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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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까는 아저씨......
-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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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28
어제의 일입니다...
일터로 오는 길에
정말로 오랜만에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너무 묵은 것이라
혹시나 질질 늘어져서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소리가 생각과 달리 \"빵빵\"해서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더 크게 키웠습니다...
현란한 피아노와 플룻이 어우러져 참 좋았습니다...
서랍 정리를 하면서 나온 건데
이 테이프들은 아마 십 년이 더 넘었을 겁니다...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이래 또 만나서
나에게 이런 기쁨을 주니
고맙고 또 고맙지 뭡니까...
음악에 취해서 달리다가
마침 신호등에 걸려 정지하고
무심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파랗고 커다란 고무통 하나에
싱싱한 접시꽃대가 높다랗게 솟아 있었는데
열댓송이쯤 활짝핀 하얀 접시꽃이
눈부신 오후 햇살과 같이 반짝여
순간적으로 눈이 다 부셨습니다...
그 옆에는 오십이 좀 넘어 보이는 아저씨가
도로변 인도에 퍼질러 앉아
한 접 정도 되어 보이는
망에 든 마늘을 한통씩 꺼내어
한쪽한쪽 정성껏 떼어서 대야에 담는데
얼굴이 어쩜 그리도 평온해 보이는지...
아줌마가 아닌 아저씨가 그리 앉았으니
얼마나 신선하게 느껴졌던지
나도 몰래 미소를 한입 물었습니다...
일상에서 문득 만나지는 이런 정겨운 풍경들은
온갖 걱정들로 얼룩진 마음들을
순식간에 씻어내릴 수 있는
\"명약\"이 되기도 할 겁니다...
작은 데서 기쁨과 행복을 찾는
우리들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 만물이 다아 부처이며...
생각 하나로
순간순간이 극락과 지옥이 될 수 있으므로
다아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더라구요...
一...切...唯...心...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똑똑똑.........
이히히히..........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도 행복들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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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순 2004.05.28
하루종일 비 오고 눅눅해서 기분이 영 별로였는데.. 따뜻하고 좋은 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