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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공화국 -백무산-
- 2004.07.06
보신탕공화국
백무산
그런 일은 없었다, 입맛 당기면
언제고 늘어진 자*를 들먹이며 킬킬대며
먹던 그런 전통은 우리에게 없었다
사람 반길 줄 알고 품에 안겨오는 개를
잡아먹는 일이 어디 속 편했을까
미안하고 죄송해서
마을을 멀리하고 당산도 벗어나고
개울가나 뚝 떨어진 빈집이나 다리 밑에
솥단지 걸고 기껏 삼복에나 한두 번
입 닦고 시침떼고 흔적 다 파묻고
어쩌지 못해 먹는다만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쩌나
집에 들고 가 식구들 둘러앉아 먹는 일 없고
먹을 게 쌓여 썩어가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몰려가
물어뜯는 전통은 없었다
블란서에서 별난 년이 별난 소리 한마디 한다고
내처 어깃장 놓기로 작정을 하고
무슨 불온한 사상의 냄새라도 맡았는지
이제 당당히 먹자고 등심 안심 골라 먹자고
사업화도 하자고 낯익은 궐기대회도 준비하고
티브이에서 신문에서 전통이라고 민족음식이라고
저렇게 킬킬대며 아무 때고 남녀가 몰려가
간접 교미를 해가며 물어뜯는 일은 도시
넥타이족들의 식도락이지 전통이 아니다
한강의 그 잘난 기적과
민족중흥의 보신탕주의를 넘어가자는 목소리가
이즈음에 더 큰 줄로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백무산
그런 일은 없었다, 입맛 당기면
언제고 늘어진 자*를 들먹이며 킬킬대며
먹던 그런 전통은 우리에게 없었다
사람 반길 줄 알고 품에 안겨오는 개를
잡아먹는 일이 어디 속 편했을까
미안하고 죄송해서
마을을 멀리하고 당산도 벗어나고
개울가나 뚝 떨어진 빈집이나 다리 밑에
솥단지 걸고 기껏 삼복에나 한두 번
입 닦고 시침떼고 흔적 다 파묻고
어쩌지 못해 먹는다만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쩌나
집에 들고 가 식구들 둘러앉아 먹는 일 없고
먹을 게 쌓여 썩어가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몰려가
물어뜯는 전통은 없었다
블란서에서 별난 년이 별난 소리 한마디 한다고
내처 어깃장 놓기로 작정을 하고
무슨 불온한 사상의 냄새라도 맡았는지
이제 당당히 먹자고 등심 안심 골라 먹자고
사업화도 하자고 낯익은 궐기대회도 준비하고
티브이에서 신문에서 전통이라고 민족음식이라고
저렇게 킬킬대며 아무 때고 남녀가 몰려가
간접 교미를 해가며 물어뜯는 일은 도시
넥타이족들의 식도락이지 전통이 아니다
한강의 그 잘난 기적과
민족중흥의 보신탕주의를 넘어가자는 목소리가
이즈음에 더 큰 줄로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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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련 2005.07.22
분야 : 문화예술인, 시인 생일 : 1954년 백무산에 대해 궁금한 것들 데 뷔 지옥선 (1984년) 출 생 지 경북 영천 관련사항 경력 1992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 노동해방문학 편집위원 수상경력 제1회 이산문학상 1997년 만해문학상 저서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 1996년 인간의 시간 1989 시집-만국의 노동자여
이기순 2004.07.07
어이구~ ^^;;;
박성미 2004.07.07
시인 이야?? 이 분?? 무식이 완존히 탄로났네~~^^;;;
이기순 2004.07.06
역시 백무산 시인이야.. ^^
양미화 2004.07.06
그러게요. 말한번 시원하게 잘 해서 맘에 드네요.
조희경 2004.07.06
입 한번 걸죽한 거 맘에 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