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농림부 AI 방역체계 개선방안 공청회 후기

농장동물

농림부 AI 방역체계 개선방안 공청회 후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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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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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원인에 대한 논란 외 공청회에서 발표된 주요사항입니다. 올 1월 16일 고창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520 농가, 가금류 13,872마리가 살처분 됐습니다. 사상 최대의 살처분 수를 기록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예방을 명목으로 죽인 멀쩡한 닭과 오리도 포함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획일적인 예방적 살처분의 기준과 산 채로 동물을 묻는 비인도적인 살처분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또한, 종교, 환경, 동물단체 등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가축 살처분 방지 및 제도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결성하고, 정부에 근본적인 축산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제 공청회에서 발표된 대책은 아직 확정된 정책사항은 아니며, 계획일 뿐이지만 일부 시민사회 요구가 반영된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회원분들과 먼저 공유하고자 합니다.  

<공청회 주요사항>
- 발생농가 반경 500m 내인, 위험지역까지 예방적 살처분을 하지 않는 것은 국내 축산구조 상 어려울 것이라 함. 그러나 이제는 무차별 3km, 10km 살처분이 아닌, 환경적,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역학적 관련 있는 농장만 살처분 함으로써 이번과 같이 대량 살처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음성 판정 농장은 출하할 수 있도록 해 살처분을 최소화 할 것이라 밝힘.
- 가장 우려하는 살처분 방법에 대한 것은, CPX(가상방역훈련) 강화와 장비 마련으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함.
- 농식품부는 최근 2년간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철새도래지 등 고위험 지역과 AI 중복발생 지역, 가금농가 밀집 지역 등을 AI 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해 특별관리할 방침임.
- AI방역관리지구 내에 있는 농장은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전 하도록 유도. 신규 농장 설립은 허가기준을 강화해 제한하도록 할 예정. 신규 농장 설립을 금지하는 부분은 추후 검토해보겠다 함.
- 계열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발생 시 계열사업자가 시.군의 살처분과 매몰 작업을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 방역실태를 상시로 모니터링해 점검결과에 따라 계열화사업자에게 패널티 또는 인센티브 부여 등 ''계열화사업자 책임관리제도 도입'' 예정.
- 공장식 축산이 확산의 원인은 되지만 발생 원인은 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논의가 이뤄짐. 발생 원인이란 점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이를 얘기하면 농가는 농가의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인식해 반발이 심했음. 그러나 공장식 축산이 가축의 질병저항력을 약화시키고, 확산을 부추긴다는 것에 합의점은 있음.

중국으로부터 철새를 통해 유입됐다고 단정짓는 것은, 타국에서 감염되어 왔느냐, 국내에 와서 감염된 후 돌아다니며 전파시키느냐는 논란이 있으나 무조건 중국에서 온 철새라 단정짓는 점. 그리고 정부가 주장하는 중국에서 감염되어 철새가 날라와서 옮겼다는 과학적.역학적 증거들에 대한 의문과 이의에 명확한 답변이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소모적 논란일 수 있으나,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할 때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축산방식을 얼마나 그대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얼마나 변화시키느냐의 정도를 결정하는 지침이 될 수 있습니다. 철새에 대한 방역에 의미없는 비용과 에너지를 쏟는 것은 아닐지 우려도 됩니다.
공청회 목적과 상관없이, ''조류독감''이란 말은 불안감을 조성해 소비가 위축되니 조류독감 말고 ''AI'' 혹은 ''조류인플루엔자''란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산자 측 주장도 나왔는데요, 명칭 논쟁은 불필요하나 시민들이 AI를 용어의 어려움 혹은 특정 전문분야로만 치부해 관심을 깊이 갖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칭이 무엇이든 간에 시민들이 제대로 알고 있다면, 이익을 대변하는 근거만은 제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시민들의 관심만이 동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또한 방역대책이 동물들의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농장동물 복지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고> 아래는 이번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것은 과학적·역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밝힌 기사에 박종무 수의사가 남긴 반박 댓글을 퍼왔습니다.

