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달걀시장 및 동물복지달걀 시민인식조사③] 사육환경 난각표시, 헷갈리고 불편해요!

농장동물

[달걀시장 및 동물복지달걀 시민인식조사③] 사육환경 난각표시, 헷갈리고 불편해요!

  • 동물자유연대
  • /
  • 2024.09.10 17:45
  • /
  • 159
  • /
  • 2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달걀 껍질에 새겨진 알파벳과 숫자들.

여러분은 무슨 뜻인지 알고 계신가요?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달걀의 껍질(이하 “난각”)에는 10자리의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난각표시제로, 10자리의 조합은 달걀 생산일, 공장 고유번호, 사육환경(1번~4번)을 뜻하며 우리는 난각의 마지막 번호를 통해 산란계 사육환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산란계 사육환경 번호는 사육 시 밀집도, 산란 환경(깔짚 여부 등), 계사 내 조명, 방목 시설과 횃대와 같은 구조물 여부 등을 평가하여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을 받은 농가는 1번(방사)과 2번(평사), 케이지 사육을 하는 농가는 3번(개선케이지), 4번(배터리케이지)으로 구분됩니다.




난각표시제는 달걀 구매 시 구매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9년 8월부터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벌써 5년이 지난 만큼,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7%가 난각표시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난각번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동물복지달걀을 고른 응답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구매자들이 달걀 구매 시에 난각번호를 통해 사육환경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 구매자가 난각번호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난각에 새겨진 사육환경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달걀 포장재를 들춰보거나, 포장재 표면의 QR코드를 통해 농장 정보를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달걀 포장재만을 보고 동물복지달걀을 선택하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응답자의 66%는 포장재 표면의 다양한 인증마크와 ‘유기농’, ‘무항생제’, ‘건강한 닭’, ‘1등급’ 등의 문구로 인해 일반 달걀을 동물복지달걀로 오인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동물복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정보의 표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현행 난각표시제는 그 필요성 및 요구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시민들의 요구에 발맞추어 사육환경 정보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달걀 껍질에 숫자로 표기하는 것보다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포장재에 직관적으로 표기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응답자들은 닭의 사육환경을 패키지에 표기할 때 한글 표기를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으며(46%), 한글과 사육환경 번호를 병기하는 방식을 다음으로 선호했습니다(20%), 난각번호 그대로 표기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10%에도 못 미쳐 난각번호에 대한 응답자들의 선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장재 표시제 도입에 있어 주의할 점이 있다면, ‘유기농’, ‘무항생제’, ‘건강한 닭’, ‘1등급’ 등의 문구와 초원이 연상되는 이미지는 동물복지 축산물을 인증받은 달걀의 포장재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직관적이지 않은 아이콘이나 난각번호가 아닌 ‘1번 방사’, ‘2번 평사’ ‘3번 개선 케이지’와 같은 정확한 한글 표기가 필요합니다.

 


사육환경 포장재 표시제 도입은 관행적인 케이지 사육으로부터 동물복지 사육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동물복지 농가라고 해서 닭에게 완벽한 삶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베터리 케이지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닭들은 많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더 많은 닭이 케이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민이 동물복지로의 전환에 동참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실효성 있는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