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반려동물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는 것 또한 ‘동물학대’입니다

정책 · 입법

반려동물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는 것 또한 ‘동물학대’입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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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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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 시민분들의 제보를 받고 방문한 일산의 한 애니멀 호더의 집
“불쌍한 마음에 한 마리, 두 마리 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중성화를 못하면서 어느새 집안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양이로 가득 차 버려서 아이들 배변 치우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한 아이가 범백에 걸리더니 이어 많은 아이들이 별이 되기도 했고요. 아이들 싸우는 소리로 민원이 들어와서 몇몇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유기하기도 했지만 나름 잘 보호하고 있어요. 저는 동물을 학대하는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은 동물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는데도 많은 동물을 수집하듯이 모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게는 동정심에서 시작한 행동이었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돌볼 수 있는 한계를 넘은 수를 감당하다 보면 동물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체 수는 점점 늘어나고 열악한 환경 속에 질병이라도 생기면 삽시간에 퍼지기 마련이지요. 결국 동물이 상해를 입히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애니멀 호딩은 명백한 동물학대에 해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소음과 악취로 인해 주변 이웃들과 심각한 마찰이 생기기도 하죠.

9월 21일 오늘부터 동물학대에 해당하는 애니멀 호딩을 처벌할 수 있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시행됩니다. 동물을 방치하는 것 또한 동물학대임을 법적으로 분명히 명시하고 「동물보호법」 제7조(적정한 사육ㆍ관리)에 따라, 애니멀 호딩에 대한 기준과 처벌 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반려동물 사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육공간, 급이와 급수 제공, 치료 제공 등을 규정하여 애니멀 호딩에 의한 학대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럼,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들여다볼까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요약>

사육공간
 ■  사육공간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없는 곳이어야 하며 바닥은 망 등 동물의 발이 빠질 수 있는 재질로 하지 않을 것
 ■  사육공간의 크기는 동물이 자연스러운 자세로 일어나거나 눕거나 움직이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하는데 지장이 없어야 함.
–       동물의 몸길이의 2.5배 및 2배 이상이어야 함
–       하나의 사육공간에 동물이 2마리 이상일 경우 마리당 해당 기준을 충족해야 함
–       높이는 동물이 뒷발로 일어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는 높이 이상을 제공해야 함
  옥외에서 사육할 경우, 사육공간 내 더위, 추위, 눈, 비 및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쉴 곳을 제공하여야 함
 ■ 목줄을 사용하여 사육할 경우, 목줄의 길이는 다목에 따라 제공되는 동물의 사육공간을 제한하지 않는 길이로 할 것


위생 및 건강관리
  골절 등 상해를 포함하여 동물에게 질병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수의학적 처치를 제공할 것
 ■ 2마리 이상의 동물을 함께 사육하는 경우에는 동물의 사체나 전염병이 발생한 동물은 즉시 다른 동물과 격리할 것
 ■ 목줄을 사용하여 동물을 사육하는 경우 목줄에 결박되거나 목이 조이는 등으로 인해 상해를 입지 않아야 함
 ■ 동물의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사료 등 동물에게 적합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함
 ■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 및 휴식공간은 분변, 오물 등을 제거하여 청결할 것
 ■ 행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털과 발톱을 적절하게 관리할 것

이를 위반 할 시 학대자에게는 「동물보호법」 제46조1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되고 제14조제1항에 따라 피학대 동물은 소유자로부터 격리 및 구조 보호 조치가 가능하게 됩니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은 많은 수의 동물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는 ‘애니멀 호더’에 대한 처벌뿐만 아니라, 한 마리든 두 마리든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도 충족되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어 있는 모든 동물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때리고 죽이는 행위만이 동물학대가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무관심이라는 폭력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에 동물을 방치하는 것 또한 잔인한 동물학대입니다. 이번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으로 애니멀 호딩 등 방치로 인한 학대를 방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