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세 아이들 보냈습니다..

제가 너무 순진했었나 봅니다..

무강이는 솔직히 처음부터 포기하고 데려온 애였다 치더라도,

만수(말티 수컷)이랑 강짱(칭)은 살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금욜 밤에 강짱이 헛구역질을 하면서 거품을 조금 흘리다가 괜찮길래

워낙 허약해서 그러려니, 그 담날 병원에 가야지 했더랬습니다.

토요일날 옴 치료를 위해서 미용&약욕 예약까지 해놨는데 병원에 도착하니

아직 온기가 남은채로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옴이 있을터라 안아주지도 못하고 상자에 넣어갔는데 힘이 없어서

가만히 누워있는줄 알았더니 참 어이없습니다.

그렇게 강짱이 조용히 가버리고, 덜컥 남은 두 아이 홍역검사를 해보니 둘 다 양성.

 

공기로도 전염이 되니 집에선 아홉넘이나 되는 다른 아이들로부터

완전 격리한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입원을 시켜가면서 얼마안되는 확률에 기대를 걸기에는

이미 제 경제력도 한계를 넘은지 오래이고,

건강한 아이들도 대부분 죽는다는데..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간 아이들이 과연 버틸까 하는 생각..

이것저것 많이 갈등했지만 결국 이런저런 핑계대고 아이들을 포기했습니다.

 

일요일, 아이들을 보낼 결심을 하고 입원실 안을 들여다 보니

만수랑 무강이 두 넘이 살포시 아는척을 하데요.

맛난것을 주었더니 잘도 받아먹었어요..

그러다가도 간식을 채 다먹지 못하고 눈을 가늘게 뜨고서 힘없이

앉아있기도 하고.. 마른 기침을 콜록거리고..

 

일단 마취를 하고.. 약물을 주사했어요.

그냥 잠자는것처럼 스스륵 그냥 그렇게 살포시 떠났습니다.

 

저는 안락사로 아이들을 보내는 일 따위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었다는 위로는 말 그대로 저를 위한 위로일 뿐이네요.

괜히 감정만 앞서서 아이들 데려와서 잠시 희망만 줬다  뺏은거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떠나보냈지만, 잊지는 말아야죠.

강짱, 만수, 무강이.. 마지막 모습.. 마음에 새길겁니다.

 

 

오늘, 권간사님께 전화 받았어요.

이 아이들한테 들어간 비용.. 지원해 주신다고..

회장님껜 안락사 땜에 상의드린다고 연락드린거였는데..

생각해주셔서 모두 고맙습니다.

 

힘 낼께요..^^

그리고.. 잊지 않을께요.

 




댓글

이기순 2005.02.06

고마워요, 초롱님....


정혜정 2005.02.04

이런,.. 힘내세요.


박경화 2005.02.02

초롱님... 잘 하신거에요. 그 애들 거두어 온 것도 쉽지 않은 일이구요.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마지막을 편하게 보내주는 것이 얼마나 뜻깊은 일인데요. 그녀석들을 만약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찬 바닥에서 그렇게 아무의 관심없이 죽어갔을거에요. 고통속에서... 세아이 모두 초롱님께 감사할거에요. 힘내세요.


조지희 2005.02.01

기운내세요.. 저라면 그 아이들을 데려올 생각도 못했을겁니다. 그만큼 가슴따뜻한 분이 초롱님과 친구분이세요.. 조은데, 아프지 않을곳으로 갔을테니 앞으로 다른 애들을 위해 더 힘내세요..


이창일 2005.02.01

정말.. 맘이 아프고.... 슬프네요...


이경숙 2005.01.31

초롱님....아이고...가슴이야........수고 많으셨어요........천사님...


이경미 2005.01.31

초롱님..저는 초롱님이 하신 행동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그대로 놔두었으면 마지막까지 따뜻한 손길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서럽게 죽어갔겠지요...마지막이나마 따뜻함을 받아보고 눈을 감았으니 조금은 행복했을거에요.. 정말 값진 일 하셨어요..수고하셨고요...부디 힘내세요..


홍현신 2005.01.31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그래도 약이 되는 시간을 믿어 보시구요.. 세녀석은 태어날 때 부터 초롱님의 아이들이었음이 분명해요.. 그래서 마지막을 초롱님 품에서 떠나간 거라 믿어요.. 초롱님 힘내세요.. 이세상 떠남이 우리만남의 끝이 아니니까요..


박성희 2005.01.31

초롱님 정말 애 많이 쓰셨네요. 그래도 저 세 아이들은 잠시나마 따뜻했을꺼에요. 초롱님 아니었다면 더욱 고통스런 죽음도 맞이 했겠죠.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죽어가는 모든 동물들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이옥경 2005.01.31

이만오천원이 아니라 이십오억이라도 생명의 값을대신하지못하잖습니까..구포시장어두운뒷방에서 고통안에서 죽음을 맞이했을아이들입니다..김초롱님덕분에 하루라도 더 고통을 덜수있었고 사랑으로 대하는 손길과 눈길을 맛볼수 있었습니다. 전화드릴까하다가 마음만더 상처줄까봐서 뒷소식은 따로 묻지않았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가는 생명이 있어야만 하는지...별이된 이녀석들이 포기하지말라고 경종을 울려주고가네요..ㅠ.ㅠ


조희경 2005.01.31

짧은 기억은 따뜻해서 눈 감는 순간에 그 기억만으로 갔을거에요~ 에구..녀석들... 팔자 피려나 했는데....ㅠ.ㅠ 김초롱님에게도 토닥~토닥~


오명희 2005.01.31

잘하셨어요.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랑을 느끼고 떠났으니까요. 만일 구포시장에서 그대로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김초롱 님, 잘하신 거예요. 힘내세요.


관리자 2005.01.31

마치 제가 지원해 드리는 줄 아시겠어요.n.n 단체에서도 초롱님께 힘을 실어드리겠다던 대표님의 약속이 있었잖아요. 전 그걸 전해드렸을 뿐인걸요.. 힘내세요~!!! 초롱님!!!


후원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