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형 산불로 인해 전국 각지에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산불 피해 구호 활동 중 제보를 받고 찾아간 현장에는 심각한 화상을 입은 자매견, 귀동이와 월동이가 있었습니다.
주변은 불에 탄 그을음만이 남아있었고, 그 사이 작은 개집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곳에서 귀동이와 월동이는 1미터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짧은 줄에 단단히 묶여있었습니다. 그마저도 발에 걸려 움직임이 불편해 보였고, 등에는 큰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인기척을 느끼자 꼬리를 흔들었고, 줄을 팽팽이 당기며 다가왔습니다.
이 생명들은 산불로 인해 그 작은 보금자리조차 잃은 뒤에야 목에 단단히 묶여있던 노끈을 풀 수 있었습니다. 피부가 벗겨지는 뜨거운 고통을 겪고서야 반경 몇 미터가 아닌 자유로운 걸음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귀동이와 월동이는 긴 화상 치료 과정을 견뎌냈습니다.
여전히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귀동이와 월동이는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난감을 처음 보는 건지,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치던 월동이는 이제 장난감을 신나게 가지고 놉니다! 장난감을 쫓아 이리저리 뛰고, 입에 물고는 엎드려 삑삑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러면 귀동이는 신기한 듯 월동이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지켜봅니다.
귀동이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겁을 먹고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재난 속, 짧은 줄에 묶여 무력하게 고통을 견뎌내야 했던 지난 기억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당연한 감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온센터 입소 이후 귀동이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동이와 나란히 견사 앞에 앉아 활동가를 빤히 쳐다보고 또 기다립니다.
활동가가 멀리서 부르니 힘차게 달려옵니다. 안아달라고, 예뻐해달라고 온몸을 기대며 품으로 파고들어 옵니다.
이제 귀동이는 낯선 사람에게도 겁먹지 않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천천히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귀동이입니다.
뜨겁고 또 추운, 아픈 삶을 살아왔을 귀동이와 월동이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주세요.
정말 다정하고 착한 아이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안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족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