고 편안하게 지내주길 바래...


최현미 2011.03.11

몇번을 겪어도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일.. 대표님께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복실아..편히 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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