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방역 체계에 구멍내는 생매장 중단과 AI의 원인 대책에 주력하라

농장동물

방역 체계에 구멍내는 생매장 중단과 AI의 원인 대책에 주력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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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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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방역 일선에서 행해지고 있는 비인도적인 생매장을 즉각 중단하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대한 책임있는 정책 대응을 요구한다.

방역 체계에 구멍내는 생매장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으로 인하여 해당 지역의 조류들의 잔혹한 생매장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조류들을 확실하게 죽음에 이르게 한 후 사체를 처분하는 것은 작업자의 안전 및 사후 방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동안 동물단체들의 지속적인 지적이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염성 질병에 노출된 농장동물들의 비인도적인 살처분 방식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방역 체계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CO2 가스를 주입하여 조류들을 인도적인 절차로 죽이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포털사이트 DAUM의 익산시민모임 카페의 살처분 자원활동가에 의한 동영상 기록은 닭들이 생매장되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동물자유연대가 12월 8일 조류 인플루엔자 1차 발생지역인 익산의 양계 농가들을 방문하여 설문해본 바, 동물들은 비인도적인 죽임을 당했음을 확인하였고 방역 체계에도 심각한 헛점을 드러낸 것을 알 수 있었다.

6개 동에 약 80,000여 마리의 닭을 도살 처분한 A씨의 증언에 의하면,
1차 발생농가에 CO2 가스를 주입하였으나 닭들이 제대로 죽지 않아 A씨의 농장중 3개 동은 열풍기를 3~4시간 가량 가동하여 열에 의한 질식사를 유도하였고, 3개 동은 일몰후 전등을 소등한 후 어둠에서 움직이지 않는 닭의 특성을 이용하여 산채로 수거하여 매장하였다고 말하였다.
이 증언에 의하면 1차 발생농가의 닭들과 A씨의 농장의 3개 동은 비인도적인 생매장이 시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5개 동의 계사를 운영하는 B씨 농장의 농장장의 증언에 의하면,
계사의 창문을 모두 닫고 CO2 가스를 주입 후 그 다음 날 죽은 닭들을 수거하였는데, (가스의 농도가 충분치 않아) 충분하게 죽음에 이르지 못한 닭들이 일부 있었으며, 닭들이 완전하게 죽음에 이르지 못해 닭 2마리가 숨어있다가 방역 활동 완료후  발견되었다 했다.(B씨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 아,, 그 놈들이 어디에 숨어 있었더라구요..\")
이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에 목적을 두어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살처분한 의도와 달리 방역 활동에 헛점이 드러난 사례이다.

살처분만이 방역활동인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의 여러가지 감염 경로중 하나인 조류 분변에 대한 위험성이 경고되고 있다. 때문에 AI 발생 농가 주변의 개들까지 도살 처분한 것은 이러한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살처분 완료된 양계농가는 살아있는 동물들에 대한 살처분만 이루어졌을 뿐 분변 처리를 위한 후속 대책은 매우 미온적이다. 시청 관계자들이 농장 소독약만 지급할 뿐 분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별도로 수립되지 않고 해당 농가에서 알아서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름에 빠진 해당 농가에게 자발적으로 맞겨진 분변 처리는 과연 방역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지, 조사된 농가들의 분변처리 반응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원인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

이번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우연하게도 발생지역이 철새 도래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그 발생 원인이 철새로 지목되는데에 더욱 힘을 받고 있으나, 이는 人災에 대한 책임을 天災로 돌려서 그 누구도 이 사태를 책임있게 이끌고 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

WSPA 아시아와 ACFA의 성명서에서도 보듯이,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공동회의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악화 원인을 축산업의 집약화/공장식축산업, 그와 더불어 국제간 유통 거래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찾고 있다.

