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하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2012년에 지어진 오피스텔 건물 주차장에서 입주민들보다 먼저 자리잡고 산다던 암컷 강아지 한마리가 있습니다.
소문에따르면 오피스텔이 지어지기전 이곳에 있던 가게에서 키우던 강아지였는데 건축이 시작되고 아마 주인이 버리고 간거같다고하더군요, 몇년전 새끼도 낳았지만 이런저런사고로 새끼강아지도 모두 잃었다는 아픈사연이 많은 아이였어요..제가 처음 본것은 2014년 11월인데요, 여우나 너구리를 닮은 뾰족한 코와 귀는 앙증맞게 쫑긋했고, 털갈이할때 털과 새털이 엉키고 엉켜서 헝클어진 사자 같았고, 한쪽 눈이 백내장처럼 탁한게 그 눈은 보이지않는것을 한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코는 까맣고 촉촉해보여 눈이 불편한거빼고는 건강하구나 생각했었어요.
 
다행히 마음씨좋은 사료담당 아주머니와 경비아저씨들. 주차장에 강아지가 사는거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는 
착한 입주민들 덕분에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며 챙겨주어서 유기견인듯 아닌듯 지내는 아이였죠.
긴시간동안 주차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겪어서일까요?  자기가 얹혀사는걸 아는지 늘 주눅 들어보였고, 입주민들에게 미운털이 박힐까바 항상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잘 놀라고 모든 조심하고 눈치를 보며 있는듯 없는듯 
지내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명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사료만 먹는 아이에게 캔과 간식을 사다나르고 눈이나 비가 오면 집과 밥그릇에 피해는 없는지, 폭염이나 한파에는 건강을 살피고, 특히 복날시즌에는 아이의 생사확인을 철저히 했죠. 그렇게 지내다보니 자기를 이뻐하는걸 아는지 제가 걸어서 오피스텔을 나설때는 곧잘 따라다녔습니다. 
항상 주차장에만 있는 아이라 이렇게 나와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거 냄새를 맡고 나무마다 영역표시도하는 본능적인 생활이 없겠구나...생각에 주말마다 같이 동네 여기저기 산책을 했습니다.
꾀죄죄한 모습에 지나는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고 쳐다볼때마다 저는 이름을 더 크게 불러주고, 주인과 산책나온 다른 강아지랑 다름없는 거처럼 명품이에게  쫄지말라고, 언니가 있으니 괜찮다며 든든한 빽이 되어줬습니다.
횡단보도도 같이 건널줄 알고 편의점에 갈때는 제가 계산을 하고 나올때까지 문앞에 앉아 기다려주고. . 그렇게
제 핸드폰엔 어느새 명품이의 사진이 많아지고 저한테 명품이는 특별해졌습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에도 평소처럼 비슷한 시간인 오후 5시쯤 저는 명품이를 줄 삼겹살을 구어 산책하러 나갓습니다.
제가 부르는 소리에 늘 주차장 어디선가 나타나던 명품이가 한참토록 보이질않았습니다.
최근들어 귀가 잘 들리지 않는지 자고 있을때는 코앞까지 가야 인기척을 느끼고 깬적이 많아져 명품이가 자고 
있을만한 곳 구석구석 찾아다녔지만 보이지않아서 걱정이되기 했지만, 전에도 몇번 해떨어지고 깜깜해지고 나서 주차장에서 만날수 있던 적이 있어서 이따 다시 나와야겟다 생각하고 집에 들어왔다가 저녁 8시쯤 식은 삼겹살을 데워 다시 나갔지만 명품이는 여전히 없었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 늦은시간까지 주차장에 없던 적이 없었는데... 
그때부터 저랑 산책하던 길을 다니며 찾기시작했죠, 산책코스중에 시청있는데요.. 
시청 당직실 옆에는 유기견 신고로 구조되어 동물구조협회에 인계되기전  잠시 있는 케이지가 있었습니다. 
명품이랑 지나다니면서  케이지에 유기견이 있는지 없는지 . 있는날은 시청 당직 직원들이 소홀하게 대하진않을까, 물과사료는 챙겨주는지 종종 염탐을 당직실을 지나던 순간 빈 케이지안에 명품이 집에 깔려 있는 것과 똑같은 분홍색 방석이 있는걸 보았습니다. 
뭐 흔한 방석이니까 우연히 똑같은게 있는거겠지?? 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명품이 집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때 방석이 없는걸 보고는 명품이한테 무슨일이 생겼구나, 그 방석이 명품이꺼구나하고 아찔헀습니다. 
재빨리 집에 들어와 동물구조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유기견 공고에 명품이를 마지막으로 본날부터 확인을 했지만 공고에는 명품이가 없어서 시청 당직실을 다시 가려고 나가다 야간에 계시는 경비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오늘 명품이 못보셧냐니까 .. 안그래도 언제 마주치나하고 기다렸다는듯 명품이의 사고소식을 전해주셨어요. 
아저씨도 야간근무라 전해들으셨다면서 주차장에서 사고로 시청에서 구조해갔고, 그 후에 소식은 모르겟다고.. 
그 말에 놀라서 어쩌다 어떻게 사고가났냐고 여쭤보지도 못하고 무작정 시청 당직실로 뛰었습니다. 
