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아카데미 후기] 제1강 <동물보호운동의 역사와 쟁점>

동물보호교육

[동물아카데미 후기] 제1강 <동물보호운동의 역사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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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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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눈을 뜨며 하루의 시작을 맞이하는 A씨. A씨는 배고프다며 보채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반려견에게 사료를 챙겨주고 아침 식사로 계란 프라이와 닭가슴살 샐러드를 챙겨 먹습니다. 이어 실험을 통해 안정성이 검증되었다는 건강보조제 한 알을 삼킨 후, 서둘러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섭니다.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는 벨루가가 전시되어 있다는, 한 아쿠아리움입니다.

 

A씨의 일상은 현대인이 동물과 맺는 관계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나타냅니다. 우리는 고기를 먹기 위해 좁디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의 동물을 욱여넣어 사육하기도 하고, 지식을 얻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도 하며, 구경하기 위해 동물을 가두어 전시하기도 하는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물들을 이용하지요. 그럼 이러한 모습들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초기 인류부터 보여온 ‘당연한’ 것일까요?

 

봄이 된 지 얼마 안 되어 날씨가 쌀쌀했던 3월 20일, 동물아카데미 제3기 첫 수업에는 남종영 환경논픽션 작가님이 ‘인간과 동물의 관계사와 동물보호운동의 역사’를 주제로 강단에 섰습니다.

 

강의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역사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통념처럼 ‘정복하고 지배하는’ 모습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에서 소개된 돌고래가 인간과 함께 물고기를 사냥한다는 브라질 라구나 마을 사례와 수렵채집시대에 개는 인간과 협력하여 사냥하면서 늑대로부터 종의 분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학술적 주장, 그리고 신석기시대때 인간이 일부 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인 것이 지배-예속 관계가 아닌 상호이익 관계로도 설명할 수 있다는 내용 역시 흥미롭습니다.

 

근대사회로 넘어오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급격히 변화하였습니다. 자연과학의 발달로 동물은 인간이 정복하고 분석해야 할 자연의 일부로 여겨졌고, 자본주의의 발달로 동물이 교통이나 축산물 등 상품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동물은 이제 길들이고 정복해야 하는 자연이자 유용한 자원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어서 작가님은 동물운동이 자원이자 상품이 된 동물에게 ‘도덕적인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탄생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전통적인 동물권 철학과 동물운동은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또는 동물이 삶의 주체로 살아간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동물도 도덕공동체의 일원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입장 역시 인간이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동물을 인간에 의해 규정되고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는 점, 그리고 채식활동 등 개인적 차원의 윤리학으로 귀결되어 정치운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동시에 앞으로의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바람직할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통념처럼 ‘지배-복종 관계’로만 점철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오히려 그런 관계는 근대사회에서 인간이 본격적으로 동물을 상품화하면서 당연한 것이 되었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어쩌면 동물운동의 과제는 A씨의 일상을 통해서 본,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대체할 새로운 관계를 그려내는 것이 아닐까요?

 

다음에는 <동물과 인간을 위한 동물법>을 주제로 한 강의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다음 수강후기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