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오늘 나를 울린 글..

군대를 다녀온후 부터는 개를 보면 군대에서 키웠던 개가 생각난다. 오늘도 병원에 개를 데리고 온 환자가 있어 문득 지난날 군대에서 키운 개가 생각 나더군. 난 산속에서 8명만 근무하는 곳에서 통신병으로 있었어. 근데 상사가 산속에서 들개를 주웟다고 두마리를 키워보라고 새끼를 주더군. 이름도 지어주었다....들개 한테는 어울리지 않지만...아롱이,다롱이 들개라 그런지 똥,오줌 가리는 교육을 시키는데 애 많이 먹었다. 물론 주로 두들겨 패서 가르쳤지.(팰때 가슴이 아팠다...믿을까 모르지만...^^) 그랬더니 똥 오줌 가리더라...꼭 밖에서만 일보구 그러드라...(교육의 위대함!!!!) 1년정도 지나니 이것들이 이제 다 컷다구 희안한 짓들을 하더군. 둘다 암놈인데...둘이서 그짓(?)을 하더라구.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우째 하는지...거참... 엥?..근데 얼마 않있어 두놈다 배가 불러 오는거야.... 허...이런 기적같은 일이... 막사 밑에 마을에 투견을 키우는곳이 있었다. 우리는 \"그래,그놈들이랑 붙었으면 괜찮다.훌륭한 녀석들이 태어날거야!!!\" 근데 고민이 생겼다....아,글쎄 막사 주위로 왜소하고 시커먼 들개가 서성이는거야... 젠장 저놈이랑 붙었으믄 안돼는데.... 어느덧 산달이 되어서 새끼를 낳았다. 5마리,6마리...젠장 그 시커먼 놈이 애비다....두놈다... 자매를 한꺼번에 유린하다뉘...나쁜놈~~~ 그래도 지들 새끼라고 핧고 빨고 해서 잘키우더라.... 모성본능은 위대하다....가르치지도 않는데 어찌 알까?????????? 얼마 지나지 않아 복날이 다가왔다. 복날...개에게는 엄청난 시련이 닥치는 그날!!! 그놈들을 주워다 준 상사의 부탁으로 큰놈 한마리와 새끼 3마리를 팔아야만 했다. 개장수가 와서 데리고 가려는데... 평소 뺀질거리고 살 안찐 아롱이를 팔려고 했어. 아...근데 이놈이 눈치를 까고 슬슬 피하더니 산속으로 들어가버리더군. 허걱!!! 할수 없이 살 포동포동하고 말잘듣는 다롱이를 팔았지. 아롱이 처럼 도망 가면 좀 좋아....붕신.... 오라니까 꼬리까지 치믄서 달려 오더라... 결국 용달차에 실려 끌려갔다....불쌍한 녀석!!!! 그리고 4일후...개를 사갔던 개장수가 다시 와서는 개 여기 안왔냐고 하더군. 평소 전혀 묶어서 키우질 않았는데 묶어 놓으니 밤만 되면 들개 답게 \'오오오호옹~~\' 하고 계속 울부짖드래....아마 주인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의 팔자에 서러워서 그랬나보다...ㅠㅠ 그래서 이틀후 하두 울길래 풀어놓았덴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사라지고 없더라네. 아저씨, 그게 진돗갠줄 아십니까?거서 여기가 어디라구 찾아와요~ 거리가 기차역으로 3정거장이다.(지하철 거리 생각하는거 아니지?...어쨋든 무지 멀다.) 그래서 그 개장수 할수없이 돌아갔지... 우린 \"그놈 이제 진정한 들개로 살아가겠구나...잘살아라\"라고 진심으로 빌어주었다. 그로부터 3일후.... 짠짜잔~~그 통통하던 몸은 어딜가고 빼작 꼬른 몰골로 해서 냄새 엄청 풍기며 우리에게 돌아왔다. 지가 진돗갠줄 알았나 보다.(당시에 세진 컴터에서 진돗개를 광고 모델로 한게 나올때다) 우린 환호성을 치며 냄새 나는 그놈을 안아주었다. 그후 두달 정도는 그놈을 숨기기 위해 갖은 쑈를 다해야 했지만 그래도 그놈이 참 좋다. 내가 제대 할때 멀리까지 쫒아나와준 그놈이 참 좋다. ======================================================================== 자주 가는 컴티에 누군가 올린 이 글을 읽고 제가 뜬금없는 눈물을 흘린 이유는.. 제게도 동생이 군대 제대하던날 차마 두고오기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그날부로 저희 가족이 되어버린 뽀삐라는 강아지가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입니다. 덥수룩한 털을 군용모포에 감추고 우리집에 오던날 기절초풍하던 엄마 아빠는 물론이거니와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로 떠들고 다니던 저 역시 내인생의 첫 강아지가 저런 못생긴 발바리라니.. 하며 가진 실망감을 느꼈던지 뽀삐는 너무나 기가 죽은 큰 눈망울을 사방으로 굴리며 동생 꽁무니만 쫒아다니며 가족들 눈치를 심하게 살폈습니다. 아마 이곳이 아니면 이세상 어디에도 갈 곳이 없음을 눈치챘었기 때문이겠죠. 미모도 애교도 게다가 아빠가 진절머리치도록 싫어하던 털까지 심하게 빠지는 아무것도 내세울게 없는 뽀삐였지만 함께 하면 할수록 세상에 그런 착하고 선한 존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족에게 (유난히 저에게) 헌신적인 동물이었습니다. 둥이,유리를 포함해 앞으로 만날 세상 어떤 동물에게서(어쩜 사람에게서 조차도..)  내가 또 다시 그런 충직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바라기 보듯 변함없이 나만을 따르던 내 소중한 뽀삐는 제게 머리맡에서 잠을 청하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원인모를 발작으로 밤새 괴로와하며 숨을 거둔 후 온 가족이 땅에 묻어주고 올 동안에도 정작 이 못난 주인은 너무나 어이없게도 잠에 취해 있었습니다. 죄스럽고 미안하고도 안타까운 맘에 흘린 눈물이 강만큼 바다만큼이건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뽀삐를 위해 흘릴 눈물은 남아 있습니다. 둥이,유리도 제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이지만 뽀삐만큼 제 기억속에 크게 남을 수는 없을겁니다. 뽀삐는 제게 있어서 아련한 첫사랑과도 다름없는 존재니까요.. 우리에게 있어서 반려동물이란.. 항상 아름답지만 무언가 가슴저린.. 그런 추억 하나쯤은 누구나 갖게 만드나 봅니다. 글이 아니 제 맘이 유난히 감상적인 것이.. 가을인가보네요. 에잇!  눈이 부어 누가 말 걸면 안되는데..



