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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알탕이가 갔습니다....


 

오늘 새벽

4시 좀 넘어

알탕이가 갔습니다...

 

4번의 입원 퇴원을 반복한 후 

이번 주 월욜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했어요

넘 안타까워서

국물이라도 좀 먹이려고

닭도 삶고 소고기도 삶고 계란 노른자도 으깨고 해서

시어머니는 알탕이 입을 벌리시고

제가 국물을 떠넣고 하여

강제로 몇 숟갈씩을 먹였는데요

어제부터는 아예 비틀거리며 걷지를 못했어요

 

어제 저녁나절

시어머니로부터 알탕이 뒷다리가 뻣뻣하고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고

일터에서 급하게 달려가니

숨을 아주 얕게 쉬고 있길래

엉엉 울면서 꿀물을 따뜻하게 타서 떠먹였더니

금세 눈에 생기가 돌았어요

그러더니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부엌쪽으로 불안하게 가서

혹 넘어질까 걱정도 되어 계속 안고 있으며

기운 좀 더 나라고 이것저것 국물들을 떠먹였습니다

못넘기는 게 태반이었지만요....

잘 하면 밤을 넘기고 며칠 괜찮을 것같기도 하길래

울면서 계속 안고 알탕이에게 이런저런 얘길하고 있었는데

집에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은 아빠를 기다리는지

가쁜 호흡에 괴로워하면서도 계속 잘 견뎌 주었습니다

 

아빠가 온 후 여덟 시간 정도

알탕이는 계속 울음섞인 비명을  지르고

숨을 계속 헥헥거리고

겨우 넘긴 국물들을 다 토해내고

몇 번이나 묽은 피똥을 싸고...ㅠㅠ

 

남편과 둘이 같이 꼬박 밤을 새며 지켰는데요

너무 늦은 시각이라 동물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그 고통을 감내하는 알탕이를 

안타깝게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어요

 

새벽 4시가 넘어 호흡이 좀 조용해져서

저도 일단 안심을 하고 알탕이 손을 잡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시어머니가 5시쯤 들어오시더니

알탕이가 숨을 안쉰다고 하시더군요...ㅠㅠ

 

예견된 이별이었지만

막상 식어가는 알탕이의 몸을 만지니

또다시 울음보가 터졌습니다...ㅠㅠ

 

이른 시각이었지만

애견장례업체에 전화를 계속 했더니

몇 십분 후에 연락이 되어

일터에 가기 전

아침 일찍 가서 간단한 장례식을 하고

유골함을 안고 일터로 늦게 들어왔습니다

토욜은 일터가 젤 바쁜 날이라 몸을 뺄 수도 없고 해서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이렇게 일하는 중에 소식 전합니다

 

새끼 낳는 기계로 살아오다가

생산능력 없는 나이가 되어 인천에서 버려져

동자련에서 고맙게 거두었는데

버린 사람들은 알탕이가 임신한 줄 몰랐었다지요

그걸 알았음 그 새끼들까지 낳게 해서 돈벌이를 더 하고

알탕이를 버렸을 텐데요...

 

이렇게 가여운 알탕이를 동자련에서 품어

 새끼를 낳아 키운다는 사연을 듣고

 우리집 가족으로 품은 지 어언 8년...

 

다들 말년복이 많고 또 천수를 누렸다지만

그래도 내겐 아쉬움이 큽니다

내가 더 잘 보살폈더라면

알탕이가 좀더 내 곁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ㅠㅠ

 

착하고 순하고 예쁘고 먹성 좋던 울알탕이를 만나게 해 준

동자련에 감사합니다

알탕이의 마지막 모습...참으로 예뻤습니다...

 

낼 알탕이를 아름다운 곳에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아직도 눈물이 흐르지만

알탕이로 인해 더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억하렵니다

남아 있는 다섯 아가들을 생각해서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