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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머리가 복잡하여..

창원엘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아...오일장이란 게 있다는 걸 알았지요.
오늘...잠시 짬을 내어 창원 팔용동 시장엘 다녀왔는데..흔히 말하는 오일장..
시내 한복판이라 그런 게 없을 줄 알았는데...그 시장 한켠에서...이 더위에 물 한모금 못하고 있는 재미 만한 강쥐 네마리를 만났습니다.
살아있는 녀석들은
재미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
늙은 요끼혼혈, 말티혼혈..
그다지 나이를 많이 먹진 않은 듯했지만 초췌한 코카스파니엘까지 있었습니다.
머얼리서 그 녀석들을 바라보며..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도..다가가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 여럿이서 시뻘건 살덩이를 좌판에 올려놓고 파리가 붙는지 연신 파리채를 휘둘렀는데....그 고단한 삶도 이해되지 않는 바 아니나...
오일 후면 저기서 헉헉대며 물 한모금 제대로 못하던 저 여린 목숨들도 똑같이 좌판에 오를 것임에 분명하여....

순간..어떡하나..저 산 녀석들이라도 어떻게 데려오면 안될까....
아냐..내가 지금 그렇게 거둘 수 있는 형편이 안되는데..
어떡하지...신고할까..단체에다가 좀 도와달라고 할까...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갔는데...
지금도 어려운 단체의 사정도 다 아는지라....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그냥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울 재미 저랑 살아가는 게 12년째입니다.
결혼 한지 지금 이년째 접어드는데 시할머니 시어머니 시아버지..참 많이도 시끄러웠지요..시할머니는 울 재미를 팔아서 우유랑 바꿔먹게 내놓으란 말까지 서슴치 않으셨고 시아버지는 8년 키운 개 산에다 버렸다는 말씀을 심심찮게 하셨지요..
결혼과 동시에 내 삶과 내 가족으로만 알고 있는 이 녀석을 왜 포기하라는지...난 이해할 수 없었고 기가 막힐 노릇이어서 무던히도 오랫동안 싸웠습니다...
그래...지금은 그쪽에서 포기하시고 아무말도 못하시지요..

울 재미를 내가 포기했었더라면..
시장의 저 녀석들처럼...
시벌건 살덩이가 되어...올라와 있었겠지요..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또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 녀석들이 내내 마음을 헤집고 다니며 맴돌겠지요...

왜 당신들은 그 아이들을 버렸나요?
차마........너무 미안해서 그 녀석들 사진도 담아오지 못하고...
내 마음 위로하러...
복잡한 머리 식히러...
재미와 함께 잠시 하던 일 멈추고 산책만 나섰다 왔습니다만....
그 녀석들이 정말 한시도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어떡하면 좋지요...



댓글

신행호 2004.05.06

ㅠ.ㅠ


이옥경 2004.05.05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꼭 좀 써봐요..재주썩히지 말고 .. 난 글솜씨가 없어서..하고싶어도 못하는데..쩝. 사람들을 올바르게 계도하는게 중요합니다. 조금만 생각을 넓히면 시각이 달라지잖아요..우리속만 타고 말면 안되요..모르는사람을 알게하는게 우리할일이잖우..그죠? ^^


김재연 2004.05.05

옥경언니도 참...에고..... 애들에게 도움이 된다면....기회되면 노력해 보겠습니다만.. 이런 저런 생각들에 빠져 있음 마음이 너무 아프고..처져서..


이경숙 2004.05.05

마음이....많이도...........아픕니다........................


이옥경 2004.05.05

재미맘 글잘쓰시잖아요...라디오 방송에 글좀 써서 보내시면 어때요.. 주부의 시각에서 보게되고 느끼는 모든것들을요..이런저런일상의 글사이에..버려진동물들, 생명들...재미맘이 해주면 정말 도움이될거같아요.


김종필 2004.05.04

-_- ...........


김재연 2004.05.04

참나..정말 정신 나간 아줌마네요...그 죄값을 어쩌려고.. 간간히 씨에프에서 강쥐가 세탁기 위에 있는 거 있죠..그거 보면서 아이 들이 장난으로 인형처럼 넣고 돌려서 죽이는 경우는 없을까..베란다에서 돌도 던지는데 아이들이 멋도 모르고 던지는 경우는 없을까..수도 없는 상상을 해 봅니다만.....제 눈에는 안보이니 제발 그런 일은 없으리라 짐작을 했건만..애도 아닌 어른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당당도 하셔라..쯧쯧..그 애들이 뭘 보고 배울지..


김재연 2004.05.04

네에...제가 여린 걸까요..사실..노심초사 늘 새가슴새가슴 하는 편에다 하나를 보면 이런 저런 상상을 며칠동안 수도 없이 하거든요.. 그래서 왠만해선 재래시장쪽 안 가고<고등학교 근처에 아주 큰 시장이 있었는데 그쪽 한켠에 개를 파는 시장이 줄지어 있었는데 충격받고 그쪽으로 가는 버스도 안타고 둘러가는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아직까지 전 운전대도 못 잡습니다..엊그제도 봤는데요..길 위에서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만큼 된 동물사체 만나는 것도 너무 못 견뎌 해서..... 근데..오늘 그곳에는 그런 곳이 없을 줄 알았건만..그 녀석들 보고 기겁할 뻔했습니다..암것도 모르는 저 녀석들,,,살아 있는 녀석만이라도 그 운명을 끌어안고 싶은 마음에..정말 넷 다 데려와 버릴까 하는 충동심까지 일었는데...현실이...발걸음이 참 무거웠고..참담했습니다..


이옥경 2004.05.04

어느땐 행복하게 대접받고 지내는 반려동물을 보면 상대적으로 눈물이 나요..ㅠ.ㅠ 이땅 구석구석 안그런곳이 없을거구만요..후.. 아무리 어른이라도..잘못된것을 잘못&#46124;다고 지적도 하고 큰소리좀 쳐보구싶은데...재미맘 많이 속상하시겠네요..


이현숙 2004.05.04

으윽..나두 그런 생각 종종 해, 그래서 세탁기 파워 누르다말고 화들짝 놀라 빨래를 막 파헤쳐..ㅡ.ㅡ;; 하루에도 몇회씩 세탁기를 돌리니 냥이들이 늘 불안하다우, 실제로 빈세탁기일 때 그 안에 들어가않아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거든...무서비~~ㅠ.ㅠ 그런 부주의로 8년된 목숨을 죽이다니, 끔찍혀.


오옥희 2004.05.04

저런.. 저희 엄마가 길음동에 있는 찜질방에 가셨다가 어떤 아줌마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불 빨래 하려고 세탁기에 넣었는데 개가 보이지 않아서 거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불을 둘둘 말을때 개가 같이 말려서 세탁기에서 죽어있었댑니다. 8년을 기른 개라는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해서 엄마가 굉장히 화가 많이 나서 쌈이 날뻔 했다는군요. 이상한 일이 너무 많은 세상.


이현숙 2004.05.04

재연님 그 마음 잘 알 것 같아요...이쪽 홍제시장에만 가도 그런 풍경이 흔하다고 하네요, 도심 서대문구 그런 장에도 그럴진대 재래장이야...ㅠ.ㅠ


류소영 2004.05.04

ㅠ.ㅠ... 전 그래서 재래 시장에 안갑니다. 절대로... 시골 갔다가도 시장 안가요. 못볼걸 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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