댓글

이나정 2003.09.06

저두 뽀삐라는 개가 있었는데..그냥 누구 줘버렸어요..좋은 곳도 아니었는데..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너무너무 미안하고 보고 싶네요..ㅠ.ㅠ 뽀삐..그리고 미키...미안하다..


안정현 2003.09.05

너무너무 가슴이 찡하네요 ...우리 뭉크두 그런데 ..뭉크두 우리 가족 없으면 아마 그냥 굶어 죽을 거에요 ..특히 우리아빠 ... 반려동물이지만...사람처럼 오래살지 않는 게 가슴아파요 ..먼저 떠나보내면 ..어쩌나....그래두 남겨두고 가는 것보다 가는 모습 지켜주는 게 더 나은 것 같네요 ...에궁 ..울지 마세요~뽀삐는 알거에요 ..


김주연 2003.09.05

전 우리 또리가 첫강아지예요.. 내게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르쳐준 존재인지.. 너무 예쁘고 예뻐서.. 보면 가슴이 아련하다고 해야할까요.. 저희엄마는 병이다라고 하시죠-_-


이현숙 2003.09.05

제게도 그런 눈빛 하나 있었지요, 내 생애 최고의 개 우리 `돼지`... 제가 배반해버려 지금은 생사조차 알 수 없는.........정말 아직도 너무 아프지요


이기순 2003.09.05

ㅠ.ㅠ


조희경 2003.09.05

저도 노란 발바리 이쁜이에 대한 기억이 그래요.. 세상에 그런 개 다시는 못만날 것 같은 그 눈빛..


후원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