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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5천원의 사연 (만수, 무강이 그리고 강짱)


2만 5천원의 사연 (만수, 무강이 그리고 강짱) 2만 5천원의 사연 (만수, 무강이 그리고 강짱)

일요일 오전에 잠깐 일이 있어 차타고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방향을 잘못들어(전 방향치;;) 구포시장 근처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모란시장을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부산에 그 비슷한 시장이 구포시장이지요.

 

평소에도 물론 그 시장이 있는것을.. 그리고 거기서 개고기도 많이 판다는것을

알고있었습니다. 애써 모른척해왔었죠..

차를 몰고 휙 지나가는데.. 길 건너편 개를 가득 실은 트럭.

본능적으로 차를 세우고, 한참을 백미러로 쳐다보았습니다.

우선, 지금 얼마있는지 생각했습니다. 3만 몇 천원이 있었죠.

몇 번 큰 숨을 쉬고. \'딱.. 한마리.. 조그만 넘 딱.. 한마리만 데려온다.\'

이러곤 결국 죽음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곳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마침, 줍기쟁이 원조(송년회 때 저 대신 참석했던)친구와,

저희집 고양이분과 상주간사(제가 붙인 별명^^)와 함께였죠.

이 친구들은 전에도 제가 찻길에서 개 시체를 주워오면 한밤중에 묻으러 갈 때 

기꺼이 같이 땅 파던 좋은 친구들입니다.^^;;;;

 

흑염소, 닭, 오리, 토끼, 고양이, 그리고 많은 개들이 있었습니다.

덩치 큰 녀석들의 애처로운 눈을 애써 외면하고 친구들과 전 할말을 잊은채로

그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미 고기덩이로 변해버린 녀석들과 또 조만간 그 운명이 될 녀석들이

가게마다 한가득이었죠.

큰 애들은 데려와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인도에는 \'애완동물\'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더군요.

주인이 직접 팔았는지 유기견을 주웠는지 농장에서 데려왔는지

출신은 알 수 없었지만 많은 녀석들이 있었습니다.

토끼부터 똥개 아가들.. 또 갖가지 종의 조그만 녀석들..

그나마, 똥개 - 전 이 표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느낌을 갖고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새끼들은 건강해 보였습니다.

한 아저씨가 팔고 있는 케이지 안의 강쥐들을 보았습니다.

요키, 코카, 말티 둘이 한 케이지안에 들어차 있었습니다.

전 처음에 말티 둘이 뭉쳐있어서 한마린 줄 알았어요.

털이 떡져서 뭉쳐있는터라, 어디가 머리이고 어디가 몸통인지도 분간이 안될정도..

말티 한넘은.. 죽은게 아닐까 생각할정도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겨우겨우 앉아서도 자꾸만 고개를 떨구는.. 코에선 피가 난 흔적이 있고 피부병에

이마는 벗겨지고.. 정말 그 날 하루도 못 버틸 것 같았습니다.

그런 애를 이발만 하면 괜찮다고.. 처녀개라고 만원에 사가라고 하는 그 놈의

주둥아리를 틀어막고 싶었습니다.

다른 말티 수컷은 뼈만 남았더군요. 눈꼽이 털이랑 뭉쳐서 눈을 못뜨고 있어서

전 정말 이미 눈을 못쓰게 된 아인줄 알았어요.

눈이 멀었다고 하니까, 애를 우악스럽게 잡고는 눈꼽을 억지로 떼려고 해서 

이넘이 깽깽 발악을 합니다. 됐다고 그냥 됐다고 그 손을 치우게 했습니다.

따로 묶여있던 제패니즈 칭도 덩치가 작고 말라서 그렇지 벌써 영구치도 났던데

그 썩을넘;;은 유치가 있는 새끼라고 우기더군요. 그리고 역시 처녀개라고..

그 장사꾼이 칭은 3만원, 말티는 각각 만원이라 했었죠. 헐..

솔직히 그 \'처녀\' 말티는 그냥 두면 죽을것 같았는데.. 그 썩을넘 손에서

죽어서도 개소주가 되느니.. 데려가서 안락사 시키려고 맘 먹었었구요..

여차 저차해서 세 넘 합쳐 2만 5천원에 데려왔습니다.

 

상자를 얻어 차에 태웠더니..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속이 머슥거릴 정도였지만 바로 단골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젤 상태가 안 좋은 말티 여자애(무강이)는 순천이 처음 발견 당시 사진보다

더 심해 보였습니다.

미용예약이 다 찬터라, 원장선생님이 직접 털을 다 밀어주시고 약욕까지 했습니다.

털 뭉치에 군데군데 그나마 사료도 붙어있었다고 하시데요. ㅡ.,ㅡ;;

항문주위에도 털이 뭉쳐 변을 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무강이.. 차마 안락사는 못 시키고 일단 입원해서 링겔 맞구 있구요..

사진과 함께 다시 사연 올릴께요.

 

위의 사진은 그나마 상태가 좋은(?) 두 녀석, 만수(말티)와 강짱(칭) 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것 보다 실제론 훨씬 더 말랐어요.

만수는 말티 수컷 성견인데 몸무게가 2키로 밖에 안되요..

분명히 차도 타봤던 애구, \'손\'도 할 줄 아는것 같습니다.

어쩌다 그런곳까지 가게 되었을까요..

글구 다행히 눈꼽 맞던걸요. 병원에 도착할 때쯤 눈 떴어요. ㅎㅎ ^^;;

이 두녀석은 일단 집에서 며칠 먹이고 쉬게 한다음 지켜보기로 했구요,

무강이만 병원에 있습니다.

 

도대체 잘한 짓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미 저질렀으니.. 어쩌겠습니까.

 

제가 쓰기만 하면 글이 길어지네요..^^;;

사연은 또 올립죠..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댓글

이경숙 2005.01.28

에고에고~ 초롱님.....식구 느는 소리........


김효정 2005.01.25

ㅠ.ㅠ... 대단하십니다...마음은 모두 같아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데...


이경미 2005.01.25

....아휴.....한숨만 나온다..정말 대단하세요..저는 구포시장의 \'구\'자도 듣기 싫습니다...구역질 나는 곳이라는 생각...구포시장 싸그리 밀어버렸으면 하고 바래요..늘....


박성희 2005.01.25

어휴 ㅠ.ㅠ


김초롱 2005.01.25

그러고보니.. 전에 제가 서울 사무실 갔을 때도 같이 갔던.. 회장님도 같이 뵜던 그 친구들이네요.. ㅎㅎ 이런 친구들 있어서 버티는데 힘이 돼요.^^


이옥경 2005.01.25

아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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