집약식 축산업은 좁은 케이지에서 밀집사육을 당하는 조류들에게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에 쉽게 노출되게 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상태에서의 이동 및 거래 과정에서는 매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유통되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가금류들은 케이지에 갇힌 상태에서 그대로 배설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새의 깃털과 배설물들, 심지어는 혈액과 내장의 일부 등이 여기저기에 산재하게 된다.  현 가금류 유통시장에서 이와 같이 여러 종류의 가금류들을 밀집시켜 가두어두는 환경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 형성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그 바이러스가 인간에게까지 전염될 위험도 증가시킨다.-WSPA Asia/ ACFA 성명서 내용중\'

12월 7일 \'철새와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역학관계 정립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연구부장 김재홍박사는, \'AI는 야생조류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금류(사육조류)에서는 큰 문제가 된다. 변이(진화)되는 인플루엔자 때문이다.\'라고 밝힌 것은  집약식/공장식 축산업에서 길러지는 동물들의 약화된 질병 저항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류 인플루엔자나 돼지에게 발생하는 구제역 등은 밀집 사육에서 동반되는 비위생적인 환경 및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공장식 축산업은 동물 운송 및 사료 공급 차량의 빈발한 교류도 질병 확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익산의 최초 발생 양계농장은 최근에 현대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환경이라고 볼수도 없다는 주장이 있으나, 밀집사육 자체에서 오는 문제점과 더불어 하림의 위탁농가라는 점에서 볼때 대기업의 위탁 네트웍 관리 과정에는 문제점이 없을 지, 대기업 위탁농 관리 방식에도 주의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광우병,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현대의 공장식 축산업에서 기인한 여러가지 동물 질병은 심각한 人災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는 축산업 정책의 향방을 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질병 발생 후에 소요되는 농가 보상과 방역 비용, 매장으로 인한 환경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농장동물복지의 정책적인 접근은 결코 과도한 비용 발생으로 볼 수 없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국제수역사무국(OIE),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국제 기구들이 인간의 건강과 동물 질병의 예방 차원에서 농장동물복지가 정책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간 거래에서도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재래시장의 살아있는 동물 전시 및 도살 판매의 불법적인 유통 행위는 문제 없는가?

가깝게는 성남 모란시장을 비롯하여 전국의 재래시장 중 Wet market을 형성한 곳에서는  개, 고양뿐만이 아니라 사육멧돼지, 가금류, 토끼 등  살아있는 동물을 전시, 도살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것은 축산물가공처리법상 위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혀 단속하지 않고 있다. 대개 이러한 시장에서는 동물들은 좁은 케이지에 가두어진 채 바닥에는 오물이 켜켜이 쌓여있고 동물들에게는 더러운 물이 공급되고 있으며 건강하지 못한 동물들도 혼재되어 있어 매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거래된다.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감염시킬 확률보다 지방의 재래시장에 형성된 Wet market에서의 비위생적이며 비환경적인 거래로 인한  위험성도 충분하게 고려해야 한다. H5N1 바이러스가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발생할 당시, 매년 3,800만 마리에 이르는 살아있는 닭들이  Wet market을 통해 유통되고 있었음이 밝혀졌을때 과학자들은 AI의 발생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수 있었다 한다.

농림부 가축방역과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동물보호과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

동물 질병 발생시 방역과 원인 규명 및 대응의 지휘는 농림부 가축방역과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역할이며 이 두 기관의 지시에 의해 대량 살처분이 결정된다 . 그런데 또한 이 두 기관은 각각 동물보호(복지)법을 관장하고 있으며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는 동물보호과가 존재하고 있다.

국제기구들과 국제 연구기관들이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인을 대량 밀집사육방식과 살아있는 동물들의 비인도적인 유통 거래 등에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는 곧 농장동물의 복지와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인데 이에 반해 정작 우리의 정부는 한몸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을 관장하는 가축방역과는 원인 대책에 대한 연구 기관과 국제적 동향에 대한 관심은 찾아볼 수 없이 사후 대책으로써 대량 살처분 생매장의 현실만 묵인하고 있고, 동물보호과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내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문제점 제기 조차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성에 젖은 정책과 사육 방식을 벗어내고 소비자들은 건강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 방식에 의해서 경제성만을 내세우다 더 큰 재앙을 맞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것은 아닌지 전면적인 축산 정책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농림부 가축방역과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동물보호과의 범위를 넘어 정부와 우리 사회, 축산업 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소비자들은 건강 권리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저렴한 축산물을 원할수록 밀집사육에 의한 비위생적이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저항력이 약한 가축들이 공급해주는 고기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생매장과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동물자유연대의 요구
 
1. 정부는 가축 살처분 현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생매장을 즉시 중단시키고 인도적인 살처분을 시행하라!
1.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해 사후 처분의 방식이 아닌,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 농장동물복지 정책 수립에 주력하라!
1. 정부는 재래시장 등의 Wet market 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살아있는 가축들의 도살 판매 행위를 단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