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내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애완견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부산 사하구 D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4·여)는 지난 26일 오전 딸(4)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옆동에서 개를 안고 나온 한모씨(35·여)와 마주쳤다. 딸이 손을 뻗어 개를 만지려는 순간 개가 놀라 딸의 손을 가볍게 물었다. 이에 따라 김씨와 한씨는 치료비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법적 소송 여부까지 거론할 정도로 큰 싸움을 하고 말았다. 부산 금정구 S아파트에서는 아파트 통행로에서 발견되는 애완견의 배설물로 인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반상회를 통해 애완동물 노상방뇨의 경우 강력한 고발조치로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산 남구 L아파트의 경우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 이 아파트 각 동의 게시판에는 지난 주말께부터 \"애완견을 기를 경우 사람과 가축에게 공통적으로 전염되는 120여가지의 병에 걸릴 수 있다\"는 다소 \'살벌한\' 안내문이 내걸렸다. 이는 지난 휴가 때 일부 주민들이 개를 베란다 등에 방치한 채 여행을 떠남으로써 이웃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안긴 문제가 이 아파트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논란을 빚자 관리사무소가 채택한 고육책. 이로 인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주민들은 관리사무소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반면, 격려전화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 경찰은 \"현재 공동주택관리령에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없이는 가축을 기를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어 결국 주민들 상호 간의 이해와 협조로 풀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