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시 반대
오락을 위한 공간이 아닌
야생동물 터전으로 기능하도록 동물전시시설 목적 전환
- 2026.02.02










[문 닫은 동물원, 방치된 생명들...삼정더파크 사태가 우리사회에 남긴 질문]
부산시의 유일한 동물원 삼정더파크. 이곳의 동물 개체수는 2019년 158종 950마리에서 현재 절반가량으로 급감했습니다. 흰손긴팔원숭이 등 멸종위기종의 폐사도 이어졌죠. 삼정더파크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2014년 개관한 삼정더파크는 누적 적자로 운영이 중단된 지 올해로 6년째로, 이는 남아있는 동물들의 사육환경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관할인 부산시는 삼정더파크의 운영 주체가 민간이기 때문에 적극적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오락을 위해 도입한 동물들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온전히 지지 않으려는 구조적 문제는 국내 법제의 공백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그나마 현행 "동물원수족관법" 제23조에서 휴업 중인 동물원·수족관에 대한 지자체의 시정명령 권한을 명시하였으나, 그중 잔류 동물의 보호복지에 관한 내용은 절차적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국 동물원 허가법(Zoo Licensing Act 1981) 제16E조는 동물원 폐쇄 이후 동물복지에 관한 운영자와 지자체의 의무를 상술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동물원 운영자는 잔류 동물 돌봄 및 처분 계획서를 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뒤 당국의 감독 하에 이를 실행하여야 합니다. 또한 동물의 복지를 위해 긴급한 상황으로 판단될 경우 당국에서 직접 동물의 돌봄 및 처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무사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 동물원허가법 제11A조는 정기점검, 특별점검, 비공식점검(제10조~12조)과 별개로 '폐쇄된 동물원에 대한 특별점검'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는 휴·폐업 절차에 돌입한 동물원에 대한 지자체의 점검 의무가 부재해 내부에서 학대에 준하는 동물 방치 사례가 발생해도 구제 방안이 묘연한 국내 상황과 대조됩니다. 나아가 영국의 폐쇄된 동물원에 대한 특별 점검 기준은 동물의 생존이라는 최소한의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동물원허가법에 관한 정부 공식 가이드집(Zoo Licensing Act 1981 Guide to the Act's provisions)은, 동물원허가법 제1A조 및 정부 지침(Standards of modern zoo practice)에 따른 동물종별 복지적 사육관리 기준이 동물원 휴·폐업 조치 기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부록(Annex M)에서, 동물원 폐쇄 시 동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모형 지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사회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동물원의 운영난이 동물 보호·복지의 공백으로 이어지는 삼정더파크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정비해 두어야 합니다. 먼저 동물원 휴·폐업 시 동물보호 및 복지 보장에 관한 운영자 및 지자체의 의무를 법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또한 동물종별 특성을 반영한 최소한의 사육 지침을 마련하고, 동물원의 휴·폐업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물복지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이 기준이 엄격히 준수되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부산시는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삼정더파크 인수를 결정하고 연내 임시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일회성 수습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2023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갈비사자' 바람이 사건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동물원 재정난이 그 배경에 있었습니다. 인간의 흥미를 위해 동물들에게서 야생을 빼앗고 감금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끝까지 지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동물자유연대는 강력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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