''AI의 원인을 철새라고 지목하는 것은 AI의 원인을 철새에게 전가시키려고 하는 시도일 뿐입니다. AI의 원인을 고병원성 H5N8 바이러스로 환원시키면서 방역당국이나 공장식 축산을 옹호하는 이들은 원인체가 철새에 의해서 중국에서 옮겨졌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백번 양보해서 지금 원인이 되는 고병원성 H5N8이 철새에 의해 중국에서 옮겨 왔다면 그 고병원성 H5N8은 중국에서만 생기는 것인가요? 고병원성 H5N8형이 중국의 토종 strain이거나 특허 상품인가요? 고병원성 H5N8이 원래 중국에 있던 strain인가요? 중국에서 발견되었다는 H5N8도 오래전부터 있던 strain은 아닙니다. AI 바이러스 중에 어느 순간 형질이 변형되어 H5N8 strain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형질의 변형은 중국에서만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바이러스의 형질변형에 대하여 방역당국이나 관련 연구자는 형질이 변형된 결과만을 주목합니다. 왜 바이러스가 형질변형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습니다. 그 ‘왜(why)’에 대한 고민은 학자가 고민할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바이러스를 포함하여 모든 생명활동을 하는 생명체들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환경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끝없이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고병원성 H5N8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을 띄는 것은 고병원성을 띌만한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에 고병원성을 띄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이는 어느 특정지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환경이라면 동시다발적으로 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고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 중국에서만 발생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는 고병원성 H5N8이 어느 한 장소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발생한 H5N8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 옮겨 온 것이라면 중국에서는 어디에서 옮겨온 것인가요? 그 근원이 어디죠? 만약 중국에서 처음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면 중국에서만 변이를 일으키고 다른 곳에서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철새는 생명의 역사에서 조류라는 종이 나타난 이후 몇 만 년에 걸쳐서 철마다 지역을 옮기며 날아다닌 동물입니다. 그 철새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이 지나다니는 곳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환경에 적응을 하여 진화하여 오늘에 이른 동물입니다. 그 철새에게 모든 환경은 변화하는 것이지만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환경에 포함된 바이러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를 생명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특별한 존재로 파악을 하는데 바이러스 또한 세균과 마찬가지로 생명이 진화해온 환경의 한 부분입니다. 면역력이 약화된 개체는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죽음을 맞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생물들은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면역력을 유지하며 번성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바이러스는 생명에게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질병의 원인을 바이러스로 환원시켜버립니다.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생명체와 동적평형을 이루고 있던 바이러스가 왜 그 동적평형을 깨뜨리고 고병원성이 되었는가와 또 동적평형을 이루고 있던 가축은 왜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었느냐입니다. 그 원인은 가축과 바이러스의 관계에서 무엇이 변화되었는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철새는 몇 만 년 전부터 날아다니던 환경적 요소입니다. 철새가 변한 것은 없습니다. 단지 변한 것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하여 가축을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사육 환경의 변화 뿐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지 말고 공장식 양계장에 한번 가보세요. 수만 마리의 닭들이 비좁은 닭장에 가득 차 있고, 암모니아 냄새와 닭똥과 닭날개짓에서 일어나는 먼지들, 또 태어나서 햇빛 한번 보지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는 비좁은 닭장, 또 GMO 옥수수를 주성분으로 한 면역 형성에는 도움이 안 되는 사료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닭이 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지요.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지 말고 밀폐된 양계장에 가보시면 양계장에 전염병이 왜 다발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원인을 놔두고 철새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현 공장식 축산으로 이익을 보는 이익단체들이 자신들이 이익을 얻고 있는 현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합니다.''



댓글


이경숙 2014-06-13 12:00 | 삭제

용어조차 끔찍한 '살처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