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제밤에 저희집에 아가냥이가 오게되었습니다.
동생여자친구네 뒷문이 골목쪽으로 면해있는데
어느 낮부터 아가냥이가 문앞에 앉아서 우는 소리를 내고
밤에 나가봐도 있고...
나가서 그 옆에 쪼그리고 앉으면 무릎까지 껑충 뛰어올라오고
비비적거리며 부비부비하고 그러더랍니다
다른 골목으로 유인해보면 막 쫓아달려가고...
세로봉으로 된 철대문인데 대문밖에서 그 안으로
그 작은 팔을 뻗어넣어보기도 하며
자기를 데려가달라는 듯 그렇게나 작은 몸으로 안겨오더랍니다.
몇번 연락이 오는데 기다려봐, 어미가 올 거야...
계속 그럼 동물병원에 부탁해서 동구협에 연락해달라고 해...
모르는 척 하고픈 맘에 매정하게 전화는 몇번 끊었는데
그 다음날 밤 11시까지 안가고 그러더랍니다.
마지막엔 울음소리 안들려 갔나보다 하고 나가보니
옆집에서 버린 박스안에 웅크리고 자리잡고 있더래요.
그 밤에 여자친구가 도저히 모른 척 할 수가 없다며
버스타고 저희집에 데리고 왔답니다.
털도 듬성없고 피부는 엉망에 귓속은 아무리 닦아내도 계속 묻어나는 검댕에...
작아도 너무 작아서...보고 눈마주치고 나니 얘를 또 어쩐다니..
하루 재우고 어제 병원에 다녀왔는데
곰팡이성피부병이고, 생후 3주정도로 봅니다.
제 코가 석자라 더는 안되겠어서
급한 맘에 사무실에도 의논드려봤는데 거기도 이미 벅찬 상태이니 차마 맡길 수가 없고
어째야하나 머리만 굴리고 있는데 뾰족한 수가 있나요.
이틀마다 아버지 오시니까 들키지않는 한 제 방에 숨겨두고 길러야할 것 같아요.
어차피 마야랑두 뚜뚜랑두 격리시켜두어야하니...
가급적 사람도 만지지말라고는 하지만
이 작은 아이가 어찌나 사람품을 좋아하는지
누워있으면 목이고 얼굴이고 마구 얼굴을 파묻네요.
어미 떨어지고 몇날 지내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서
동생여자친구네로 덤볐나봅니다.
그 집은 여친빼곤 고양이라면 다 비명지르는 가족들이라 명함도 못내밀건만...
이젠 고양이까지 덤비네요.
올 한해 누구말마따나 애들만 키우다 보내는 것 같고...ㅠ.ㅠ
마야는 어제 제방문앞에서 어찌나 울던지...
가슴이 아프더군요...잉 미안하다 마야야.
뚜뚜도 어리버리 방을 못잡고 헤매이고~
일단 지어온 약 2주치 먹이고 다시 병원가서 상태를 봐야겠습니다.
얼른 회복시켜 입양이 서둘러질 수 있어야할텐데...
관리동물에 올리겠습니다.
대표님 심려드려 죄송스러웠어요...*^^*
p.s 옆집언니가 와서 보더니 얘가 애교부리는 모습에 웃으면서 한마디
\"얘~ 디게 애쓰는 것 같다! 이뻐보일라고 최선다해...살겠다고 그러나봐...\"ㅠ.ㅠ
조희경 2003.09.05
저도 죄송해요 ㅠ.ㅠ
안혜성 2003.09.05
아가양이들은 두서너달안에 입양이 가능할거예요.각 동호회나 양이까페등을 통하셔도 좋구요.녀석 타고난 성격이 원체 순한 넘이군요.영양상태가 좋아지면 바로 입양공고를 여기저기 올리세요.저도 홍이 그렇게 보냈는데 잘 자라요.
박연진 2003.09.05
우리 찐찐이 생각나네요 ...
이기순 2003.09.05
강아지 동네, 고양이 동네... 다음엔 어느 동네에 소문이 날까... ^^;; 그나저나 현숙씨, 정말 힘들어서 어쩌냐... 감기는 다 나았어요?
이현숙 2003.09.05
그렇죠? 옆집언니도 그러더라구요. 엄마랑 내내 같이있었음 암만 어려도 야성을 금방 배운다고...떨어진지 꽤 되었거나 누가 키우다 버린 건데...사람손 탔다고 보기엔 너무 상태가 엉망이구요. 우쩐 일인지..제가 발톱깎았는데 전혀 반항 없구요 목욕하는데도 순하게...장난은 또 잘쳐요, 하튼 사람을 아주아주 좋아해요.
안혜성 2003.09.05
생후 3주면 어느집에서 버린것 같은데요.야생고양이 아가들은 그렇게 애교안떨어요 사람한테.그렇게 애교떠는 고양이 얘긴 첨인네요.에궁 가여운 넘,
홍현진 2003.09.05
에혀~ 현숙님네는 이제 고양이들한테도 소문났나 보군여...ㅠㅠ 바람잘날이 없어 어쩐대여...
조인영 2003.09.05
현숙씨는 뭐냐...그...고양이의 보은에 나오는 고양이사무실 직원이야? 그렇다 정말...누구 일당했다(?)그러면 한숨이나 쉬고 돕지도 못하고 각자 자기몫도 있으니까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미안...
이경미 2003.09.05
눈물만 납니다. 젠장...
양미화 2003.09.05
너무 귀엽게 생겼는데, 안됐네요. 야생고양이가 아니고 사람이 기르다 버린 걸지도.... 저희 집에서 밥주는 고양이가 아가를 낳았는데, 아주 조금할때 부터 사람을 무지 경계하더라구요. 언니가 고생이 너무 많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