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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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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그녀석을 봤어요.

언젠가 퇴근길에 그녀석을 처음 봤죠. 사거리에서 신호등 대기 하고 있는데, 꼬질한 녀석이 흘깃 보인거예요. 거의 본능적으로 차를 세워보려고 하는데, 하필 우회전하는 길목이라 뒷차들 빵빵거리고, 하는수없이 죽어라고 한바퀴 돌아와보니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그녀석 우리 공주랑 정말 비슷하게 생긴 발바린데... 얹듯보니 하얀색(회색)털이지만, 예전에 조인영님의 흰둥이를 생각해보니, 그런 밝은갈색털은 더러워지면 하얗게 보일지도 몰라... 그럼 혹시 우리 꼬슴이일지도...... 별 생각이 다 들었죠. 그런데 그 후로 그녀석을 그 부근에서 가끔봐요. 두번째 만난날은 보자마자 신호무시하고, 유턴해서 쫒아갔죠. 적어도 우리 꼬슴이는 아닌지 확인해야 했어요. 만약 와서 안기면 데리고 와버려야지 하고.. 그런데 그녀석 제가 다가가자 바로 차도로 유유히 걸어가버리더군요. 차들은 알아서 비켜주고 있었고, 그 녀석은 그 생활이 익숙해 보이더군요. 저녀석은 저렇게 살고 있는 녀석이다 공연히 방해하지 말자.. 혹시 만나면 먹을거라도 좀 주고 싶은데, 저런녀석들은 그럴때 차도로 뛰어드는게 문제다.. 어젯밤에도 그녀석을 봤어요. 바로 그 신호등 부근에서.. 만일을 대비해 가지고 있던 비스켓을 만지작 거리다 차를 세웠죠. 그리고 그녀석이 간길로 부리나케 가봤는데, 또 없어졌어요.. 녀석이 항상 다니는 길인거 같아 그 부근 재활용 바구니 옆에 비스켓을 두고 왔죠. 그런데 오늘아침 바로 그자리에 그녀석이 유유히 앉아 있더군요. 십중팔구는 비스켓을 먹었을거 같아요. 그러고보니 그녀석 전에도 그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어쩌면 그 앞 카센타가 자기집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러니 그렇게 자꾸 그 부근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거 아닌가.. 싶기도하고... 오늘도 퇴근할때 거기 잠깐 들러서 간식이라도 좀 놔주고 와야겠어요. 제발 그 카센타가 자기집이면 좋겠는데... 갈수록 털이 더 꼬질하게 새카매 지는게 아닌것도 같고, 카센타 같은데선 그렇게 새카맣게 키우기도 하더라만...ㅠㅠ 전에 우리동네에서 자주만나던 발바리 쓰레기도 제법 관심갖고 다니고, 행동반경도 무척 넓은 녀석이었는데, 둘리소세지 하나 사서 주려고하니 차도로 그냥 뛰어들어가더군요. 그후로 그냥 모른척하는게 안전하다 싶어 놔뒀는데, 알고보니 그녀석 우리교회 주차장 앞집에 사는녀석이었어요. 어느날 보니 그 집 마당에서 멀뚱히 나를 쳐다보더군여...--;;;;; 열에 하나는 그렇게 적응해서 사는 녀석들도 있나봐요. 모두가 다 그렇게 살아남진 못하는거 같고... 안혜성님네 모노가 꿈에 나왔다니 저두 참 부럽기도 하네요.. 차라리 그렇게 하늘나라 간거 확인이라도 되면 마음껏 그리워하고, 꿈에도 나타나고... 전 아직도 울 꼬슴이 사진을 바로보질 못해요.. 딱한번 동생친구네 강아지가 당뇨때문에 죽었단 이야길 들은날 그날밤 꿈에 꼬슴이가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난거 이외엔... 아마도 그건 내 강박관념때문에 꾸었던 꿈인거 같고.... 집안에선 내가 야단을쳐도 품속으로 파고들며 야단맞던 녀석이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밥달라고 내손에다 지 손을 가만히 얹으며 날 깨우던 녀석이었고, 내가 외출한다고 문닫고 나가면 이무(이모)~~~ 하고 여우소릴 냈던 녀석이지만... 밖에 나가면 뒤도 안돌아보고 딴사람들한테 돌진해가던 천방지축이었어요. 그래서 그후로 만난 다른 사람을 이모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서.. 이모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어서 그래서 꿈에도 안나타나는 거라면.. 그런거라면 좋겠어요..



댓글

조인영 2003.09.06

그렇구나...그리운마음이 사람에게나 강아지에게나 심지어는 스물 여섯무렵 잠깐 키우던 집게에게나 다 같은걸...현진씨도그렇구나...


양미화 2003.09.06

에고....꼬맹이 정말 안타까워요. 그때 그 초등학생애만 정직하게 연락해 줬어도 찾을수 있었을 텐데...경화님네 반 애들처럼 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이였다면 그런일은 없었을 지도 모르는데 말예요.


이현숙 2003.09.06

꼬슴이...근석은 어디 있는지 정말...닮았다고 두시 보러 경복궁역까지 왔던 언니 정성으로 어디선가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않다면 더이상 아프지않은 모습으로 먼곳에서 편히 쉬고있기를... 그렇게 가슴에 추를 얹어주고 떠나가는 녀석들이 있네요...헤어지지않고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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