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제사별곡...........
- 2004.10.23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해서
퍼왔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제사는 마음을 다한
그야말로 정성으로 모셔야 하거늘
이리 고통스런 중노동이 되면
참을라캐도 욕나오지 욕나와...........
조상님들껜 송구스럽지만..............
이 땅의 남자들이
담번 제사땐
팔 동동 걷고
이라믄 참 좋겄습니다...
\"여보야~~~ 내 할 거 머있노? 말만 해라~
다 해 주꾸마~~ 난중에 설거지도 내가 다 해 주께~\"
제사별곡
저번 제사 지나갔네 두 달 만에 또 제사네
내 눈구멍 찔렀다네 어디 가서 말 못하네
할 수 없이 그냥하네 쉬바쉬바 욕 나오네
지갑 열어 돈 냈다네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 먼저 두부 굽네 이것쯤은 가벼얍네
이번에는 나물 볶네 네 가지나 볶았다네
냄비 꺼내 탕 끓이네 친정 엄마 생각나네
엄마 탕국 맛있었네 이 탕국은 맛없다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 시간 전 부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돼지고기 두 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 새끼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
허리 한 번 펴고싶네 한 시간만 눕고 싶네
그래봤자 얄짤없네 입다물고 찌짐 굽네
남자들은 티비보네 뒤퉁수를 째려봤네
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랄떠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 앉아 놀고 싶네
쓰리고에 피바가지 정신차려 제사라네
다시 한 번 가부좌네 음식할 게 태산이네
꼬치꿰다 손 찔렀네 대일밴드 꼴랑이네
내색않고 음식하네 말했다간 구박이네
꼬치굽고 조기 굽네 이게 제일 비싸다네
맛대가리 하나 없네 씰 데 없이 비싸다네
남은 것은 장난이네 후다다닥 해치우네
제사상이 펼쳐지네 상다리가 부러지네
밥 떠주고 한숨쉬네 폼빨 역시 안난다네
음식장만 내가 했네 지네들은 놀았다네
절 하는건 지들이네 이내 몸은 부엌있네
제사 종료 식사하네 다시 한 번 바쁘다네
이내 손은 두 개라네 지들 손은 졸라 많네
그래봤자 내가 하네 지들끼리 밥 처먹네
부침개를 썰어놓네 과일까지 깎아놓네
이제야 동서오네 낯짝보니 치고 싶네
윗사람이 참는다네 안 참으면 어쩔거네
손님들이 일어나네 이제야 간다하네
바리바리 싸준다네 내가 한 거 다준다네
아까워도 줘야하네 그래야만 착하다네
남자들도 일한다네 병풍 걷고 상 접었네
무지막지 힘들겠네 에라 나쁜 놈들이네
손님 가고 방 닦았네 기름 천지 안 닦이네
시계 보니 열두시네 내일 아침 출근이네
피곤해서 누웠다네 허리 아파 잠 안오네
뒤척이다 일어났네 욕 할라고 일어났네
컴텨 켜고 글 쓴다네 그래봤자 변함없네
다음 제사 또 온다네 그때 역시 똑 같다네
짐 싸갖고 도망가네 어딜 가도 살 수 있네
애새끼가 엄마 찾네 그거 보니 못가겠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조상들이 욕하겠네
그렇지만 힘들다네 이거 정말 하기 싫네
명절 되면 죽고 싶네 일주일만 죽고 싶네
십년 동안 이 짓했네 사십년은 더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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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 2004.10.24
저도 어릴때 딸이라는 이름으로 엄니 거들어주던거 생각나요,으....지져도 지져도 끝이없던 동그랑땡.....
김효정 2004.10.23
저도 전에 이거 어디서 봤어요. 시간만 있으면 좀 길게 침 튀기면서 얘기하고 싶지만... 하여간, 제사... 죽으면 썪을 몸 쓰는거야 안 아깝지만... 참으로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습죠... 명절, 이거 없어져야...