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유리장에 갇힌 재규어는 달리고 싶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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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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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개장당일인 2014년 4월 10일과 6월 17일 2차례에 걸쳐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을 방문했습니다. 현장조사를 근거로 한화 측에 재규어 등 육상 야생동물을 실내유리관 전시와 바다코끼리쇼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7월 30일 현장조사를 다시 실시한 결과 재규어 등 육상 야생동물의 실내전시, 비교육적인 내용의 바다코끼리쇼 등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전면이 유리로 된 실내사육장에서 전시되고 있는 재규어 


 
건물 3층, 전면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는 재규어 전시장입니다. 야생동물에게 필수인 바깥공기와 햇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있으며, 환기는 배기시설과 공기청정기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개장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시장에는 관람객의 시선을 피해 숨을 수 있는 은신처가 없고, 내실로 추정되는 공간은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해 재규어가 관람시간 내내 관람객에게 전면 노출됩니다. 
 
야생 재규어는 주로 습기가 있는 삼림, 습지 등에서 서식하며, 하루 85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영역을 이동합니다. 큰고양잇과 동물 중에는 유일하게 물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해 강에서 헤엄을 치며, 해양생물을 사냥하기도 합니다. 야행성 동물로 단독생활을 하기 때문에 안전함을 느끼기 위해 나무나 바위 등 자연물에 몸을 숨겨 은신하는 습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재규어는 숲 속을 달릴 수도,잠을 자야할 시간에 안정감을 주는 공간에서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1살이 채 되지 않은 아기재규어는 환하게 불이 켜진 전시장 안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곳 조차 없어 동물자유연대가 관찰하는 3시간 동안 대부분을 유리벽을 등진 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관람창을 등진 채 웅크리고 있는 재규어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재규어 전시장 주변에 ‘재규어 사육공간에 관한 안내문’을 설치해 마치 재규어가 적절하게 사육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동물원수족관연합(AZA)의 면적기준은 ‘적정 수치’가 아닌 사육을 위한 ‘최소 수치’이며, 안내문에서 쾌적한 환경을 위해 조성했다고 쓴 내사은신처는 출입이 불가능해 사실상 은신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동물원수족관연합(AZA)를 포함한 해외 동물 사육 기준들은 면적기준 외에도 외부방사장과 은신처 등 해당 종의 생태적 습성에 따라 반드시 설치해야 할 설비와 환경에 대해서도 동시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규어와 같은 육상 야생동물의 경우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대부분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반드시 규모 있는 야외방사장이나 동물이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야외방사장이 딸린 실내에서만 사육하도록 하고 있으며, 은신처나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내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화 측은 재규어 전시장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할 외부방사장이나 은신처 등을 전혀 설치하지 않은채 일부 규정만을 들어 해당 전시장이 재규어 사육에 적절한 시설인 것처럼 거짓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안내문과 재규어가 드나들 수 없도록 굳게 닫힌 내실출입구
 
쇼 거부 등 바다코끼리의 이상행동에도 계속되는 바다코끼리쇼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으로 하루 3회 진행되고 있는 바다코끼리쇼에서는 사육사가 ‘앉기 자세’, ‘윗몸일으키기’, ‘섹시한 인어자세’ 등 야생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위적이고, 의인화된 동작을 지시하고, 복종하도록 합니다. 해당 동물의 습성을 억압하고, 명령에 복종하게 하는 행위는 동물의 복지를 크게 위해하는 것은 물론 장기간 반복될 경우 뇌손상에 의한 이상행동이나 자해 등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바다코끼리쇼를 총 3차례에 걸쳐 관찰한 결과 바다코끼리가 반복적으로 먹이를 구걸하고, 사육사의 지시를 여러 차례 거부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닥을 반복적으로 핥는 등의 이상행동까지 보였습니다.
 
해당 쇼는『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19조의5에서 정하고 있는 [별표 4의2]사육시설 설치기준의 ‘1. 일반사육기준’의 “동물사육시설의 교육프로그램을 각 동물별 특성과 행동에 맞게 자연스럽게 구성하여 관람객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에도 명백히 어긋나는 형태의 프로그램입니다. 


 
여러 차례의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화 측은 동물자유연대의 요구에 공식적인 답변을 미루고 있으며, 오히려 거짓 안내문으로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재규어 사육장의 야외방사장 설치와 바다코끼리쇼 중단 등 개선 요구가 이행될 때까지 지속적인 현장조사와 개선 요구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동시에 환경부에『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19조의5에서 정하고 있는 [별표 4의2]사육시설 설치기준에 따라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재규어, 바다코끼리 등 전시 중인 멸종위기종 동물들에게 규정에 따른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도록 관리, 감독해 줄 것을 요청할 것입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전시환경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요구와 참여가 가장 크고, 직접적인 힘입니다. 사회적 책임은 저버린 채 생명을 이용한 돈벌이에만 급급한 대기업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크게 꾸짖어 주시고, 반생태적 전시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