당직 직원들에게 명품이의 특징을 말하고 주차장에서 사고로 구조된 강아지가 지금 어디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낮에 근무했던 직원과 동물구조협회, 인계되어있는 동물병원에 확인을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해주었지만 사고로 
들어온 강아지는 없었고. 저한테 구조된 날짜가 정확하게 오늘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보라고 하여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경비아저씨께 사고 당시 계시던 경비아저씨 전화번호를 받아서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주차장에서 차에 치어 피를 많이 흘리고 크게 다쳐서 숨만 붙어 있던 상태로 시청에서 병원으로 데려간다는 얘기를 남기고 구조해갔고 역시나 그 후의 상황은 모르신다는 통화를 끝내고 집에 들어와 울면 불며 동물구조협회담당자분께 명품이 사진과 함께 구조날짜를 다시 확인해달라는 문자를 보냈고, 한참뒤 담당자분께서 이번주 구조 기록을 다 확인을 했지만 그런 강아지는 없었다고. 혹시라도 본인한테 인계요청되기전 강아지가 죽었으면 시청에서 바로 처리 됬을테니 월요일에 다시 시청에 확인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월요일인 오늘 시청에 다시 확인을 한 결과 명품이는 29일 로드킬로 신고가 되어 시청 환경과 미화원분들이 사체를 처리하러 주차장에 오셨다가 아직 숨을 쉬고 있어서 사체처리로 할 수 없어 유기견관련 부서로 연락을 하고 돌아오셨는데 얼마지나지않아서 강아지가 죽었으니 다시 환경과에서 처리해달라는 연락이와서 케이지에 실려 사체를 소각처리하였다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명품이를 처음 다치게한 운전자는 왜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않았을까요?
그리고 입주민이 아니더라도 크지않은 주차장에 구석마다 있는 2개의 강아지집과 밥그릇을 보았을텐데, 
누군가 명품이 방석을 같이 덮어 케이지에 넣었다는건 단순히 떠돌아다니는 유기견이 아니란걸 알았을텐데 
왜 신고를 로드킬로 했을까요? 주차장에서 속도를 냈을리도 없고, 사람이고 차고 무서워서 피하고 보는 명품이를 어쩌다가 치었을까요? 시청 환경과 미화원분들이 강아지가 아직 숨을 쉬고 있어서 다른 부서로 연락 하고 직원들이 올때까지 시간은 계속 지나고 있었을텐데..차라리 미화원분들이  바로 연계된 동물병원으로 데려갈 수는 없었을까요? 
어쩌면 명품이는 충분히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부상이였을지도 모르는데 주차장에서 사는 강아지라고 다들 너무 쉽게 포기한건 아닌지..생명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 시간만 지체하여 죽은건 아닐까요? 
운전자를 찾아낸다고 해서 주인이 아닌 저는 법적으로 처벌할 수 도 없겠지만.. 사고 장면을 볼 용기는 없었지만..그래도 주차장 cctv 로 명품이의 마지막을 꼭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명품이는 차사고가 아니였습니다.
29일 낮 12시 15분경 입주민 한명이 명품이보다 두배는 큰 반려견을 데리고 주차장에 나타나더니 주인이 잠시 
리드줄은 놓고 한눈판 사이에 반려견이 순식간에 구석에 앉아 평소와 다름 없이 쉬고 있는 명품이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습니다. 
명품이는 저항도 못한채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물어뜯기고.. 입주민이 반려견을 간신히 떼어냅니다.
고의성이 없는 분명 사고이고. 그 반려견을 놓친 주인이 원망스럽지만 동물들끼리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입주민은 반려견을 데리고 그대로 가버립니다. 
명품이는 피를 흘리며 움직이질 못하는데..신고를 하거나 경비아저씨를 찾는 행동 없이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한참 지난후 다른 입주민 남자가 나타나 피흘리고있는 명품이를 분리수거로 정리되어있는 박스로 덮더군요.
죽은줄알고 그랬을까요? 보기에 징그러워서 그랬을까요? 
그렇게 멈춘 화면처럼 명품이는 그자리에 계속 있고 2시가 넘어 입주민 여자분이 발견하고 최초로 시청에 신고를 하게 된겁니다.
주차장이니까 당연히 차에 치었는줄 알았을꺼라 생각되어 신고를 하고 주인이 없으니 로드킬로 신고가 되었나 봅니다..명품이가 다른 개에게 물려 다 죽어가는거라고는 생각 못했을꺼에요..  
명품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 저는 이대로 명품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자신의 개가 다른 개를 물어뜯어 다친걸 보고도 그냥 가버릴 수 가 있을까요?
명품이는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차가운 주차장 바닥에 쓰러져 피 흘리며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지 ..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최선을 다해주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무도 화가 납니다.
 
동물농장 프로그램에서 분노하는 사건을 많이 보면서 동물자유연대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이 저한테 생길줄 몰랐습니다. 진작에 명품이에게 주인이 되어줄걸.. 주차장에서 지내는 강아지지만 무슨일이 생기면 연락 올 수 있게 해둘걸.. 명품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뺑소니로 경찰서에 신고할 수 도 없고...어떻게든.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해서 여기에 글을 남겼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좀 알려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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